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연합노련 위원장 영장…“억대 단협비 혐의”

입력 2023.02.25 (07:37) 수정 2023.02.2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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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와 수사당국이 "'건설노조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 단위 건설노조 위원장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건설회사를 압박해, 급여 외에 추가로 받는 돈, 이른바 '단협비'를 1억 원 넘게 챙겼단 혐의입니다.

김우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경비원들의 저지를 뚫고 노조원들이 진입합니다.

["들어가지 마시라니까…."]

고성이 오가고, 결국, 작업은 중단됩니다.

["짐 챙겨서 나가요. 핸드폰 들이밀지 말고요."]

노조원들은, 한국노총 산하 최대 건설노조인 '연합건설노조' 소속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불법 고용을 막기 위한, 노조 차원의 현장 단속임을 내세웠지만, 건설사 측에선 다른 주장을 폈습니다.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 "(노조원 채용 요구하면서) 현장 와가지고 현장 점거하고, 일 못 하게 하고 밖에서 계속 집회하고 그랬죠."]

경찰은 이런 활동에 대해, 공동 공갈과 강요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물리력을 동원해 채용을 강요하고, 거부하는 현장에선, '단협비' '월례비' 등 명목의 금품을 받아냈다는 겁니다.

이승조 연합건설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전 연합건설노조 관계자/음성변조 : "집행부에서 마련해 준 통장으로 계좌(돈)를 쏘라고 하고요. 통장 사본을 가지고 현장을 찾아가서 현장 공무(직원)에 전달해 주면서 이리로 돈을 송금하라고 합니다."]

경찰은 이 노조가 건설사 10여 곳에서 1억 여원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이 위원장 등 간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노조 운영비로 자신의 아파트와 건물을 샀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KBS가 보도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도, 횡령 혐의로 별도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연합건설노조 관계자/음성변조 : "입장을 말씀드릴 게 있습니까 우리가…."]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한국노총 내 상급단체인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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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노총 연합노련 위원장 영장…“억대 단협비 혐의”
    • 입력 2023-02-25 07:37:14
    • 수정2023-02-25 07: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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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와 수사당국이 "'건설노조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 단위 건설노조 위원장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건설회사를 압박해, 급여 외에 추가로 받는 돈, 이른바 '단협비'를 1억 원 넘게 챙겼단 혐의입니다.

김우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경비원들의 저지를 뚫고 노조원들이 진입합니다.

["들어가지 마시라니까…."]

고성이 오가고, 결국, 작업은 중단됩니다.

["짐 챙겨서 나가요. 핸드폰 들이밀지 말고요."]

노조원들은, 한국노총 산하 최대 건설노조인 '연합건설노조' 소속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불법 고용을 막기 위한, 노조 차원의 현장 단속임을 내세웠지만, 건설사 측에선 다른 주장을 폈습니다.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 "(노조원 채용 요구하면서) 현장 와가지고 현장 점거하고, 일 못 하게 하고 밖에서 계속 집회하고 그랬죠."]

경찰은 이런 활동에 대해, 공동 공갈과 강요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물리력을 동원해 채용을 강요하고, 거부하는 현장에선, '단협비' '월례비' 등 명목의 금품을 받아냈다는 겁니다.

이승조 연합건설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전 연합건설노조 관계자/음성변조 : "집행부에서 마련해 준 통장으로 계좌(돈)를 쏘라고 하고요. 통장 사본을 가지고 현장을 찾아가서 현장 공무(직원)에 전달해 주면서 이리로 돈을 송금하라고 합니다."]

경찰은 이 노조가 건설사 10여 곳에서 1억 여원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이 위원장 등 간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노조 운영비로 자신의 아파트와 건물을 샀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KBS가 보도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도, 횡령 혐의로 별도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연합건설노조 관계자/음성변조 : "입장을 말씀드릴 게 있습니까 우리가…."]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한국노총 내 상급단체인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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