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택시가 중앙선을 넘더니, 인도 쪽으로 달려옵니다.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춘 택시. 앞 범퍼는 찌그러지다 못해 떨어져 나갔고, 가로등도 휘어진 채로 뽑혀 나갔습니다.
어젯밤(16일) 9시쯤, 서울 서초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위험천만한 한밤 중의 질주, 택시기사가 한 걸까요?
사고를 낸 운전자는 다름 아닌, 50대 남성 승객 A 씨였습니다.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를 '뺏어'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겁니다.
■ 주먹질에도…"운전대 놓지 않았다"
택시에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 씨는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는 길마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느냐", "나를 무시하냐"며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택시가 남산1호터널에 진입하자 이번엔 택시기사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20대 넘게 맞았다는 택시기사는 그래도 운전대를 놓을 수 없었습니다.
"터널을 지나가면서 딱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이 터널 안에서 멈추면 큰일 난다', 다른 하나는 '절대 사고가 나면 안 된다' 였습니다. 그래서 한 손으로 손님을 막아가면서 운전대를 놓지 않았습니다" - 택시기사 |
■ 갓길에 세워둔 택시 뺏어 도주
가까스로 터널 밖으로 빠져나왔고, 갓길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잠깐 나와 경찰에 신고하려던 찰나, 승객이 운전대를 잡고 도주했습니다.
"술 취한 사람이 힘이 너무 세서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승객이 갑자기 차 문을 닫고 엄청 빠른 속도로 차를 몰고 사라졌습니다" -택시기사 |
■ 8km 달리다 사고 낸 '취객'...현행범 체포
그렇게 술에 취한 A 씨는 8km나 떨어진 서초구 반포동까지 음주운전을 했고, 결국 사고를 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젠 술에 취한 사람만 봐도 무섭단 생각이 먼저 듭니다. 저녁 시간대에 영업을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자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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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기사 때리고 8km 운전한 ‘취객’…가로등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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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2-17 20:12:26
갑자기 택시가 중앙선을 넘더니, 인도 쪽으로 달려옵니다.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춘 택시. 앞 범퍼는 찌그러지다 못해 떨어져 나갔고, 가로등도 휘어진 채로 뽑혀 나갔습니다.
어젯밤(16일) 9시쯤, 서울 서초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위험천만한 한밤 중의 질주, 택시기사가 한 걸까요?
사고를 낸 운전자는 다름 아닌, 50대 남성 승객 A 씨였습니다.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를 '뺏어'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겁니다.
■ 주먹질에도…"운전대 놓지 않았다"
택시에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 씨는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는 길마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느냐", "나를 무시하냐"며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택시가 남산1호터널에 진입하자 이번엔 택시기사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20대 넘게 맞았다는 택시기사는 그래도 운전대를 놓을 수 없었습니다.
"터널을 지나가면서 딱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이 터널 안에서 멈추면 큰일 난다', 다른 하나는 '절대 사고가 나면 안 된다' 였습니다. 그래서 한 손으로 손님을 막아가면서 운전대를 놓지 않았습니다" - 택시기사 |
■ 갓길에 세워둔 택시 뺏어 도주
가까스로 터널 밖으로 빠져나왔고, 갓길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잠깐 나와 경찰에 신고하려던 찰나, 승객이 운전대를 잡고 도주했습니다.
"술 취한 사람이 힘이 너무 세서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승객이 갑자기 차 문을 닫고 엄청 빠른 속도로 차를 몰고 사라졌습니다" -택시기사 |
■ 8km 달리다 사고 낸 '취객'...현행범 체포
그렇게 술에 취한 A 씨는 8km나 떨어진 서초구 반포동까지 음주운전을 했고, 결국 사고를 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젠 술에 취한 사람만 봐도 무섭단 생각이 먼저 듭니다. 저녁 시간대에 영업을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자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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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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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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