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때 벗고 다시 찾은 빛…‘순국 113주기’ 안중근 유물 복원 공개

입력 2023.02.23 (21:46) 수정 2023.02.2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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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하얼빈 역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기를 맞아 안중근 의사의 혼이 담긴 글씨가 긴 세월의 때와 상처를 씻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김석 기잡니다.

[리포트]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

열차에서 내린 이토 히로부미를 겨냥한 세 발의 총성.

조국을 위해 총을 든 31살 청년 안중근.

그 고결하고 드높은 기개는 안중근 의사가 감옥에서 쓴 글씨에 오롯이 담겼습니다.

뜻 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

천당의 복은 영원한 즐거움이다.

안중근의 인품에 감복한 일본인들이 대대로 소중히 간직하다가 돌려준 글씨.

긴 세월에 때가 쌓이고 상처가 났습니다.

[남유미/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 수석연구원 : "꺾임이 심하고 들떠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3월 전면적인 보존 처리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글씨를 떼어낸 뒤 10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 풀로 뒷면에 종이를 덧대고 말리기를 반복했습니다.

[남유미/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 수석연구원 : "잘 떨어진다고 해야 될까요? 불룩하지 않고 오목하지 않고 그리고 편안한 상태로 늘어뜨리기 위해서는 배접(종이 여러 겹 붙이기)을 여러 번 나눠서 할 수밖에 없고요."]

종이가 울지 않도록 장황 천을 천연 소재로 바꾸고, 안전하게 보전할 수 있게 축과 보관함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1년여에 걸친 보존 처리 끝에 말끔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류문형/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 : "안중근 의사 유물 보존 처리 작업을 통해 가지고 우리 젊은 세대들이 좀 더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더 잘 이해를 하고 좀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존 처리를 마친 유물과 재판 장면을 담은 화첩, 그리고 안중근 의사와 동지, 가족 등을 담은 최초의 인화본 사진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박미주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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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은 때 벗고 다시 찾은 빛…‘순국 113주기’ 안중근 유물 복원 공개
    • 입력 2023-02-23 21:46:15
    • 수정2023-02-23 2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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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하얼빈 역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기를 맞아 안중근 의사의 혼이 담긴 글씨가 긴 세월의 때와 상처를 씻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김석 기잡니다.

[리포트]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

열차에서 내린 이토 히로부미를 겨냥한 세 발의 총성.

조국을 위해 총을 든 31살 청년 안중근.

그 고결하고 드높은 기개는 안중근 의사가 감옥에서 쓴 글씨에 오롯이 담겼습니다.

뜻 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

천당의 복은 영원한 즐거움이다.

안중근의 인품에 감복한 일본인들이 대대로 소중히 간직하다가 돌려준 글씨.

긴 세월에 때가 쌓이고 상처가 났습니다.

[남유미/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 수석연구원 : "꺾임이 심하고 들떠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3월 전면적인 보존 처리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글씨를 떼어낸 뒤 10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 풀로 뒷면에 종이를 덧대고 말리기를 반복했습니다.

[남유미/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 수석연구원 : "잘 떨어진다고 해야 될까요? 불룩하지 않고 오목하지 않고 그리고 편안한 상태로 늘어뜨리기 위해서는 배접(종이 여러 겹 붙이기)을 여러 번 나눠서 할 수밖에 없고요."]

종이가 울지 않도록 장황 천을 천연 소재로 바꾸고, 안전하게 보전할 수 있게 축과 보관함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1년여에 걸친 보존 처리 끝에 말끔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류문형/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 : "안중근 의사 유물 보존 처리 작업을 통해 가지고 우리 젊은 세대들이 좀 더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더 잘 이해를 하고 좀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존 처리를 마친 유물과 재판 장면을 담은 화첩, 그리고 안중근 의사와 동지, 가족 등을 담은 최초의 인화본 사진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박미주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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