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K] 튀르키예 지진 기부 전 ‘이것’ 유의하세요

입력 2023.02.17 (07:00) 수정 2023.02.1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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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지진 사망자가 4만 명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피해자 구조와 생존자 구호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업과 지자체, 연예인, 개인 등 각계에서 온정의 손길을 보태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대사관으로 물품을 보내거나 직접 성금을 입금하는 방식이 있지만,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기부할 수 있는 창구가 이미 많이 개설돼 있어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습니다. 모금 주체는 대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공신력 있는 구호단체들입니다.

카카오 기부 플랫폼에 마련된 튀르키예-시리아 긴급모금 현황카카오 기부 플랫폼에 마련된 튀르키예-시리아 긴급모금 현황

■ 해외서 피해자 이용한 ‘가짜 모금 활동’ 잇달아 포착

그런데 해외에서 일부 ‘가짜 모금 활동’이 잇달아 포착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됩니다.

BBC, 프랑스24 등 다수의 해외 매체들은 최근 틱톡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와 생존자를 돕겠다며 모금을 시도한 구체적인 사기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사기꾼들은 기부금을 자선단체가 아닌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전달받으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AI 디지털아트 작품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감성적인 이미지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꾀어내려 한 것입니다.

AI가 만든 이미지여서 소방관의 손가락이 6개다. (이미지 출처: BBC)AI가 만든 이미지여서 소방관의 손가락이 6개다. (이미지 출처: BBC)

사기꾼들은 튀르키예에서는 사용이 안 되는 페이팔(PayPal) 계정으로도 모금했습니다. 가짜 계좌를 만들어 기부를 유도한 건데 관련 사기 계정은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urkeyRelief’가 대표적인 사기 계정으로 드러나면서 트위터에는 해당 계정을 경계하라는 글이 공유됐습니다.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틱톡에서는 기부를 독려하는 생방송을 통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폐허가 된 지진 피해 현장 사진이나 뉴스에서 나오는 구조 영상을 보여주면서 기부를 독려하는 겁니다. 생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기부 독려 생방송 화면. (이미지 출처: BBC)기부 독려 생방송 화면. (이미지 출처: BBC)

심지어 튀르키예 지진과 관련없는 과거 사진을 띄워놓고 모금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한 라이브방송 계정은 폭발하는 현장을 뒤로하고 울며 도망치는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기부를 독려했는데 해당 사진은 이번 지진 때 찍힌 게 아닙니다. 튀르키예군이 2018년 시리아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를 몰아냈을 때 누군가 군사작전을 비판하면서 만들어 유포한 과거 게시물을 활용한 것입니다.

(좌) 기부 독려 생방송 화면, (우) 원래 사진.(좌) 기부 독려 생방송 화면, (우) 원래 사진.

지진 피해자를 도와준다며 기부금을 가로챈 사례는 이 밖에도 많습니다. 15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경찰은 이런 식으로 ‘피싱 사기’를 벌인 웹사이트 46곳과 공식기관을 사칭한 SNS 계정 15개를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 아직 국내에서 드러난 사례는 없지만

해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튀르키예 지진 ‘기부 사기’ 사례는 아직 국내에서는 드러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과 SNS 사용이 그 어떤 나라보다도 활성화돼있고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도 기부금 피싱 위험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실제로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는 이미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지진 이후로 저희 대사관 측에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와요. 거짓 모금 관련해서 저희가 제보 받은 것도 있고 시민들이 SNS상에 떠돌아 다니는 정보를 보고 저희한테 물어보시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저희가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계속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관계자

대사관은 지난 12일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에 설명문을 올려 “신뢰할 수 있고 잘 알려진 기관을 통해 기부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대규모 재난·재해 상황을 악용해 돈벌이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기부금을 요청하거나, 유명 구호단체를 가장해 돈을 뜯어내는 인터넷 사기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튀르키예의 1999년 강진 피해 당시에도 같은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1999년 강진 때도 그런 걸 이용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죠. 이런 큰 재난이 일어나면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꼭 나와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그래서 선의를 갖고 계신 분들이 그런 사기 피해를 안 당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관계자

■ 혹시 모를 ‘기부 사기’ 피하려면

그래서 평소 기부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식 창구’만 활용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일단 제일 좋은 방법은 구호·기부 단체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 확인하시고 기부하시는 거예요. 홈페이지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지시면 콜센터로 전화해서 문의하시면 됩니다.”
-대한적십사자 관계자

