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까지 나온 ‘김주애’…꼭꼭 숨겨둔 ‘아들’

입력 2023.02.14 (17:41) 수정 2023.02.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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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우표사는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의 시험발사성공’ 기념우표를 17일 발행한다고 밝히며, 우표도안을 오늘(14일) 공개했다. 우표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겼다.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처)북한 조선우표사는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의 시험발사성공’ 기념우표를 17일 발행한다고 밝히며, 우표도안을 오늘(14일) 공개했다. 우표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겼다.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처)

■우표에 등장한 '김주애'

북한 우표 발행기관인 조선우표사가 오늘(14일) 새 우표 도안 8종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1월18일 북한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 발사를 기념하는 우표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시찰 사진으로 제작했습니다. 8종 가운데 5종에 김 위원장의 딸이 등장합니다. 부녀는 팔짱을 끼거나 손잡고 나란히 걷는 모습으로, 사이좋은 부녀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화성 17형은 이번 우표의 '주제'인데, 다정한 부녀 모습에 가려 단순한 '배경'처럼 존재감이 약해 보일 정도입니다.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열병식 화면 캡처. 방송은 당시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열병식 화면 캡처. 방송은 당시

■'우상화' 작업 시작?

'우상화' 작업이 시작됐다는 평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9일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한 열병식 행사에서 김주애가 타는 말로 추정되는 백마가 등장했다는 얘기도 뒤늦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북한 전문 매체는 북한 당국이 '김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북한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했습니다. 우표와 백마, 이름까지, 김주애 우상화의 증거란 겁니다.

조선중앙TV는 8일 밤 열린 인민군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9일 녹화중계했다. 열병식 본행사에서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만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조선중앙TV는 8일 밤 열린 인민군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9일 녹화중계했다. 열병식 본행사에서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만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후계자' 단정 아직은 일러

김주애는 지금까지 모두 다섯차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군과 관련된 자리였습니다. 엄마 리설주 여사의 자리를 대신 꿰차며 김정은 위원장 옆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모습도 여러 차례 포착됐습니다. 그럼에도,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만큼 후계 구도를 논할 시기가 아니고, 열살 남짓인 '김주애'가 후계자 자질을 갖췄다고 검증될 기회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후계자가 공식화 되는 순간 북한의 권력층이 후계자 쪽에 줄을 서며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우표에 등장한 것은, '북한은 우표 남발국'이어서 큰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열병식에 등장한 백마도 주애의 말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자제분'에 해당하는 김 위원장의 자녀는 주애를 포함해 3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김주애의 진짜 이름이 '김주애'인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자제분'이라고만 했지, 한 번도 이름을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2013년 방북했던 미국의 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처음 언급하면서 알려진 이름일 뿐입니다.

■김주애 '띄우기' 이유는?

북한은 왜 계속 김주애 '띄우기'를 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주애가 등장하면서, 무기의 위험성은 다 묻혀 버렸다"고 지적합니다. 전략 무기를 공개하면서도 '적의'를 부각하지 않는 효과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린 김주애가 국가 최고 기밀시설인 미사일 발사 기지에 드나들고, 군 통수권자가 서는 자리에 설 수 있는 건 모두 김정은의 절대 권력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김정은의 절대권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입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김주애를 '화동'에 비유했습니다. 북한의 '이미지 세탁'을 위한 연출에서 큰 주목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미국과 계속 강대강 대결을 벌일 수 없는 환경에서 국면 전환이 필요했고, 김주애를 내세워 '평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발신했다고 보는 겁니다. 김주애가 군 관련 행사에만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습니다. 무기 개발을 하며 전쟁 대비를 하지만, 북한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는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려는 목적일 수 있습니다. 전 교수는 북한이 동시에 대내 메시지도 발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주애를 통해 "미래 세대를 안전하게 지켜줄 무기가 필요하다, 그러니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좀 참아달라"며 불만을 달래려 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대북소식통은 색다른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인민통치'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 북한 내부에서 '가정에 소홀해 다양한 문제와 범죄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모든 간부들은 근로시간 외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자녀교양과 가정혁명화에 노력하라는 방침이 정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주애가 등판한 것은 김 위원장이 그 모범행위를 주민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었고, 현재 북한 내부에선 주민들 사이에 김 위원장 따라배우기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꼭꼭' 숨겨둔 아들

