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창이 온다]① 가족까지 수렁으로…의료 불평등의 상징 ‘욕창’

입력 2023.02.21 (08:05) 수정 2023.02.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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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상에 오래 누워있는 노인 환자들의 공통된 질환이 바로 욕창인데요.

환자뿐 아니라 가족까지 일상의 붕괴를 겪게 됩니다.

KBS 대구방송총국은 흔하지만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욕창이라는 병을 통해 대한민국 돌봄과 의료 공백을 고발하는 연속 기획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몸에 난 상처에 먼지라도 들어갈까 아들은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습니다.

[최원영/욕창 환자 가족 : "욕창이 없었을 때는 덜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욕창이 있으니까 자세를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어디 나가지를 못하는 거야."]

무엇보다 비싼 치료비와 간병비는 환자와 가족을 욕창이 만든 수렁으로 밀어냅니다.

[박명희/욕창 환자 가족 : "비용이 거의 한 달에 천만 원 돈 들더라고요. 그걸 저희가 어떻게 감당할 수가 없는 거예요."]

[윤주열/대구척수장애인협회 팀장 : "‘발목지뢰’ 같이 한 사람이 전쟁에서 발목만 다치면, 옆에 동료들이 부축해 가면서 두 명, 세 명이 상실되는 것과 같이."]

[이윤환/의료재단 이사장 : "사실은 돈 없는 사람들은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없는 구조고요. 그러면 가족들은 자기 생계를 포기하고 환자 옆에 계속 매달려야 된다는 이야기죠."]

장애인의 일상은 욕창 앞에서 멈춥니다.

["자기 혼자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이 취약하겠고요. 중풍 같은 것들이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매우 쇠약한 노인에게도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유튜브 위라클 : "제가 엉덩이에 상처가 많이 컸기 때문에 휠체어에 앉아서 이동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구급대원들이 오셔서 들것에 저를 실어주셨는데 제가 엎드려서 실려 갔어요."]

세상은 빠르게 변했지만 욕창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박지웅/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 "(욕창 환자가) 매년 5%에서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돼 있거든요. 그에 반해서 욕창 관리나 치료, 수술법 등은 기존 10년 전, 2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진용/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급속히 지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노화 사회거든요. 욕창 관련된 통계가 앞으로 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욕창이 가정 또는 지역사회의 돌봄을 평가할 수 있는 대리지표로 충분히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비교를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지웅/서울대 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 "사회 빈곤층 그리고 의료 소외계층에 있어서는 훨씬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 불평등, 의료 불균등에 대해서는 공공 의료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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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창이 온다]① 가족까지 수렁으로…의료 불평등의 상징 ‘욕창’
    • 입력 2023-02-21 08:05:40
    • 수정2023-02-21 08:24:49
    뉴스광장(대구)
[앵커]

병상에 오래 누워있는 노인 환자들의 공통된 질환이 바로 욕창인데요.

환자뿐 아니라 가족까지 일상의 붕괴를 겪게 됩니다.

KBS 대구방송총국은 흔하지만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욕창이라는 병을 통해 대한민국 돌봄과 의료 공백을 고발하는 연속 기획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몸에 난 상처에 먼지라도 들어갈까 아들은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습니다.

[최원영/욕창 환자 가족 : "욕창이 없었을 때는 덜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욕창이 있으니까 자세를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어디 나가지를 못하는 거야."]

무엇보다 비싼 치료비와 간병비는 환자와 가족을 욕창이 만든 수렁으로 밀어냅니다.

[박명희/욕창 환자 가족 : "비용이 거의 한 달에 천만 원 돈 들더라고요. 그걸 저희가 어떻게 감당할 수가 없는 거예요."]

[윤주열/대구척수장애인협회 팀장 : "‘발목지뢰’ 같이 한 사람이 전쟁에서 발목만 다치면, 옆에 동료들이 부축해 가면서 두 명, 세 명이 상실되는 것과 같이."]

[이윤환/의료재단 이사장 : "사실은 돈 없는 사람들은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없는 구조고요. 그러면 가족들은 자기 생계를 포기하고 환자 옆에 계속 매달려야 된다는 이야기죠."]

장애인의 일상은 욕창 앞에서 멈춥니다.

["자기 혼자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이 취약하겠고요. 중풍 같은 것들이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매우 쇠약한 노인에게도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유튜브 위라클 : "제가 엉덩이에 상처가 많이 컸기 때문에 휠체어에 앉아서 이동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구급대원들이 오셔서 들것에 저를 실어주셨는데 제가 엎드려서 실려 갔어요."]

세상은 빠르게 변했지만 욕창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박지웅/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 "(욕창 환자가) 매년 5%에서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돼 있거든요. 그에 반해서 욕창 관리나 치료, 수술법 등은 기존 10년 전, 2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진용/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급속히 지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노화 사회거든요. 욕창 관련된 통계가 앞으로 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욕창이 가정 또는 지역사회의 돌봄을 평가할 수 있는 대리지표로 충분히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비교를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지웅/서울대 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 "사회 빈곤층 그리고 의료 소외계층에 있어서는 훨씬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 불평등, 의료 불균등에 대해서는 공공 의료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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