다만, 그럴싸한 사이트를 만들어놓고 유명 기관을 사칭해 속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외에도 기부 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부단체 평가 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제공하는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을 때 아래 내용을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취재지원: 강혜림 SNU팩트체크센터 인턴기자 kangnews.hi@gmail.com)
(인포그래픽: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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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체크K] 튀르키예 지진 기부 전 ‘이것’ 유의하세요
    • 입력 2023-02-17 07:00:25
    • 수정2023-02-17 07:04:13
    팩트체크K

튀르키예 대지진 사망자가 4만 명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피해자 구조와 생존자 구호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업과 지자체, 연예인, 개인 등 각계에서 온정의 손길을 보태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대사관으로 물품을 보내거나 직접 성금을 입금하는 방식이 있지만,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기부할 수 있는 창구가 이미 많이 개설돼 있어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습니다. 모금 주체는 대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공신력 있는 구호단체들입니다.

카카오 기부 플랫폼에 마련된 튀르키예-시리아 긴급모금 현황
■ 해외서 피해자 이용한 ‘가짜 모금 활동’ 잇달아 포착

그런데 해외에서 일부 ‘가짜 모금 활동’이 잇달아 포착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됩니다.

BBC, 프랑스24 등 다수의 해외 매체들은 최근 틱톡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와 생존자를 돕겠다며 모금을 시도한 구체적인 사기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사기꾼들은 기부금을 자선단체가 아닌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전달받으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AI 디지털아트 작품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감성적인 이미지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꾀어내려 한 것입니다.

AI가 만든 이미지여서 소방관의 손가락이 6개다. (이미지 출처: BBC)
사기꾼들은 튀르키예에서는 사용이 안 되는 페이팔(PayPal) 계정으로도 모금했습니다. 가짜 계좌를 만들어 기부를 유도한 건데 관련 사기 계정은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urkeyRelief’가 대표적인 사기 계정으로 드러나면서 트위터에는 해당 계정을 경계하라는 글이 공유됐습니다.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틱톡에서는 기부를 독려하는 생방송을 통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폐허가 된 지진 피해 현장 사진이나 뉴스에서 나오는 구조 영상을 보여주면서 기부를 독려하는 겁니다. 생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기부 독려 생방송 화면. (이미지 출처: BBC)
심지어 튀르키예 지진과 관련없는 과거 사진을 띄워놓고 모금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한 라이브방송 계정은 폭발하는 현장을 뒤로하고 울며 도망치는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기부를 독려했는데 해당 사진은 이번 지진 때 찍힌 게 아닙니다. 튀르키예군이 2018년 시리아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를 몰아냈을 때 누군가 군사작전을 비판하면서 만들어 유포한 과거 게시물을 활용한 것입니다.

(좌) 기부 독려 생방송 화면, (우) 원래 사진.
지진 피해자를 도와준다며 기부금을 가로챈 사례는 이 밖에도 많습니다. 15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경찰은 이런 식으로 ‘피싱 사기’를 벌인 웹사이트 46곳과 공식기관을 사칭한 SNS 계정 15개를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 아직 국내에서 드러난 사례는 없지만

해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튀르키예 지진 ‘기부 사기’ 사례는 아직 국내에서는 드러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과 SNS 사용이 그 어떤 나라보다도 활성화돼있고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도 기부금 피싱 위험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실제로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는 이미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지진 이후로 저희 대사관 측에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와요. 거짓 모금 관련해서 저희가 제보 받은 것도 있고 시민들이 SNS상에 떠돌아 다니는 정보를 보고 저희한테 물어보시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저희가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계속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관계자

대사관은 지난 12일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에 설명문을 올려 “신뢰할 수 있고 잘 알려진 기관을 통해 기부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대규모 재난·재해 상황을 악용해 돈벌이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기부금을 요청하거나, 유명 구호단체를 가장해 돈을 뜯어내는 인터넷 사기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튀르키예의 1999년 강진 피해 당시에도 같은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1999년 강진 때도 그런 걸 이용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죠. 이런 큰 재난이 일어나면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꼭 나와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그래서 선의를 갖고 계신 분들이 그런 사기 피해를 안 당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관계자

■ 혹시 모를 ‘기부 사기’ 피하려면

그래서 평소 기부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식 창구’만 활용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일단 제일 좋은 방법은 구호·기부 단체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 확인하시고 기부하시는 거예요. 홈페이지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지시면 콜센터로 전화해서 문의하시면 됩니다.”
-대한적십사자 관계자

다만, 그럴싸한 사이트를 만들어놓고 유명 기관을 사칭해 속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외에도 기부 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부단체 평가 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제공하는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을 때 아래 내용을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취재지원: 강혜림 SNU팩트체크센터 인턴기자 kangnews.hi@gmail.com)
(인포그래픽: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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