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챗 GPT’ 어쩌나?…“부정 우려”·“새 교수법 필요”

입력 2023.02.13 (19: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3일 교육부에서 진행된  ‘챗 GPT(지피티) 관련 공개 포럼’13일 교육부에서 진행된 ‘챗 GPT(지피티) 관련 공개 포럼’

"(지난해) 8월에 인공지능 윤리 원칙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나름대로 선도적인 시도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그 당시 8월에 저희가 생각했던 인공지능과 지금 보고 있는 인공지능이 너무 달라져서, 교육 현장에서 적용되기 위한 어떤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거('챗 GPT')를 쓴 지 20일쯤 돼 가잖아요? 약간 신기함이 점점 떨어지고 결함들이 조금 보이기 시작하는데…어떤 출처도 명시돼 있지 않고 정확도도 자기 스스로 100%가 아니라고 하기 때문에…"

■ 교육부에서 열린 '챗 GPT 포럼'...교육계 어떤 영향?

13일 교육부가 진행한 '챗 GPT(지피티) 관련 공개 포럼'에서 나온 교육부 관계자들의 발언입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챗 GPT'가 시연됐고, 그 뒤 교육부 관계자들 간 토론이 이어졌는데, 신기술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대화들이 오갔습니다.


챗 GPT 사용 모습챗 GPT 사용 모습

챗 GPT란 지난해 12월에 공개된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기존의 검색 엔진은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서 넓은 범위의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따라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는 구체적으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반면 챗 GPT는 정확성 문제는 잠시 미뤄두더라도,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해줍니다. 또 사용자가 질문을 이어가면서 점점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답변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가입자가 1억 명을 넘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 때문에 교육계에선 대필, 표절 등에 악용되는 거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별표 9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별표 9

■ 초·중·고교 "일단 안심"…국제학교는 사각지대

일단 초·중·고등학교의 경우는 챗 GPT가 대필 등에 악용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악용될 기회가 없을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는 점수를 부여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를 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이러한 수행평가를 해야 한다면 지도 교사의 관리·감독하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챗 GPT로 인한 부정행위는 어려울 것이란 겁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국·공립학교의 경우 과제형 수행평가 자체가 금지돼 있어서 (챗 GPT) 활용이 어렵다"면서 "이제 관련 내용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고, (챗 GPT 부정 사용) 사례가 들어오는 거 보고 검토하겠지만 당장은 이렇다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수업 자율권이 학교에 맡겨진 국제학교나 외국교육기관 등은 예외입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해당 학교들에 대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사실상' 없어 과제형 수행평가도 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겨도 교육 당국이 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학교들은 자체적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국제학교는 "외국에서 이미 지난해에 이슈화됐던 일이라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에세이 형태의 과제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 등을 생각해보고 있다" 면서도 아직 결정된 내용은 따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서울의 국제학교 역시 "챗 GPT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생긴 문제"라면서 "(챗 GPT를 사용했는지) 검사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의 화공유체역학 강의계획서 일부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의 화공유체역학 강의계획서 일부

■ 대학가 "악용 우려" vs "새로운 교수법 필요"

반면, 소논문 등 에세이 과제가 많은 대학에서는 우려의 시선과 함께 무작정 신기술 활용을 막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수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학생이 챗 GPT를 활용해 과제를 하는 것이 부정행위냐란 논란이 대학가에 일자,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올해 1학기 화공유체역학 강의계획서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정에서 챗 GPT 등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복사해 과제 등에 붙여넣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란 문장을 넣었습니다.

권석준 교수는 "챗 GPT에 참고문헌이 표시돼 있다면 인용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 버전의 챗 GPT는 참고문헌이 표시 안 된 경우가 대다수라 표절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많은 경우 챗 GPT의 답변이 오답이나 오류가 포함됐다"면서 "이를 학생들이 그대로 활용할 경우 학습에까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챗 GPT를 활용하는 학생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근본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표절 검사를 강화하고, 학생들의 답안 중 유사한 것들을 솎아내는 방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아예 올해부터 '오픈 챗GPT 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경전 교수는 "쳇 GPT를 써도 (챗 GPT가 내놓는 대답이) 많이 틀린다, 그러기 때문에 오히려 (챗 GPT가 준 대답이) 틀린 지 아닌지 봐야 하기 때문에 쓰는 게 맞다" 면서 "새 학기 중간고사 문제를 낼 때 챗 GPT로 먼저 확인해보고 챗 GPT가 풀 수 없는 문제만 낼 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기술이 나왔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제작: 김서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뜨거운 ‘챗 GPT’ 어쩌나?…“부정 우려”·“새 교수법 필요”
    • 입력 2023-02-13 19:23:56
    취재K
13일 교육부에서 진행된  ‘챗 GPT(지피티) 관련 공개 포럼’
"(지난해) 8월에 인공지능 윤리 원칙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나름대로 선도적인 시도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그 당시 8월에 저희가 생각했던 인공지능과 지금 보고 있는 인공지능이 너무 달라져서, 교육 현장에서 적용되기 위한 어떤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거('챗 GPT')를 쓴 지 20일쯤 돼 가잖아요? 약간 신기함이 점점 떨어지고 결함들이 조금 보이기 시작하는데…어떤 출처도 명시돼 있지 않고 정확도도 자기 스스로 100%가 아니라고 하기 때문에…"

