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① 한국 통신비, 세계 2번째로 비싼 거 맞나?

입력 2023.02.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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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통신요금은 주요 6개국 가운데 2번째 정도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25%를 깎아주는 선택약정 제도를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특별히 높은 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 통신요금 이번에는 과연 내릴까?

대통령의 '고통분담' 발언 이후 통신비가 새삼 문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난방비와 전기요금이 올라서 힘든 것인데 왜 민간이 하는 통신요금으로 화살을 돌리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과점 상태'에다 통신 3사가 지난해 12년 만에 최대인 4조 4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정부는 일단 업계의 3월 30GB 무료제공과 새 중간요금제 도입, 경쟁체제 강화 등으로 요금인하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통신비 부담 이번에는 덜 수 있을지를 분석한다. 첫 번째 질문은 외국에 비하면 우리 통신요금이 비싼가다.

■ '업뎃' 안되는 OECD 조사, 정부에 국가 간 비교 자료도 없어

2017년 이전에는 OECD가 각국의 통신요금을 직접 비교했다. 물론 나라마다 통신환경이 다르고 무료통화 시간을 어느 정도 주느냐가 다르며 데이터 전송속도와 제공 규모가 달라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다. 어쨌든 해당 조사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요금은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이후 LTE보다 훨씬 비싼 5G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사정이 달라졌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OECD는 2017년 이후의 통신요금 비교 자료를 거의 업데이트 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도 더는 OECD 자료를 기준으로 우리 통신요금이 비싼지 싼지 검토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요금이 객관적으로 비싼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각국의 요금을 비교해봐야 할 텐데 우리 정부는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 일본 "한국 요금이 주요 6개국 중 2위"


국책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도 일본 정부가 각국의 요금을 비교한 자료를 인용했다. 그 자료에 따르면 대체로 우리나라의 통신 요금은 주요 6개 나라 가운데 2위로 조사됐다.

파리를 제외하고는 큰 차이로 서울보다 5G 무제한 요금이 저렴하다. 뉴욕이나 도쿄에 비해서도 현격한 차이로 우리나라의 5G 무제한 요금이 비싸고 독일 뒤셀도르프나 런던보다는 2배가량 비싸다.

5G 무제한 요금제를 주요 도시별로 상위 3~4개 사업자 가운데 가장 싼 요금제를 비교한 결과다. 각 나라의 물가수준을 반영하여 환율을 조정했고 2022년 3월에 조사가 이루어졌다.

무제한 요금제 이외의 다른 요금제 역시도 우리나라가 최소한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월 데이터 20기가 바이트를 주는 요금제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최저 요금제가 5만 8천 원으로 뉴욕을 제치고 6개 나라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만 7천 원쯤 내는 런던에 비해서는 3배 이상 비싸다.


■ 업계 "선택약정 할인 등 국가별 다른 환경 반영 안 돼"

여기에 대한 업계의 입장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년 이상 약정을 할 경우에는 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제도가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것 같다는 것이다. 업계 입장을 받아들일 경우 5G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5만 1천 원으로 서울의 요금제가 뉴욕(5만 2천 원)보다는 살짝 내려서 6개국 중 3위가 된다.

그러나 1년 이상 의무적으로 통신사에 가입하라는 것은 고객에게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고 외국 역시도 사용 기간에 따라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재반론도 가능하다.

그 밖에 우리나라는 지하철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지하나 산간벽지에서는 제대로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어려운 점 등도 참작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 일본 자료로는 주요 6개국 중 두 번째로 비싼 것 맞아…우리 자체적인 조사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금 자체는 대체로 비싼 것으로 일본 정부는 조사하고 있다. 이런 일본의 조사 결과가 일본 정부가 자국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조작이었다는 반론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제대로 된 국가 간 통신요금 비교를 통해서 우리 통신비가 적절한 요금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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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비]① 한국 통신비, 세계 2번째로 비싼 거 맞나?
    • 입력 2023-02-21 14:20:10
    취재K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통신요금은 주요 6개국 가운데 2번째 정도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25%를 깎아주는 선택약정 제도를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특별히 높은 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 통신요금 이번에는 과연 내릴까?

대통령의 '고통분담' 발언 이후 통신비가 새삼 문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난방비와 전기요금이 올라서 힘든 것인데 왜 민간이 하는 통신요금으로 화살을 돌리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과점 상태'에다 통신 3사가 지난해 12년 만에 최대인 4조 4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정부는 일단 업계의 3월 30GB 무료제공과 새 중간요금제 도입, 경쟁체제 강화 등으로 요금인하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통신비 부담 이번에는 덜 수 있을지를 분석한다. 첫 번째 질문은 외국에 비하면 우리 통신요금이 비싼가다.

■ '업뎃' 안되는 OECD 조사, 정부에 국가 간 비교 자료도 없어

2017년 이전에는 OECD가 각국의 통신요금을 직접 비교했다. 물론 나라마다 통신환경이 다르고 무료통화 시간을 어느 정도 주느냐가 다르며 데이터 전송속도와 제공 규모가 달라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다. 어쨌든 해당 조사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요금은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이후 LTE보다 훨씬 비싼 5G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사정이 달라졌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OECD는 2017년 이후의 통신요금 비교 자료를 거의 업데이트 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도 더는 OECD 자료를 기준으로 우리 통신요금이 비싼지 싼지 검토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요금이 객관적으로 비싼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각국의 요금을 비교해봐야 할 텐데 우리 정부는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 일본 "한국 요금이 주요 6개국 중 2위"


국책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도 일본 정부가 각국의 요금을 비교한 자료를 인용했다. 그 자료에 따르면 대체로 우리나라의 통신 요금은 주요 6개 나라 가운데 2위로 조사됐다.

파리를 제외하고는 큰 차이로 서울보다 5G 무제한 요금이 저렴하다. 뉴욕이나 도쿄에 비해서도 현격한 차이로 우리나라의 5G 무제한 요금이 비싸고 독일 뒤셀도르프나 런던보다는 2배가량 비싸다.

5G 무제한 요금제를 주요 도시별로 상위 3~4개 사업자 가운데 가장 싼 요금제를 비교한 결과다. 각 나라의 물가수준을 반영하여 환율을 조정했고 2022년 3월에 조사가 이루어졌다.

무제한 요금제 이외의 다른 요금제 역시도 우리나라가 최소한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월 데이터 20기가 바이트를 주는 요금제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최저 요금제가 5만 8천 원으로 뉴욕을 제치고 6개 나라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만 7천 원쯤 내는 런던에 비해서는 3배 이상 비싸다.


■ 업계 "선택약정 할인 등 국가별 다른 환경 반영 안 돼"

여기에 대한 업계의 입장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년 이상 약정을 할 경우에는 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제도가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것 같다는 것이다. 업계 입장을 받아들일 경우 5G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5만 1천 원으로 서울의 요금제가 뉴욕(5만 2천 원)보다는 살짝 내려서 6개국 중 3위가 된다.

그러나 1년 이상 의무적으로 통신사에 가입하라는 것은 고객에게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고 외국 역시도 사용 기간에 따라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재반론도 가능하다.

그 밖에 우리나라는 지하철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지하나 산간벽지에서는 제대로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어려운 점 등도 참작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 일본 자료로는 주요 6개국 중 두 번째로 비싼 것 맞아…우리 자체적인 조사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금 자체는 대체로 비싼 것으로 일본 정부는 조사하고 있다. 이런 일본의 조사 결과가 일본 정부가 자국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조작이었다는 반론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제대로 된 국가 간 통신요금 비교를 통해서 우리 통신비가 적절한 요금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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