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습격]⑤ 일론 머스크는 왜 챗GPT를 떠났을까?

입력 2023.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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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챗GPT 광풍 속에 인공지능 업계의 시선을 잡은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테슬라의 전 인공지능(AI) 부문 책임자인 '안드레이 카파시'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합류했다는 내용입니다.

카파시는 업계 대표적인 AI 전문가로 2017년 테슬라 입사 후 자율주행시스템(FSD)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테슬라는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수집한 외부 환경에 인공지능 분석을 더해 자율주행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카파시안드레이 카파시

테슬라 FSD를 위해서는 '오토파일럿'이란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를 설계한 프로그래머가 카파시입니다. 그만큼 테슬라의 핵심 AI 인재였습니다.

카파시는 지난해 7월 갑작스레 테슬라를 그만뒀는데, 7개월 만에 오픈AI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이번 소식을 놓고 다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오픈AI의 관계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설립자 겸 CEO이지만,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챗GPT의 시작이 머스크인 셈입니다.

■ 2015년 공동 설립 후 3년 만에 사임

오픈AI는 2015년 머스크와 샘 알트만 오픈AI 현 CEO 등이 공동 설립했습니다. 당시 이들은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며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만들었습니다.

이듬해인 2016년 머스크는 뇌공학 업체 '뉴럴링크'를 별도로 설립하는데 역시 인공지능과 연관돼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 정도가 될테니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간을 '초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머스크의 생각입니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 지능을 향상시키는 걸 목표로 합니다.

머스크는 꾸준히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설파하는 한편, 관련 연구를 폭넓게 진행했습니다. 오픈AI에서는 인공지능 자체를 연구했고, 뉴럴링크에서는 인공지능에 맞서는 방법을 연구했고, 테슬라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폭넓은 행보가 되레 머스크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오픈AI와 테슬라에서 비슷하게 인공지능을 연구하다보니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진 겁니다. 특히 인공지능 전문가의 숫자가 많지 않다보니 인재영입에서도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일례로 2017년 오픈AI의 핵심 인재 한 명이 테슬라로 이직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 인재가 바로 서두에 언급된 카파시입니다. 카파시는 오픈AI 초기 연구원 7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결국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 이사회에서 전격 사임했습니다. 이 때 보유하고 있던 지분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오픈AI 측은 "테슬라가 인공지능 사업에 계속 집중하는 만큼, 머스크의 미래 잠재적인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크가 사임한 후 오픈AI는 2019년 MS에게서 10억 달러 투자를 받았고, 같은 해 대화형 인공지능 'GPT-2'를 출시했습니다. 이어 2020년 'GPT-3'에 이어 지난해 12월 챗GPT를 출시하게 됩니다.

“챗GPT는 무섭도록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한 일론 머스크“챗GPT는 무섭도록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한 일론 머스크

오픈AI를 떠났지만 머스크는 GPT 시리즈에 많은 관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챗GPT 출시직후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챗GPT는 무섭도록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오픈AI는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늘어나자 오픈AI는 지난 10일 월 20달러 이용료를 받은 유료 서비스 '챗GPT PLUS'를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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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습격]① 두 달 만에 전 세계가 놀랐다…챗GPT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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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습격]② 10년 만에 인간과 나란히 선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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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습격]③ “챗GPT 잡아라”…불붙은 빅테크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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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습격]④ 구글 ‘바드’ 엉터리 답변에 망신…인공지능도 한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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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의 습격]⑤ 일론 머스크는 왜 챗GPT를 떠났을까?
    • 입력 2023-02-14 07:00:06
    취재K

지난주 챗GPT 광풍 속에 인공지능 업계의 시선을 잡은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테슬라의 전 인공지능(AI) 부문 책임자인 '안드레이 카파시'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합류했다는 내용입니다.

카파시는 업계 대표적인 AI 전문가로 2017년 테슬라 입사 후 자율주행시스템(FSD)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테슬라는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수집한 외부 환경에 인공지능 분석을 더해 자율주행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카파시
테슬라 FSD를 위해서는 '오토파일럿'이란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를 설계한 프로그래머가 카파시입니다. 그만큼 테슬라의 핵심 AI 인재였습니다.

카파시는 지난해 7월 갑작스레 테슬라를 그만뒀는데, 7개월 만에 오픈AI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이번 소식을 놓고 다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오픈AI의 관계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설립자 겸 CEO이지만,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챗GPT의 시작이 머스크인 셈입니다.

■ 2015년 공동 설립 후 3년 만에 사임

오픈AI는 2015년 머스크와 샘 알트만 오픈AI 현 CEO 등이 공동 설립했습니다. 당시 이들은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며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만들었습니다.

이듬해인 2016년 머스크는 뇌공학 업체 '뉴럴링크'를 별도로 설립하는데 역시 인공지능과 연관돼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 정도가 될테니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간을 '초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머스크의 생각입니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 지능을 향상시키는 걸 목표로 합니다.

머스크는 꾸준히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설파하는 한편, 관련 연구를 폭넓게 진행했습니다. 오픈AI에서는 인공지능 자체를 연구했고, 뉴럴링크에서는 인공지능에 맞서는 방법을 연구했고, 테슬라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폭넓은 행보가 되레 머스크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오픈AI와 테슬라에서 비슷하게 인공지능을 연구하다보니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진 겁니다. 특히 인공지능 전문가의 숫자가 많지 않다보니 인재영입에서도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일례로 2017년 오픈AI의 핵심 인재 한 명이 테슬라로 이직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 인재가 바로 서두에 언급된 카파시입니다. 카파시는 오픈AI 초기 연구원 7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결국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 이사회에서 전격 사임했습니다. 이 때 보유하고 있던 지분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오픈AI 측은 "테슬라가 인공지능 사업에 계속 집중하는 만큼, 머스크의 미래 잠재적인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크가 사임한 후 오픈AI는 2019년 MS에게서 10억 달러 투자를 받았고, 같은 해 대화형 인공지능 'GPT-2'를 출시했습니다. 이어 2020년 'GPT-3'에 이어 지난해 12월 챗GPT를 출시하게 됩니다.

“챗GPT는 무섭도록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한 일론 머스크
오픈AI를 떠났지만 머스크는 GPT 시리즈에 많은 관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챗GPT 출시직후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챗GPT는 무섭도록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오픈AI는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늘어나자 오픈AI는 지난 10일 월 20달러 이용료를 받은 유료 서비스 '챗GPT PLUS'를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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