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이 최신상 스마트폰으로 찍은 단편 ‘FAITH’

나홍진 감독이 최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단편 'FAITH(페이스)'가 2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 작품은 한 남성(고준 분)이 악의 소굴을 찾아가 빌런(악당)들을 제거하고 보스(최무성)로부터 원하던 '열쇠'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남성 또한 다른 이(엄태구)에 의해 제거되며 새로운 전개를 예고한다. 러닝타임은 10분이다.

이날 메가박스 코엑스 내 돌비 시네마 관에서 상영된 작품은 마치 블록버스터의 한 토막을 가져와 대형 스크린에 펼쳐놓은 듯 시종일관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나 감독이 단편 제작에 활용한 기기는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3 울트라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도록 카메라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인 제품이다.

어두침침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캐릭터들의 액션 연기는 물론 중화기가 거센 화염을 내뿜는 상황, 빌런들이 주인공과 몸싸움 끝에 바닥에 거꾸로 처박히는 모습 등이 화면 안을 화려하게 채웠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됐다는 사전 소개가 없었더라면 영화제작 현장에서 활용되는 보통의 카메라로 찍어 스크린에 올렸을 것으로 여겨질 만큼 자연스러웠다.

나 감독은 "많은 테스트를 했고, 카메라의 특징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어려움 없이 촬영했다"고 제작과정을 돌아봤다.

이어 "이제는 저를 비롯해 (카메라 기기) 성능이 안 됐다는 핑계를 댈 수 없게 됐다. 괜히 했나 싶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작품에 함께한 배우들은 스마트폰으로 진행된 촬영 현장이 별다른 부담이 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최무성은 "저는 편했던 거 같다"면서 "일반적으로 카메라의 크기가 있고, 렌즈가 보이는데 (스마트폰은) 카메라가 작으니 '롱샷'을 찍을 때는 (오히려) 안 보여서 무리가 없었던 거 같다"고 떠올렸다.

고준도 "최무성 선배님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 '내가 편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찍을 때 (카메라가) 조그맣다 보니 오히려 더 많은 스태프가 들어오시는 거 같더라"고 현장 경험을 설명했다.

실제로 엔딩 크레딧에는 300명 안팎의 스태프 이름이 올라왔다.

이 영화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본 설정으로 볼 수 있는 '오토 포커스' 기능을 활용해 촬영됐다.

피사체에 대한 초점이 자동으로 잡히다 보니 카메라가 배우는 물론 벽에 걸린 초상화에 초점을 반복해서 맞추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 감독은 "자꾸 초상화에 포커스가 가서 곤란했는데, (초상화가) 총을 맞고 나서 얼굴에 구멍이 뚫리니 그때부터는 인식이 다르더라. 희한하더라"라며 웃었다.

그는 스마트폰 촬영에 대한 문제로는 "아쉬운 게 렌즈였다"며 "(촬영 과정에서) 렌즈 교체가 됐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