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가 2개? 황당한 이중등록 어쩌다…

입력 2023.02.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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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내용과 용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수두룩합니다.

그만큼 관리도 철저합니다. 본인이 아니면 발급 자체가 거의 어렵고, 담당 기관도 생산과 보관 절차가 매우 엄격합니다.

■ "처음 보는 주민등록번호였어요"

7살과 5살, 두 자녀가 있는 A 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에 찍힌 자녀들의 주민번호가 서로 달랐습니다. 자녀들의 주민번호가 2개씩이었던 겁니다.

A 씨가 직접 발견했던 건 아닙니다. 사실, 누가 두 서류의 주민번호가 다를 거라 생각하겠습니까.

서류를 제출받은 곳의 직원이 검토 작업을 하다 발견해 전화를 줬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문화센터에 등록하려면 주민등록등본하고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돼요. 주민센터에서 서류를 뽑아서 센터에 제출을 했는데, 아이들 주민등록번호가 다르다고 연락이 왔어요. 등본에 나온 뒷번호랑 가족관계증명서에 나온 뒷번호가 다 달랐어요."
- A 씨

처음엔 잘못 본 게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다르다'는 거듭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A 씨가 두 서류를 다시 비교해봤습니다. 정말 달랐습니다. 아래와 같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주민등록등본을 주로 쓰잖아요. 저도 등본에 나온 아이들 번호를 외우고 있었어요. 근데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봤는데 처음 보는 번호가 딱 있길래 당황스러웠죠. 한 두자리 틀린 것도 아니고 뒷자리가 전부 다 달랐어요."
- A 씨

■ 목포시청 "담당 직원의 실수"

어쩌다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걸까요.

A 씨는 해외에서 자녀 2명을 낳았습니다. 출생신고는 해당 국가의 한국 대사관에 했습니다. 이때는 주민번호 앞자리(생년월일)만 부여됐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전남 목포시로 전입신고를 했습니다. 이때 비로소 자녀들에게 주민번호 뒷자리가 부여됐습니다. 해외 출생자의 주민번호 생성 절차에 따른 조치입니다.

문제는 이때 생겼습니다. 주민등록 담당 공무원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였습니다.

A 씨의 자녀들에게 주민번호 뒷자리를 '두 번씩' 부여한 겁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시청에 통보하면 저희가 그걸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를 하거든요. 근데 동에서 같은 날 2차로 한 번 더 통보한 거예요. 저희는 1차 통보된 걸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했는데, 민원인이 사용한 번호(주민등록등본에 기재된 번호)는 2차 통보된 번호였던 거죠."
- 목포시청 관계자

■"실수한 직원은 사과 안 해"

A 씨는 곧바로 목포시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황당하고 화도 났지만, 아이들이 더 크기 전 문제를 발견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목포시청 담당자들도 곧바로 자초지종을 파악하고 나섰고, 하루 만에 A 씨 자녀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등본'을 기준으로 모두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피해를 본 A 씨 가족은 담당자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문화센터에 등록을 안 했으면 지금도 몰랐을 문제잖아요. 이거 처리하느라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기도 했고. 당연히 실수한 담당자 분이 저한테 사과 말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도 모른 척하고 계시니까. 주민번호는 평생 쓰는 건데 이렇게 틀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 A 씨

목포시 관계자는 K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로 민원인에게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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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번호가 2개? 황당한 이중등록 어쩌다…
    • 입력 2023-02-22 07:02:07
    취재K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내용과 용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수두룩합니다.

그만큼 관리도 철저합니다. 본인이 아니면 발급 자체가 거의 어렵고, 담당 기관도 생산과 보관 절차가 매우 엄격합니다.

■ "처음 보는 주민등록번호였어요"

7살과 5살, 두 자녀가 있는 A 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에 찍힌 자녀들의 주민번호가 서로 달랐습니다. 자녀들의 주민번호가 2개씩이었던 겁니다.

A 씨가 직접 발견했던 건 아닙니다. 사실, 누가 두 서류의 주민번호가 다를 거라 생각하겠습니까.

서류를 제출받은 곳의 직원이 검토 작업을 하다 발견해 전화를 줬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문화센터에 등록하려면 주민등록등본하고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돼요. 주민센터에서 서류를 뽑아서 센터에 제출을 했는데, 아이들 주민등록번호가 다르다고 연락이 왔어요. 등본에 나온 뒷번호랑 가족관계증명서에 나온 뒷번호가 다 달랐어요."
- A 씨

처음엔 잘못 본 게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다르다'는 거듭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A 씨가 두 서류를 다시 비교해봤습니다. 정말 달랐습니다. 아래와 같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주민등록등본을 주로 쓰잖아요. 저도 등본에 나온 아이들 번호를 외우고 있었어요. 근데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봤는데 처음 보는 번호가 딱 있길래 당황스러웠죠. 한 두자리 틀린 것도 아니고 뒷자리가 전부 다 달랐어요."
- A 씨

■ 목포시청 "담당 직원의 실수"

어쩌다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걸까요.

A 씨는 해외에서 자녀 2명을 낳았습니다. 출생신고는 해당 국가의 한국 대사관에 했습니다. 이때는 주민번호 앞자리(생년월일)만 부여됐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전남 목포시로 전입신고를 했습니다. 이때 비로소 자녀들에게 주민번호 뒷자리가 부여됐습니다. 해외 출생자의 주민번호 생성 절차에 따른 조치입니다.

문제는 이때 생겼습니다. 주민등록 담당 공무원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였습니다.

A 씨의 자녀들에게 주민번호 뒷자리를 '두 번씩' 부여한 겁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시청에 통보하면 저희가 그걸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를 하거든요. 근데 동에서 같은 날 2차로 한 번 더 통보한 거예요. 저희는 1차 통보된 걸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했는데, 민원인이 사용한 번호(주민등록등본에 기재된 번호)는 2차 통보된 번호였던 거죠."
- 목포시청 관계자

■"실수한 직원은 사과 안 해"

A 씨는 곧바로 목포시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황당하고 화도 났지만, 아이들이 더 크기 전 문제를 발견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목포시청 담당자들도 곧바로 자초지종을 파악하고 나섰고, 하루 만에 A 씨 자녀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등본'을 기준으로 모두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피해를 본 A 씨 가족은 담당자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문화센터에 등록을 안 했으면 지금도 몰랐을 문제잖아요. 이거 처리하느라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기도 했고. 당연히 실수한 담당자 분이 저한테 사과 말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도 모른 척하고 계시니까. 주민번호는 평생 쓰는 건데 이렇게 틀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 A 씨

목포시 관계자는 K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로 민원인에게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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