[친절한 뉴스K] 하청임금, 원청의 1/3 수준…청년실업으로 이어져

입력 2023.02.13 (12:36) 수정 2023.02.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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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업체간 높은 임금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청년 노동자들이 일자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등지고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들이죠.

실제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 심각합니다.

OECD 31개국 중에 7번째로 소득 불평등 수준이 높은데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간의 임금 격차가 꼽힙니다.

승용차 부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완성차 업체로부터 도급을 받은 하청업체로부터 재하청을 받아 납품하는 곳입니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4년 차 직원의 월급 명세서입니다.

만근한 달 기본급으로 162만 원가량 받았는데요.

시급으로 따지면 9,250원,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연장근로 수당 등 각종 수당을 합치면 형편이 좀 나아진다는데요.

원청업체의 발주 물량에 따라 근무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입이 들쭉날쭉합니다.

[김윤섭/자동차 부품사 하청노동자 : "굉장히 많은 휴업이 있었고, 그때 당시에 제가 받았던 임금이 최소가 한 30만 원에서 40만 원. 집 보증금을 일부 떼서 (생활비로) 사용을 하고..."]

다른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13년차 직원의 급여도 살펴봤습니다.

각종 상여와 수당을 포함해도 260만 원 정도인데요.

입사 초기와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대기업 완성차업체의 임금은 한달 평균 약 604만 원인데 비해, 1차 하청업체는 약 390만 원으로 격차가 큽니다.

그런데 2차로 내려가면 240만 원, 3차 이상은 220만 원으로,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 도급 구조의 최하단 업체는 완성차 임금의 36%에 불과합니다.

고용 불안도 큽니다.

물량이 급격히 줄거나 생산품이 단종되면 전환 배치되는 원청 노동자들과 달리, 하청 노동자들은 해고되는 일이 빈번합니다.

낮은 수준의 임금에다 개선되지 않는 처우는 청년 노동자들이 중소기업을 등지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합니다.

특성화고 출신으로 중소 부품업체에 입사한 이 20대 청년은 첫달 월급으로 160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경력이 쌓이면 월급이 오르겠지 기대했지만 입사 1년 만에 결국 퇴사하고 말았습니다.

[최OO/20대 : "(사장님이) '너는 아마 한 3년 정도는 연봉이 오르지 않을 거라고 봐야 할 거다' 그러면 내년에 야근수당이나 연장수당은 받을 수 있나요, 했더니 '그것도 아마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편할 거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해 직원 300명 이상 기업의 월 평균 임금은 580여만 원, 300명 미만 기업보다 2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임금 인상률도 대기업이 3%p 더 높았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임금 격차가 더 도드라집니다.

직원 4명 이하 기업에 비해 대기업 임금이 얼마나 더 많은지 분석해보니, 미국은 1.2배, 일본은 1.5배, 프랑스 1.6배인데 반해 한국은 3배 차이가 났습니다.

[전병유/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조직의 어떤 능력에 따라서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거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구직난을 겪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은 기피하는 현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임금과 처우 수준이 개선돼야 청년 실업 문제의 해법이 마련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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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2-13 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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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업체간 높은 임금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청년 노동자들이 일자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등지고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들이죠.

실제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 심각합니다.

OECD 31개국 중에 7번째로 소득 불평등 수준이 높은데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간의 임금 격차가 꼽힙니다.

승용차 부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완성차 업체로부터 도급을 받은 하청업체로부터 재하청을 받아 납품하는 곳입니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4년 차 직원의 월급 명세서입니다.

만근한 달 기본급으로 162만 원가량 받았는데요.

시급으로 따지면 9,250원,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연장근로 수당 등 각종 수당을 합치면 형편이 좀 나아진다는데요.

원청업체의 발주 물량에 따라 근무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입이 들쭉날쭉합니다.

[김윤섭/자동차 부품사 하청노동자 : "굉장히 많은 휴업이 있었고, 그때 당시에 제가 받았던 임금이 최소가 한 30만 원에서 40만 원. 집 보증금을 일부 떼서 (생활비로) 사용을 하고..."]

다른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13년차 직원의 급여도 살펴봤습니다.

각종 상여와 수당을 포함해도 260만 원 정도인데요.

입사 초기와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대기업 완성차업체의 임금은 한달 평균 약 604만 원인데 비해, 1차 하청업체는 약 390만 원으로 격차가 큽니다.

그런데 2차로 내려가면 240만 원, 3차 이상은 220만 원으로,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 도급 구조의 최하단 업체는 완성차 임금의 36%에 불과합니다.

고용 불안도 큽니다.

물량이 급격히 줄거나 생산품이 단종되면 전환 배치되는 원청 노동자들과 달리, 하청 노동자들은 해고되는 일이 빈번합니다.

낮은 수준의 임금에다 개선되지 않는 처우는 청년 노동자들이 중소기업을 등지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합니다.

특성화고 출신으로 중소 부품업체에 입사한 이 20대 청년은 첫달 월급으로 160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경력이 쌓이면 월급이 오르겠지 기대했지만 입사 1년 만에 결국 퇴사하고 말았습니다.

[최OO/20대 : "(사장님이) '너는 아마 한 3년 정도는 연봉이 오르지 않을 거라고 봐야 할 거다' 그러면 내년에 야근수당이나 연장수당은 받을 수 있나요, 했더니 '그것도 아마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편할 거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해 직원 300명 이상 기업의 월 평균 임금은 580여만 원, 300명 미만 기업보다 2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임금 인상률도 대기업이 3%p 더 높았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임금 격차가 더 도드라집니다.

직원 4명 이하 기업에 비해 대기업 임금이 얼마나 더 많은지 분석해보니, 미국은 1.2배, 일본은 1.5배, 프랑스 1.6배인데 반해 한국은 3배 차이가 났습니다.

[전병유/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조직의 어떤 능력에 따라서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거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구직난을 겪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은 기피하는 현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임금과 처우 수준이 개선돼야 청년 실업 문제의 해법이 마련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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