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김정은, 후계 공식화 뒤 우표 등장…‘김주애 파격’ 의도는?

입력 2023.02.20 (06:07) 수정 2023.02.2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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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의 딸 김주애 우표가 주목받는 가운데 KBS가 선대인 김정일과 김정은이 처음 등장한 우표는 어땠는지 살펴봤습니다.

두 지도자는 차기 최고 권력자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힌 뒤 우표에 등장했는데요.

후계자인지도 불분명한 어린 김주애를 우표에 담은 북한의 의도는 뭔지 송영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정일의 얼굴을 최초로 담은 1987년 우표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라고 한글과 영문으로 적혀 있습니다.

우표 발행 시점은 후계자로 확정되고 13년이나 지나 노동당 조직과 사업까지 완벽히 장악한 뒤였습니다.

김정은이 처음 우표에 등장한 건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이었습니다.

김주애 우표와 비교하면 아버지와 함께 나오고 문구에 아버지 이름만 나온 점이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때 김정은은 이미 권력 승계에 들어간 신분이었습니다.

[이상현/민화협 체육위원/북한 우표 전문가 : "김일성 주석을 포함해서 그 아들(김정일)과 손자(김정은)에 이르기까지는 절대적으로 정권을 확실하게 쥔 사람들만 우표에 등장했습니다."]

우표 발행의 취지가 적힌 설명서를 보면 차이는 더 분명합니다.

김정은의 우표 설명서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굵은 글씨로 '김정은'이 쓰여있고 차기 최고 권력자에 걸맞은 수식어가 가득합니다.

반면 김주애 우표 설명서엔 아버지 김정은의 이름과 그를 칭송하는 내용들로만 채워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후계자인지도 불분명한 김주애를 담은 우표는 파격적이지만 북한의 숨은 의도를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김주애가 등장함으로써 모든 화제들이 '김주애가 왜 나왔을까'로 돌아가고, 핵보다는 가족 문제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성공했다고 보고 있어요."]

통상 1년 치 우표 발행 계획을 빠짐없이 미리 공개해온 북한이 올해는 계획표 일부를 비워두고 있어 또다시 깜짝 인물이나 행사를 담아 '우표 정치' 효과를 높이려 할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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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김정은, 후계 공식화 뒤 우표 등장…‘김주애 파격’ 의도는?
    • 입력 2023-02-20 06:07:14
    • 수정2023-02-20 07: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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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의 딸 김주애 우표가 주목받는 가운데 KBS가 선대인 김정일과 김정은이 처음 등장한 우표는 어땠는지 살펴봤습니다.

두 지도자는 차기 최고 권력자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힌 뒤 우표에 등장했는데요.

후계자인지도 불분명한 어린 김주애를 우표에 담은 북한의 의도는 뭔지 송영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정일의 얼굴을 최초로 담은 1987년 우표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라고 한글과 영문으로 적혀 있습니다.

우표 발행 시점은 후계자로 확정되고 13년이나 지나 노동당 조직과 사업까지 완벽히 장악한 뒤였습니다.

김정은이 처음 우표에 등장한 건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이었습니다.

김주애 우표와 비교하면 아버지와 함께 나오고 문구에 아버지 이름만 나온 점이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때 김정은은 이미 권력 승계에 들어간 신분이었습니다.

[이상현/민화협 체육위원/북한 우표 전문가 : "김일성 주석을 포함해서 그 아들(김정일)과 손자(김정은)에 이르기까지는 절대적으로 정권을 확실하게 쥔 사람들만 우표에 등장했습니다."]

우표 발행의 취지가 적힌 설명서를 보면 차이는 더 분명합니다.

김정은의 우표 설명서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굵은 글씨로 '김정은'이 쓰여있고 차기 최고 권력자에 걸맞은 수식어가 가득합니다.

반면 김주애 우표 설명서엔 아버지 김정은의 이름과 그를 칭송하는 내용들로만 채워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후계자인지도 불분명한 김주애를 담은 우표는 파격적이지만 북한의 숨은 의도를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김주애가 등장함으로써 모든 화제들이 '김주애가 왜 나왔을까'로 돌아가고, 핵보다는 가족 문제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성공했다고 보고 있어요."]

통상 1년 치 우표 발행 계획을 빠짐없이 미리 공개해온 북한이 올해는 계획표 일부를 비워두고 있어 또다시 깜짝 인물이나 행사를 담아 '우표 정치' 효과를 높이려 할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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