김주애가 부각될수록, 김정은의 아들에게 관심이 더 쏠립니다. 김정은은 김주애를 포함해 자녀가 3명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는 2010년생이고 아들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주애는 둘째이고, 셋째는 성별을 포함해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가부장적 사회인 북한에서 후계자가 논의된다면, 가장 먼저 후보에 오를 존재는 '첫째 아들'입니다. 하지만 이 아들은 이름도 나이도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김주애에 몰려 있는 사이, 누군가는 뒤에서 조용히 진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을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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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표까지 나온 ‘김주애’…꼭꼭 숨겨둔 ‘아들’
    • 입력 2023-02-14 17:41:31
    • 수정2023-02-14 20:12:16
    취재K
북한 조선우표사는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의 시험발사성공’ 기념우표를 17일 발행한다고 밝히며, 우표도안을 오늘(14일) 공개했다. 우표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겼다.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처)
■우표에 등장한 '김주애'

북한 우표 발행기관인 조선우표사가 오늘(14일) 새 우표 도안 8종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1월18일 북한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 발사를 기념하는 우표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시찰 사진으로 제작했습니다. 8종 가운데 5종에 김 위원장의 딸이 등장합니다. 부녀는 팔짱을 끼거나 손잡고 나란히 걷는 모습으로, 사이좋은 부녀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화성 17형은 이번 우표의 '주제'인데, 다정한 부녀 모습에 가려 단순한 '배경'처럼 존재감이 약해 보일 정도입니다.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열병식 화면 캡처. 방송은 당시
■'우상화' 작업 시작?

'우상화' 작업이 시작됐다는 평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9일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한 열병식 행사에서 김주애가 타는 말로 추정되는 백마가 등장했다는 얘기도 뒤늦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북한 전문 매체는 북한 당국이 '김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북한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했습니다. 우표와 백마, 이름까지, 김주애 우상화의 증거란 겁니다.

조선중앙TV는 8일 밤 열린 인민군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9일 녹화중계했다. 열병식 본행사에서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만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후계자' 단정 아직은 일러

김주애는 지금까지 모두 다섯차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군과 관련된 자리였습니다. 엄마 리설주 여사의 자리를 대신 꿰차며 김정은 위원장 옆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모습도 여러 차례 포착됐습니다. 그럼에도,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만큼 후계 구도를 논할 시기가 아니고, 열살 남짓인 '김주애'가 후계자 자질을 갖췄다고 검증될 기회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후계자가 공식화 되는 순간 북한의 권력층이 후계자 쪽에 줄을 서며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우표에 등장한 것은, '북한은 우표 남발국'이어서 큰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열병식에 등장한 백마도 주애의 말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자제분'에 해당하는 김 위원장의 자녀는 주애를 포함해 3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김주애의 진짜 이름이 '김주애'인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자제분'이라고만 했지, 한 번도 이름을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2013년 방북했던 미국의 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처음 언급하면서 알려진 이름일 뿐입니다.

■김주애 '띄우기' 이유는?

북한은 왜 계속 김주애 '띄우기'를 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주애가 등장하면서, 무기의 위험성은 다 묻혀 버렸다"고 지적합니다. 전략 무기를 공개하면서도 '적의'를 부각하지 않는 효과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린 김주애가 국가 최고 기밀시설인 미사일 발사 기지에 드나들고, 군 통수권자가 서는 자리에 설 수 있는 건 모두 김정은의 절대 권력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김정은의 절대권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입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김주애를 '화동'에 비유했습니다. 북한의 '이미지 세탁'을 위한 연출에서 큰 주목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미국과 계속 강대강 대결을 벌일 수 없는 환경에서 국면 전환이 필요했고, 김주애를 내세워 '평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발신했다고 보는 겁니다. 김주애가 군 관련 행사에만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습니다. 무기 개발을 하며 전쟁 대비를 하지만, 북한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는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려는 목적일 수 있습니다. 전 교수는 북한이 동시에 대내 메시지도 발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주애를 통해 "미래 세대를 안전하게 지켜줄 무기가 필요하다, 그러니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좀 참아달라"며 불만을 달래려 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대북소식통은 색다른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인민통치'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 북한 내부에서 '가정에 소홀해 다양한 문제와 범죄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모든 간부들은 근로시간 외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자녀교양과 가정혁명화에 노력하라는 방침이 정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주애가 등판한 것은 김 위원장이 그 모범행위를 주민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었고, 현재 북한 내부에선 주민들 사이에 김 위원장 따라배우기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꼭꼭' 숨겨둔 아들

김주애가 부각될수록, 김정은의 아들에게 관심이 더 쏠립니다. 김정은은 김주애를 포함해 자녀가 3명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는 2010년생이고 아들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주애는 둘째이고, 셋째는 성별을 포함해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가부장적 사회인 북한에서 후계자가 논의된다면, 가장 먼저 후보에 오를 존재는 '첫째 아들'입니다. 하지만 이 아들은 이름도 나이도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김주애에 몰려 있는 사이, 누군가는 뒤에서 조용히 진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을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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