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전선·그물까지…겨울 철새의 수난

입력 2023.02.16 (08:38) 수정 2023.02.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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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보호종인 독수리나 황새, 큰고니는 겨울철마다 한반도를 찾아오는 귀한 철새입니다.

하지만, 긴 겨울 동안 농약에 중독되거나 폐어구에 걸려 봄이 돼도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사장 안에 검은 새들이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 독수리입니다.

사람이 다가가자 날개를 펄럭이지만 얼마 못 올라가 뚝 떨어집니다.

농약에 중독돼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2차 중독이 일어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리현/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폐사체가 저 친구들에게는 중요한 양식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그런 (농약에 중독된) 폐사체를 더욱더 잘 먹고 농약 중독에 걸리는 거 같습니다."]

상태가 나아진 독수리는 이곳 대형조류 재활비행장에서 1주일에서 2주일가량 적응 훈련을 한 뒤 자연으로 방사됩니다.

하지만 중독 정도가 심해 치료 과정에서 폐사하거나 다시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체도 많습니다.

멸종위기 1급인 황새도 사육장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겨울을 맞아 한반도에 왔다가 전선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천연기념물 큰고니는 물에 떠다니던 폐어구에 다쳐 입원실에 격리돼 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농약에 중독되거나 다쳐 구조된 겨울 철새는 충남에서만 80마리가 넘습니다.

절반 가까이는 천연기념물 같은 국가 보호종입니다.

보존 가치가 있어 국가보호종으로 지정됐지만 별다른 보호는 받지 못하는 상황, 귀한 겨울 철새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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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전선·그물까지…겨울 철새의 수난
    • 입력 2023-02-16 08:38:51
    • 수정2023-02-16 10:17:54
    뉴스광장(대전)
[앵커]

국가보호종인 독수리나 황새, 큰고니는 겨울철마다 한반도를 찾아오는 귀한 철새입니다.

하지만, 긴 겨울 동안 농약에 중독되거나 폐어구에 걸려 봄이 돼도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사장 안에 검은 새들이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 독수리입니다.

사람이 다가가자 날개를 펄럭이지만 얼마 못 올라가 뚝 떨어집니다.

농약에 중독돼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2차 중독이 일어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리현/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폐사체가 저 친구들에게는 중요한 양식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그런 (농약에 중독된) 폐사체를 더욱더 잘 먹고 농약 중독에 걸리는 거 같습니다."]

상태가 나아진 독수리는 이곳 대형조류 재활비행장에서 1주일에서 2주일가량 적응 훈련을 한 뒤 자연으로 방사됩니다.

하지만 중독 정도가 심해 치료 과정에서 폐사하거나 다시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체도 많습니다.

멸종위기 1급인 황새도 사육장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겨울을 맞아 한반도에 왔다가 전선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천연기념물 큰고니는 물에 떠다니던 폐어구에 다쳐 입원실에 격리돼 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농약에 중독되거나 다쳐 구조된 겨울 철새는 충남에서만 80마리가 넘습니다.

절반 가까이는 천연기념물 같은 국가 보호종입니다.

보존 가치가 있어 국가보호종으로 지정됐지만 별다른 보호는 받지 못하는 상황, 귀한 겨울 철새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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