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오늘(16일),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내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공개 모임을 가졌습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모임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근인 최운열 전 의원을 비롯해 남평오 '연대와 공생' 운영위원장 등 약 40명이 참석했습니다.
강연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여야를 두루 경험한 사람으로서 한국 정치의 바람직한 방향을 논해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포스트 이재명' 논의 아냐"…현직 의원들 불참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모임 성격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을 찍은 만큼, '포스트 이재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는데요. 이를 의식한 듯 남평오 운영위원장은 "한 달 전에 김 전 위원장을 초청했고 우연히 (이 대표 영장 청구와) 날짜가 겹쳤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강연에 현직 의원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당내에서 비명계 단속에 들어간 만큼,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관계자는 "뒷말이 나올 것 같아 초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김종인 "지금은 소리 안 쳐도 국민이 다 알아"
1시간여 진행된 강연에서 김 전 위원장은 현재 한국 정치를 '양극화'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타협할 줄 모르고 시비만 거는 상태라는 건데, 정부와 야당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제대로 굴러 갈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나라가 당면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했으면 그에 합당한 행동을 해야지 말과 행동이 다른, 그런 식의 정치는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야박한 평가는 야당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장외투쟁 등 정부 여당을 상대로 극한 투쟁을 이어가는 데 대해선 "세상이 달라졌다"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야당은 극한 투쟁을 하는 게 최대 목표라 생각하는데, 그거 가지고는 표(票)가 안 나온다"며 "과거 정보가 모자랐을 땐 야당이 극한 투쟁을 해서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국민 스스로가 정보를 접할 능력이 대단히 넓어져서 야당이 소리 안 쳐도 다 안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밖으로 뛰쳐나가 극단 투쟁하면 국민이 짜증 내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장외집회
■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동일시 옳지 않아"
이재명 대표에 구속 영장이 청구되면서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상황이지만, 김 전 위원장은 강연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도 이 대표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를 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질문이 이어지자 "'사법리스크'는 이 대표 개인에 관련된 사항이지, 민주당과 직접 관련된 사항은 아니다. 그걸 제대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며 "민주당이 자꾸 이 대표와 Identify(동일시)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그 한계를 당이 분명히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 "이낙연,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너무 강했던 게 패착"
질의 마지막에는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향후 한국 정치에서 이 전 대표의 역할을 묻는 말에 김 전 위원장은 "이낙연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너무 강한 사람"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자기를 총리까지 시켜줬는데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얘길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거기서 이낙연은 큰 패착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직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져 버리면, 거기서 차별화하지 않으면 다음 집권이 불가능하다"며 "이 (전) 총리는 그 역할을 못 하신 거다. 앞으로는 뭐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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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영장’ 청구된 날…‘親이낙연 모임’ 찾은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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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2-16 17:13:15
검찰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오늘(16일),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내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공개 모임을 가졌습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모임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근인 최운열 전 의원을 비롯해 남평오 '연대와 공생' 운영위원장 등 약 40명이 참석했습니다.
강연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여야를 두루 경험한 사람으로서 한국 정치의 바람직한 방향을 논해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포스트 이재명' 논의 아냐"…현직 의원들 불참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모임 성격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을 찍은 만큼, '포스트 이재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는데요. 이를 의식한 듯 남평오 운영위원장은 "한 달 전에 김 전 위원장을 초청했고 우연히 (이 대표 영장 청구와) 날짜가 겹쳤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강연에 현직 의원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당내에서 비명계 단속에 들어간 만큼,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관계자는 "뒷말이 나올 것 같아 초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 김종인 "지금은 소리 안 쳐도 국민이 다 알아"
1시간여 진행된 강연에서 김 전 위원장은 현재 한국 정치를 '양극화'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타협할 줄 모르고 시비만 거는 상태라는 건데, 정부와 야당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제대로 굴러 갈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나라가 당면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했으면 그에 합당한 행동을 해야지 말과 행동이 다른, 그런 식의 정치는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야박한 평가는 야당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장외투쟁 등 정부 여당을 상대로 극한 투쟁을 이어가는 데 대해선 "세상이 달라졌다"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야당은 극한 투쟁을 하는 게 최대 목표라 생각하는데, 그거 가지고는 표(票)가 안 나온다"며 "과거 정보가 모자랐을 땐 야당이 극한 투쟁을 해서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국민 스스로가 정보를 접할 능력이 대단히 넓어져서 야당이 소리 안 쳐도 다 안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밖으로 뛰쳐나가 극단 투쟁하면 국민이 짜증 내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동일시 옳지 않아"
이재명 대표에 구속 영장이 청구되면서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상황이지만, 김 전 위원장은 강연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도 이 대표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를 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질문이 이어지자 "'사법리스크'는 이 대표 개인에 관련된 사항이지, 민주당과 직접 관련된 사항은 아니다. 그걸 제대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며 "민주당이 자꾸 이 대표와 Identify(동일시)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그 한계를 당이 분명히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이낙연,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너무 강했던 게 패착"
질의 마지막에는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향후 한국 정치에서 이 전 대표의 역할을 묻는 말에 김 전 위원장은 "이낙연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너무 강한 사람"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자기를 총리까지 시켜줬는데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얘길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거기서 이낙연은 큰 패착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직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져 버리면, 거기서 차별화하지 않으면 다음 집권이 불가능하다"며 "이 (전) 총리는 그 역할을 못 하신 거다. 앞으로는 뭐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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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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