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고마웠어, 잘 가”…‘샹샹’ 끝까지 배웅한 일본인들

입력 2023.02.22 (14:59) 수정 2023.02.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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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샹샹판다 샹샹

일본의 ‘국민 판다’ 샹샹. 샹샹은 21일 줄곧 보금자리였던 도쿄 우에노동물원을 떠나 소유권이 있는 중국에 반환됐습니다.

샹샹이 화물차에 실려 나리타공항을 향해 나서는 길. 샹샹의 팬들은 이른 아침부터 동물원 앞을 가득 메웠습니다.

우에노동물원에서 샹샹이 탄 화물차를 향해 작별을 고하는 사람들우에노동물원에서 샹샹이 탄 화물차를 향해 작별을 고하는 사람들

손에는 판다 인형을, 또는 카메라를 들고 저마다 샹샹을 향해 작별을 고했습니다. 판다 모양의 모자를 쓰거나 귀마개를 한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화물차 안의 샹샹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팬들은 큰 소리로 샹샹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샹샹과 함께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배웅 행렬은 나리타공항까지 이어졌습니다. 팬들은 샹샹이 탄 비행기가 이륙해 눈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침 뉴스에서부터 우에노공원 현장 중계를 한 일본 공영방송 NHK는 매 시간대 뉴스마다 샹샹의 이동 상황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했습니다.

나리타공항에서 샹샹이 탄 비행기를 바라보는 사람들나리타공항에서 샹샹이 탄 비행기를 바라보는 사람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배웅하러 왔습니다”

다섯살인 샹샹은 2017년 우에노동물원에서 태어났습니다. 도쿄에서는 29년 만에 태어난 판다입니다.

2011년 도쿄도가 판다의 번식 학술연구를 위해 중국에서 샹샹의 엄마와 아빠인 싱싱과 리리를 대여해왔고, 샹샹이 태어난 겁니다.

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샹샹’(도쿄동물원협회 유튜브)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샹샹’(도쿄동물원협회 유튜브)

일본이 판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2년 중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를 계기로 중국은 판다 수컷 캉캉과 암컷 랑랑을 일본으로 보냈습니다.

우에노동물원의 판다는 중일 우호의 상징이었던 겁니다. 일본에 판다가 온 지 정확히 50년이 된 지난해 10월 28일에는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1972년 중국이 일본으로 보낸 판다 캉캉과 랑랑1972년 중국이 일본으로 보낸 판다 캉캉과 랑랑

우에노동물원은 1986년 판다 번식에 성공했고, 일본에서 처음 태어난 판다가 ‘통통’입니다. 당시 이름 공모에만 27만 건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우에노동물원에서 처음 태어난 판다 ‘통통’(도쿄동물원협회 유튜브)우에노동물원에서 처음 태어난 판다 ‘통통’(도쿄동물원협회 유튜브)

하지만 판다 통통이 2000년에, 또 다른 판다 링링이 2008년에 죽어 우에노공원에서 판다를 볼 수 없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 이듬해 동물원의 관람객은 1948년 이래 처음으로 3백만 명을 밑돌았다고 하니, 판다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후 3년 만에 샹샹의 엄마와 아빠가 중국에서 건너 온 겁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일본의 TV뉴스나 신문에서도 판다의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고, 동물을 좋아해서인지 일본의 판다 사랑은 각별했습니다.

샹샹이 떠나는 길에도 긴 시간 비행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대비해 샹샹을 돌봐왔던 사육사 두 명이 동행했습니다. 동물원은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샹샹이 가는 길을 중계라도 하듯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중국으로 떠나는 샹샹(도쿄동물원협회)중국으로 떠나는 샹샹(도쿄동물원협회)




우에노동물원은 샹샹이 기내에서 불안한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쓰촨성에 도착한 샹샹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다시 화물차를 타고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센터 야안기지로 이동했습니다.

