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올리는 불법 이주비, ‘비밀유지’에 처벌 사각지대

입력 2023.02.15 (19:03) 수정 2023.02.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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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를 지을 때 불법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이주비 명목의 돈을 더 받아 챙기는 탈세 행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부풀려진 이주비는 결국 분양가를 올리는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민간 아파트를 지으려면 토지의 95% 이상을 확보해야만 사업 승인과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빠른 개발을 원하는 사업자들이, 지주들에게 매매대금 외에 이주비 명목으로 수억 원씩을 더 주겠다고 회유하는 이유입니다.

[부동산 매입 담당자/음성변조 : "대구에 6만 가구 쏟아진다는데 빨리 분양을 받아야 자기들(사업자)이 남는 거니까."]

하지만 주변 시세에 맞춰 매매금액 신고를 하기 때문에 세무 당국이 불법 다운계약을 눈치채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여기에다 시행사와 지주들이 실매매가에 대해 '비밀유지 계약'을 하면서 불법을 더 공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부동산 매입 담당자/음성변조 : "얼마에 자기들이 팔고 나갔는지 모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억 원의 웃돈을 붙여 땅과 주택을 사들이는 행위가, 아파트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지적합니다.

[이병홍/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교수 : "시행사와 지주가 서로 이익을 위해서 이런 편법 계약이 이뤄지지만 사실 이는 땅값을 상승시키고 분양가를 아주 올릴 수 있는…."]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이주비 제공을 금지하도록 했지만, 민간개발사업에는 규제가 없어, 주택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구본덕/부동산 전문 변호사 : "과도한 이주비 또는 이사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할 경우에는 여기에 대해 금지하거나 매매 대금의 몇 퍼센트 이내로 제한하는 그런 부분을 개정하게 되면…."]

쏟아지는 민간 아파트 개발사업 속, 불법 탈세와 분양가 상승이 횡행하지 않도록 세무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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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가 올리는 불법 이주비, ‘비밀유지’에 처벌 사각지대
    • 입력 2023-02-15 19:03:02
    • 수정2023-02-15 20:16:03
    뉴스7(대구)
[앵커]

아파트를 지을 때 불법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이주비 명목의 돈을 더 받아 챙기는 탈세 행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부풀려진 이주비는 결국 분양가를 올리는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민간 아파트를 지으려면 토지의 95% 이상을 확보해야만 사업 승인과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빠른 개발을 원하는 사업자들이, 지주들에게 매매대금 외에 이주비 명목으로 수억 원씩을 더 주겠다고 회유하는 이유입니다.

[부동산 매입 담당자/음성변조 : "대구에 6만 가구 쏟아진다는데 빨리 분양을 받아야 자기들(사업자)이 남는 거니까."]

하지만 주변 시세에 맞춰 매매금액 신고를 하기 때문에 세무 당국이 불법 다운계약을 눈치채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여기에다 시행사와 지주들이 실매매가에 대해 '비밀유지 계약'을 하면서 불법을 더 공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부동산 매입 담당자/음성변조 : "얼마에 자기들이 팔고 나갔는지 모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억 원의 웃돈을 붙여 땅과 주택을 사들이는 행위가, 아파트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지적합니다.

[이병홍/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교수 : "시행사와 지주가 서로 이익을 위해서 이런 편법 계약이 이뤄지지만 사실 이는 땅값을 상승시키고 분양가를 아주 올릴 수 있는…."]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이주비 제공을 금지하도록 했지만, 민간개발사업에는 규제가 없어, 주택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구본덕/부동산 전문 변호사 : "과도한 이주비 또는 이사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할 경우에는 여기에 대해 금지하거나 매매 대금의 몇 퍼센트 이내로 제한하는 그런 부분을 개정하게 되면…."]

쏟아지는 민간 아파트 개발사업 속, 불법 탈세와 분양가 상승이 횡행하지 않도록 세무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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