■ 교육부에서 열린 '챗 GPT 포럼'...교육계 어떤 영향?

13일 교육부가 진행한 '챗 GPT(지피티) 관련 공개 포럼'에서 나온 교육부 관계자들의 발언입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챗 GPT'가 시연됐고, 그 뒤 교육부 관계자들 간 토론이 이어졌는데, 신기술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대화들이 오갔습니다.


챗 GPT 사용 모습
챗 GPT란 지난해 12월에 공개된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기존의 검색 엔진은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서 넓은 범위의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따라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는 구체적으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반면 챗 GPT는 정확성 문제는 잠시 미뤄두더라도,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해줍니다. 또 사용자가 질문을 이어가면서 점점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답변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가입자가 1억 명을 넘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 때문에 교육계에선 대필, 표절 등에 악용되는 거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별표 9
■ 초·중·고교 "일단 안심"…국제학교는 사각지대

일단 초·중·고등학교의 경우는 챗 GPT가 대필 등에 악용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악용될 기회가 없을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는 점수를 부여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를 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이러한 수행평가를 해야 한다면 지도 교사의 관리·감독하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챗 GPT로 인한 부정행위는 어려울 것이란 겁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국·공립학교의 경우 과제형 수행평가 자체가 금지돼 있어서 (챗 GPT) 활용이 어렵다"면서 "이제 관련 내용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고, (챗 GPT 부정 사용) 사례가 들어오는 거 보고 검토하겠지만 당장은 이렇다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수업 자율권이 학교에 맡겨진 국제학교나 외국교육기관 등은 예외입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해당 학교들에 대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사실상' 없어 과제형 수행평가도 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겨도 교육 당국이 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학교들은 자체적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국제학교는 "외국에서 이미 지난해에 이슈화됐던 일이라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에세이 형태의 과제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 등을 생각해보고 있다" 면서도 아직 결정된 내용은 따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서울의 국제학교 역시 "챗 GPT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생긴 문제"라면서 "(챗 GPT를 사용했는지) 검사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의 화공유체역학 강의계획서 일부
■ 대학가 "악용 우려" vs "새로운 교수법 필요"

반면, 소논문 등 에세이 과제가 많은 대학에서는 우려의 시선과 함께 무작정 신기술 활용을 막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수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학생이 챗 GPT를 활용해 과제를 하는 것이 부정행위냐란 논란이 대학가에 일자,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올해 1학기 화공유체역학 강의계획서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정에서 챗 GPT 등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복사해 과제 등에 붙여넣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란 문장을 넣었습니다.

권석준 교수는 "챗 GPT에 참고문헌이 표시돼 있다면 인용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 버전의 챗 GPT는 참고문헌이 표시 안 된 경우가 대다수라 표절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많은 경우 챗 GPT의 답변이 오답이나 오류가 포함됐다"면서 "이를 학생들이 그대로 활용할 경우 학습에까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챗 GPT를 활용하는 학생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근본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표절 검사를 강화하고, 학생들의 답안 중 유사한 것들을 솎아내는 방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아예 올해부터 '오픈 챗GPT 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경전 교수는 "쳇 GPT를 써도 (챗 GPT가 내놓는 대답이) 많이 틀린다, 그러기 때문에 오히려 (챗 GPT가 준 대답이) 틀린 지 아닌지 봐야 하기 때문에 쓰는 게 맞다" 면서 "새 학기 중간고사 문제를 낼 때 챗 GPT로 먼저 확인해보고 챗 GPT가 풀 수 없는 문제만 낼 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기술이 나왔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 제작: 김서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