샹샹이 탄 화물차가 중국 청두의 고속도로에 세워져 있다(트위터)샹샹이 탄 화물차가 중국 청두의 고속도로에 세워져 있다(트위터)

일본인들은 샹샹이 중국에 돌아가서도 잘 지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SNS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시 샹샹에게 인사를 전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에노 판다 가족을 주제로 만든 오니기리(트위터)우에노 판다 가족을 주제로 만든 오니기리(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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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고마웠어, 잘 가”…‘샹샹’ 끝까지 배웅한 일본인들
    • 입력 2023-02-22 14:59:20
    • 수정2023-02-22 15:16:34
    특파원 리포트
판다 샹샹
일본의 ‘국민 판다’ 샹샹. 샹샹은 21일 줄곧 보금자리였던 도쿄 우에노동물원을 떠나 소유권이 있는 중국에 반환됐습니다.

샹샹이 화물차에 실려 나리타공항을 향해 나서는 길. 샹샹의 팬들은 이른 아침부터 동물원 앞을 가득 메웠습니다.

우에노동물원에서 샹샹이 탄 화물차를 향해 작별을 고하는 사람들
손에는 판다 인형을, 또는 카메라를 들고 저마다 샹샹을 향해 작별을 고했습니다. 판다 모양의 모자를 쓰거나 귀마개를 한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화물차 안의 샹샹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팬들은 큰 소리로 샹샹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샹샹과 함께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배웅 행렬은 나리타공항까지 이어졌습니다. 팬들은 샹샹이 탄 비행기가 이륙해 눈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침 뉴스에서부터 우에노공원 현장 중계를 한 일본 공영방송 NHK는 매 시간대 뉴스마다 샹샹의 이동 상황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했습니다.

나리타공항에서 샹샹이 탄 비행기를 바라보는 사람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배웅하러 왔습니다”

다섯살인 샹샹은 2017년 우에노동물원에서 태어났습니다. 도쿄에서는 29년 만에 태어난 판다입니다.

2011년 도쿄도가 판다의 번식 학술연구를 위해 중국에서 샹샹의 엄마와 아빠인 싱싱과 리리를 대여해왔고, 샹샹이 태어난 겁니다.

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샹샹’(도쿄동물원협회 유튜브)
일본이 판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2년 중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를 계기로 중국은 판다 수컷 캉캉과 암컷 랑랑을 일본으로 보냈습니다.

우에노동물원의 판다는 중일 우호의 상징이었던 겁니다. 일본에 판다가 온 지 정확히 50년이 된 지난해 10월 28일에는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1972년 중국이 일본으로 보낸 판다 캉캉과 랑랑
우에노동물원은 1986년 판다 번식에 성공했고, 일본에서 처음 태어난 판다가 ‘통통’입니다. 당시 이름 공모에만 27만 건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우에노동물원에서 처음 태어난 판다 ‘통통’(도쿄동물원협회 유튜브)
하지만 판다 통통이 2000년에, 또 다른 판다 링링이 2008년에 죽어 우에노공원에서 판다를 볼 수 없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 이듬해 동물원의 관람객은 1948년 이래 처음으로 3백만 명을 밑돌았다고 하니, 판다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후 3년 만에 샹샹의 엄마와 아빠가 중국에서 건너 온 겁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일본의 TV뉴스나 신문에서도 판다의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고, 동물을 좋아해서인지 일본의 판다 사랑은 각별했습니다.

샹샹이 떠나는 길에도 긴 시간 비행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대비해 샹샹을 돌봐왔던 사육사 두 명이 동행했습니다. 동물원은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샹샹이 가는 길을 중계라도 하듯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중국으로 떠나는 샹샹(도쿄동물원협회)



우에노동물원은 샹샹이 기내에서 불안한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쓰촨성에 도착한 샹샹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다시 화물차를 타고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센터 야안기지로 이동했습니다.

샹샹이 탄 화물차가 중국 청두의 고속도로에 세워져 있다(트위터)
일본인들은 샹샹이 중국에 돌아가서도 잘 지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SNS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시 샹샹에게 인사를 전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에노 판다 가족을 주제로 만든 오니기리(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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