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시험림에서 대형 자연석 도난…경찰 수사

입력 2023.02.21 (11:43) 수정 2023.02.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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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가 한남시험림에 설치한 현수막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가 한남시험림에 설치한 현수막

국가가 관리하는 한라산 중산간 시험림에서 대형 자연석이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절도범은 출입 통제문의 자물쇠를 끊고, CCTV 방향까지 돌려가며 현장에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서귀포경찰서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서귀포시 남원읍 한라산 중산간에 있는 한남시험림에서 높이 1.5~2m에 달하는 자연석이 사라졌다.

연구소가 CCTV를 분석한 결과, 절도범은 출입 통제문에 설치된 자물쇠를 끊고 현장에 들어갔다. 이들은 CCTV의 방향을 돌려 현장에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자연석을 훔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석이 사람이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닐뿐더러, 주변 나무들도 중장비에 의해 훼손된 흔적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서 발견된 바퀴 자국(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 제공)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서 발견된 바퀴 자국(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 제공)

연구소 측은 두 달 전 누군가 출입통제 구역에 드나든 흔적을 확인하고 불법 절취 금지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에 굴착기 등을 세워두는 등 무단출입을 막아왔지만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자연석을 훔쳐 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 특별법에 따라 '자연석' 반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제주도 보존자원 관리 조례상 가장 긴 직선 길이가 10cm 이상인 자연 상태인 돌(자연석)을 보존자원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허가 없이 매매하거나 반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서귀포경찰서는 연구소 CCTV 등을 분석해 절도범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한남시험림은 한라산 해발 300~750m에 자리 잡고 있다. 면적만 1,393ha에 이른다.

시험림의 연 강수량은 3,000mm 정도로 온대와 난대, 아열대의 특성을 갖고 있어 기후 연구 목적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시험림에는 붉가시나무와 구실잣밤나무, 흰새덕이, 굴거리나무 등 상록활엽수를 비롯해 서어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함께 우거져 있다.

한남시험림은 1922년 국유림으로 지정됐는데, 2002년 7월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가 제주도로부터 관리권을 인수 받아 관리해오고 있다.

산림청장이나 시·도지사는 산림과학기술개발이나 시험·연구 용도로 활용하기 적합한 산림을 시험림으로 지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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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산 시험림에서 대형 자연석 도난…경찰 수사
    • 입력 2023-02-21 11:43:42
    • 수정2023-02-21 13:05:50
    취재K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가 한남시험림에 설치한 현수막
국가가 관리하는 한라산 중산간 시험림에서 대형 자연석이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절도범은 출입 통제문의 자물쇠를 끊고, CCTV 방향까지 돌려가며 현장에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서귀포경찰서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서귀포시 남원읍 한라산 중산간에 있는 한남시험림에서 높이 1.5~2m에 달하는 자연석이 사라졌다.

연구소가 CCTV를 분석한 결과, 절도범은 출입 통제문에 설치된 자물쇠를 끊고 현장에 들어갔다. 이들은 CCTV의 방향을 돌려 현장에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자연석을 훔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석이 사람이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닐뿐더러, 주변 나무들도 중장비에 의해 훼손된 흔적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서 발견된 바퀴 자국(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 제공)
연구소 측은 두 달 전 누군가 출입통제 구역에 드나든 흔적을 확인하고 불법 절취 금지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에 굴착기 등을 세워두는 등 무단출입을 막아왔지만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자연석을 훔쳐 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 특별법에 따라 '자연석' 반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제주도 보존자원 관리 조례상 가장 긴 직선 길이가 10cm 이상인 자연 상태인 돌(자연석)을 보존자원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허가 없이 매매하거나 반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서귀포경찰서는 연구소 CCTV 등을 분석해 절도범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한남시험림은 한라산 해발 300~750m에 자리 잡고 있다. 면적만 1,393ha에 이른다.

시험림의 연 강수량은 3,000mm 정도로 온대와 난대, 아열대의 특성을 갖고 있어 기후 연구 목적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시험림에는 붉가시나무와 구실잣밤나무, 흰새덕이, 굴거리나무 등 상록활엽수를 비롯해 서어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함께 우거져 있다.

한남시험림은 1922년 국유림으로 지정됐는데, 2002년 7월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가 제주도로부터 관리권을 인수 받아 관리해오고 있다.

산림청장이나 시·도지사는 산림과학기술개발이나 시험·연구 용도로 활용하기 적합한 산림을 시험림으로 지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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