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합훈련 중단’ 집착…사사건건 대응 부담되나?

입력 2023.02.24 (16: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군사적긴장격화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미국이 남조선에 대한 전략자산전개공약을 포기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각종 명목의 련합훈련들을 중지하는것과 같은 명백한 행동적립장을 보이는것이다. (북한 외무성, 오늘)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성격에 달려있다. (김여정, 지난 20일)

북한은 오늘, 어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하며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이 북침연습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미국을 향해 쓴 담화에는 북한에 대한 적대적 관행을 계속 이어간다면 선전포고로 간주될 거라는 위협도 담겼습니다.

그러면서 ①남한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포기와 ②연합훈련 중지를 요구했는데요. 미국이 두 가지만 포기하면 북한도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중단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태평양을 '사격장'에 빗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향후 자신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국의 행동에 달렸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 연합훈련 빌미 사사건건 도발 예고

김여정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한 다음 날인 지난 19일 "적의 행동 '건건사사'(사사건건)를 주시할것이며, 매사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이 말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한미가 화성-15형 발사에 맞대응해 B-1B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연합 공중훈련을 하자, 북한은 또 다음날 동해상으로 600mm 방사포 2발을 쐈습니다. 그러면서 유사시 한국의 공군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방사포 발사가 한미 공중전력에 대한 상응한 도발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한미일 해군이 이에 대응해 미사일 방어 훈련을 하고, 한미가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해 확장억제 운용연습을 하자 또다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밝힌 화살-2형의 비행거리가 2,000km인 점으로 미뤄, 일본과 주일 미군기지까지 타격권에 넣은 훈련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김여정의 공언대로 북한은 최근 며칠 간 나름대로 사사건건 대응을 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미일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약 4개월 만에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출처 : 합참, 지난 22일)한미일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약 4개월 만에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출처 : 합참, 지난 22일)

■ "강화된 한미 대응에 북 압박감 ↑"

전문가들은 북한이 잇따라 대미 메시지를 내놓으며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집착하는 점에 주목합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연합 훈련이 올 상반기에만 20개가 예정돼 있고, 미공개 훈련도 많다"며 "여기에 하나하나 다 반응하기에는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부담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홍 실장은 "북한은 한미연합 훈련에 대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된 무기를 쓰고 있는데, 대부분 재래식 무기가 아니라 전술핵 탑재가 가능할 정도까지 끌어올려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한미일 훈련 중에는 북한이 자신들의 무기로 커버할 수 없는 영역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말이 갈수록 호전적으로 거칠어지고 있지만, 강화된 한미연합 훈련에 상당한 심적 압박을 받고 있을 거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이달 7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전쟁준비태세 완비"를 주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은 실제 한미가 북한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현재 남북 간, 북미 간 돌파구가 없는 상태에서 북한으로서도 '불확실성'이 어디까지 갈지 몰라 현 상황에 대해 실질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어제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오늘 밝혔다 (출처 : 조선중앙TV, 오늘)북한이 어제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오늘 밝혔다 (출처 : 조선중앙TV, 오늘)

■ "핵은 자위권" 고수…다음 달 고비?

다만, 북한의 잇따른 담화는 향후 도발을 위한 명분 축적이 기본적인 목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북한이 김여정이나 외무성 등을 통해 내놓는 담화는 자신들의 핵 개발이 '주권 국가의 합법적인 자위권'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려는 유엔을 비난하는 논리로도 쓰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 긴장 고조의 근본 원인인 자신들의 핵 개발을 자주권으로, 이를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한미의 대응을 적대시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 지금 같은 강 대 강 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가 연합 훈련을 계기로 앞으로도 꾸준히 전개돼 일상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역시 일상화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다음 달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연습 '프리덤실드(자유의 방패)' 기간이 중대 고비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북, ‘연합훈련 중단’ 집착…사사건건 대응 부담되나?
    • 입력 2023-02-24 16:14:41
    취재K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군사적긴장격화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미국이 남조선에 대한 전략자산전개공약을 포기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각종 명목의 련합훈련들을 중지하는것과 같은 명백한 행동적립장을 보이는것이다. (북한 외무성, 오늘)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성격에 달려있다. (김여정, 지난 20일)

북한은 오늘, 어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하며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이 북침연습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미국을 향해 쓴 담화에는 북한에 대한 적대적 관행을 계속 이어간다면 선전포고로 간주될 거라는 위협도 담겼습니다.

그러면서 ①남한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포기와 ②연합훈련 중지를 요구했는데요. 미국이 두 가지만 포기하면 북한도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중단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태평양을 '사격장'에 빗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향후 자신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국의 행동에 달렸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 연합훈련 빌미 사사건건 도발 예고

김여정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한 다음 날인 지난 19일 "적의 행동 '건건사사'(사사건건)를 주시할것이며, 매사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이 말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한미가 화성-15형 발사에 맞대응해 B-1B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연합 공중훈련을 하자, 북한은 또 다음날 동해상으로 600mm 방사포 2발을 쐈습니다. 그러면서 유사시 한국의 공군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방사포 발사가 한미 공중전력에 대한 상응한 도발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한미일 해군이 이에 대응해 미사일 방어 훈련을 하고, 한미가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해 확장억제 운용연습을 하자 또다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밝힌 화살-2형의 비행거리가 2,000km인 점으로 미뤄, 일본과 주일 미군기지까지 타격권에 넣은 훈련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김여정의 공언대로 북한은 최근 며칠 간 나름대로 사사건건 대응을 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미일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약 4개월 만에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출처 : 합참, 지난 22일)
■ "강화된 한미 대응에 북 압박감 ↑"

전문가들은 북한이 잇따라 대미 메시지를 내놓으며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집착하는 점에 주목합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연합 훈련이 올 상반기에만 20개가 예정돼 있고, 미공개 훈련도 많다"며 "여기에 하나하나 다 반응하기에는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부담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홍 실장은 "북한은 한미연합 훈련에 대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된 무기를 쓰고 있는데, 대부분 재래식 무기가 아니라 전술핵 탑재가 가능할 정도까지 끌어올려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한미일 훈련 중에는 북한이 자신들의 무기로 커버할 수 없는 영역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말이 갈수록 호전적으로 거칠어지고 있지만, 강화된 한미연합 훈련에 상당한 심적 압박을 받고 있을 거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이달 7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전쟁준비태세 완비"를 주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은 실제 한미가 북한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현재 남북 간, 북미 간 돌파구가 없는 상태에서 북한으로서도 '불확실성'이 어디까지 갈지 몰라 현 상황에 대해 실질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어제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오늘 밝혔다 (출처 : 조선중앙TV, 오늘)
■ "핵은 자위권" 고수…다음 달 고비?

다만, 북한의 잇따른 담화는 향후 도발을 위한 명분 축적이 기본적인 목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북한이 김여정이나 외무성 등을 통해 내놓는 담화는 자신들의 핵 개발이 '주권 국가의 합법적인 자위권'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려는 유엔을 비난하는 논리로도 쓰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 긴장 고조의 근본 원인인 자신들의 핵 개발을 자주권으로, 이를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한미의 대응을 적대시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 지금 같은 강 대 강 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가 연합 훈련을 계기로 앞으로도 꾸준히 전개돼 일상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역시 일상화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다음 달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연습 '프리덤실드(자유의 방패)' 기간이 중대 고비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