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협박-직장소문-SNS유포…n번방과 만난 그것

입력 2023.02.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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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십 통씩 전화가 걸려옵니다. 발신은 모르는 번호입니다.

전화를 받으면, 온갖 욕설이 쏟아집니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기본. 살 떨리는 협박이 이어지고, 끄트머리엔 '돈 갚으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매일 반복됩니다. 악덕 사채업자들의 불법 추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부모, 친구, 직장까지 '달달'

수백, 수천 퍼센트의 살인적인 고금리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빚을 받아내기 위해 동원하는 수법, 얼마나 악질적인 수단인지에 대한 취재입니다.

취재진은 20대 여성 김 모 씨를 만났습니다. 김 씨는 대출 앱을 통해 한 대부업체와 연결됐습니다.

20만 원(주의 : 2천만 원 아님)을 빌렸습니다. 아버지 병원비 등 생활비가 너무 급했기 때문입니다.

김 씨가 갚아야 할 돈은 단 일주일 만에 두 배로 불었고, 이를 감당 못 하는 김 씨에게 업체는 다른 업체를 소개했습니다.

빌린 돈을 갚으려 또 다른 업체서 돈을 빌리길 반복했고, 어느 순간 수렁 속에서 헤어날 수 없었습니다.

사채업자들은 수시로 연락했습니다. 욕설과 협박으로 가득한 전화, 김 씨만 받은 게 아니었습니다.

부모님, 친구들, 심지어 직장까지. 괴롭힘은 끝이 없었습니다.

김 씨를 둘러싼 모든 인간 관계를 그야말로 달달 볶았습니다.

결국, 김 씨는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20만 원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 '말' 뿐이 아니었다

악몽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채업자들은 집요했고, 악랄했습니다.

김 씨의 성착취 영상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유포했습니다. SNS에도 무작위로 뿌렸습니다.

그 메시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제목] 김ㅇㅇ 씨의 영상 소유자입니다^^
...

n번방, 박사방, 그리고 엘 사건에서 등장했던, 그 성착취물입니다.

피해자들을 괴롭혀 성적인 영상을 찍게 하고, 그걸 서로 돌려보면서, 피해자들의 영혼까지 파괴하는 범죄. 그 범죄가 사채 추심과 결합한 겁니다.

■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여성만 피해를 본 게 아닙니다.

20대 남성 김 모 씨도 대출 중개 사이트에서 돈을 빌렸습니다.

불어나는 이자를 갚지 못했고, 결국 성착취물로 괴롭힘까지 당했습니다.

취재진이 파악한 이런 피해자만 수십여 명입니다.

채무자 주변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사채업자들, 어떻게 성착취물까지 손에 넣게 됐을까요?

n번방과 만난 불법 사채, 괴물이 된 불법 추심... KBS 1TV <뉴스9>에서 오늘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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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협박-직장소문-SNS유포…n번방과 만난 그것
    • 입력 2023-02-21 17:27:11
    취재K

매일 수십 통씩 전화가 걸려옵니다. 발신은 모르는 번호입니다.

전화를 받으면, 온갖 욕설이 쏟아집니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기본. 살 떨리는 협박이 이어지고, 끄트머리엔 '돈 갚으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매일 반복됩니다. 악덕 사채업자들의 불법 추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부모, 친구, 직장까지 '달달'

수백, 수천 퍼센트의 살인적인 고금리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빚을 받아내기 위해 동원하는 수법, 얼마나 악질적인 수단인지에 대한 취재입니다.

취재진은 20대 여성 김 모 씨를 만났습니다. 김 씨는 대출 앱을 통해 한 대부업체와 연결됐습니다.

20만 원(주의 : 2천만 원 아님)을 빌렸습니다. 아버지 병원비 등 생활비가 너무 급했기 때문입니다.

김 씨가 갚아야 할 돈은 단 일주일 만에 두 배로 불었고, 이를 감당 못 하는 김 씨에게 업체는 다른 업체를 소개했습니다.

빌린 돈을 갚으려 또 다른 업체서 돈을 빌리길 반복했고, 어느 순간 수렁 속에서 헤어날 수 없었습니다.

사채업자들은 수시로 연락했습니다. 욕설과 협박으로 가득한 전화, 김 씨만 받은 게 아니었습니다.

부모님, 친구들, 심지어 직장까지. 괴롭힘은 끝이 없었습니다.

김 씨를 둘러싼 모든 인간 관계를 그야말로 달달 볶았습니다.

결국, 김 씨는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20만 원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 '말' 뿐이 아니었다

악몽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채업자들은 집요했고, 악랄했습니다.

김 씨의 성착취 영상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유포했습니다. SNS에도 무작위로 뿌렸습니다.

그 메시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제목] 김ㅇㅇ 씨의 영상 소유자입니다^^
...

n번방, 박사방, 그리고 엘 사건에서 등장했던, 그 성착취물입니다.

피해자들을 괴롭혀 성적인 영상을 찍게 하고, 그걸 서로 돌려보면서, 피해자들의 영혼까지 파괴하는 범죄. 그 범죄가 사채 추심과 결합한 겁니다.

■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여성만 피해를 본 게 아닙니다.

20대 남성 김 모 씨도 대출 중개 사이트에서 돈을 빌렸습니다.

불어나는 이자를 갚지 못했고, 결국 성착취물로 괴롭힘까지 당했습니다.

취재진이 파악한 이런 피해자만 수십여 명입니다.

채무자 주변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사채업자들, 어떻게 성착취물까지 손에 넣게 됐을까요?

n번방과 만난 불법 사채, 괴물이 된 불법 추심... KBS 1TV <뉴스9>에서 오늘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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