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시청률 78% 전설의 138일 생방송

입력 2023.02.25 (09: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세계기록유산 KBS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40주년 기념, 시사기획 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에서〉

〈녹취〉유철종,이지연 아나운서(1983년)
“안녕하세요. 1월도 이제 마지막 주의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아이들 방학도 얼마 안 남았네요?”
“그렇죠. 어떻게 1월 잘 보내신 것 같으세요?”

<인터뷰>이지연 아나운서
"지금 아침마당 전신 프로그램이 스튜디오 830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일주일 동안 6.25 33주년 기념 특별 기획을 했었어요. 하나둘 서서히 전화가 오기 시작하니까 담당 피디가 이거를 한 번 기획해보자 해가지고 6월 30일 날 방송을 시작했어요."

<녹취>유철종 아나운서
"6.25때 잃으신 가족을 찾으실 분들 저희 오늘 방송을 하겠습니다. 생방송입니다. 신청해주십시오. 그랬더니 저희 예상을 뒤엎었어요. 너무나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셔가지고."

<인터뷰>이지연
"그런데 방송 시작하자마자 30분 만에 이산가족을 찾은 거예요."

<녹취>
맞답니다. 맞아요.
엄마, 세상에...
두 분이 어떤 사이세요?
만세!
당금녀 씨. 언니...

{음악: 패티김-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인터뷰>이지연 아나운서
"패티김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이제 방송 알리는 음악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온 가족이 설거지하다 말고 내가 이산가족이 아니어도 다 TV 앞에 모여 앉는 거예요. 그리고 이제 하염없이 새벽 1시고 2시고 같이 우시는 거예요. 그리고 같이 찾아주는 마음으로 온 국민이 그러다 보니까 최고 시청률이 78%가 나온 거예요. 그렇게 이산가족의 역사가 시작이 되고 연결이 되고 이어졌던 거죠."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특별생방송은 무려 138일 동안 진행했습니다. 모두 10만여 건의 사연이 접수됐고, 가족을 찾는다는 벽보는 KBS 본관과 여의도공원 일대를 뒤덮었죠.

당시 이 방송으로 만 백89가족이 상봉했습니다. 사연판 한 장, 한 장은 말 그대로 역사가 됐는데요. 전쟁과 분단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KBS 기록물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올해가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한 지 딱 40주년이 됐는데요. 그래서 시사기획 창에서 이산가족 특집으로 다큐를 만든다고 해서 저도 출연해서 인터뷰를 했어요.

어느새 정말 40년이 됐네요. 선배님은 그때 방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산가족이 있으세요?

피난 직후 헤어졌던 남매를 찾은 분들인데요.

<녹취>
“6566번 김정애 씨. 대전에서 여동생이라는 분이 바로 이분입니다. 성명 미상의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허현철/상봉 가족
"낮에는 집에 안 있으니까 이제 저녁에 와서 낮에 녹화해놨던 거를 다시 뒤져봤더니 내 동생 제주도 게 나오는 거야. 딱 보니까. 사연이 기가 막힌 거야. 오빠 이름 모름. 끝에 철자만 아는 거야. 철자만...빨리 오시오 그래서 대전총국으로 갔죠. 그래서 거기서 바로 화면 반반씩 나와서 이제 알아보게 된 거지. 미치겠더라고요."

<녹취>
(여자아나운서)KBS 대전방송국과 제주방송국을 동시에 연결하겠습니다. 먼저 대전방송국 나와주세요.
(남자아나운서)네, 대전입니다.
(동생)오빠다!
(남자아나운서)대전에서는 지금 대전 19번 허현철 씨가 나와계십니다.
(동생)저 어렸을 적에 이발소집에 맡겨놓고 갔었어요.
(오빠)네, 맞아요.
(동생)날씨가 흐리고요.
(오빠)네, 맞아요.
(동생)오빠. 오빠. (오열하는 남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

(오빠)너의 이름이 김씨가 아니고 허씨야. 허현옥이라고.
(동생)네, 이름도 모르고 살았단 말이야. 나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요. 오빠, 이제 죽어도 한이 없어요.

<인터뷰>허현철/상봉가족
"그러니까 얘기를 들어 보니 이름이 그렇게 됐으니 내가 어떻게 찾아. 내가 그냥 한 맺힌 말을 했어요. 개도 이름이 있는데 네 이름은 있어야 할 거 아니냐. (울먹) 이제 KBS에서 이제 제주도 총국으로 전화를 해서 서울로 비행기 타고 와서 콜택시를 타고 대전총국으로. 거기서 거의 3시간, 4시간을 기다렸죠."

(동생)오빠! 오빠!
(오빠)이게 웬일이냐!

<인터뷰>허현철/상봉가족
"고맙죠. 살아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덤으로 사는 거잖아요. 덤으로 살아요."

여/사실 저도 이산가족이에요.
남/진짜요? 선배님? 누구와 헤어지셨어요?
여/하나뿐인 오빠가 북한에 있는데요.
2000년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만났어요.

<녹취>이지연/아나운서
“남북이산가족찾기를 하는데, 저는 오빠가 살아계실 거 같은 생각은 하면서도 그 얘긴 못했어요. 그래서 마음속엔 늘 138일 동안 마음속에 오빠를 가슴에 안고 방송을 하니까, 특히 오빠가 여동생 찾을 때, 그리고 그때 엄마가 살아계셨거든요. 엄마가 아들을 찾을 때는 제가 진행을 못 하겠더라고요. 남자 사회자한테 부탁하고 뒤에 가서 울고 했었어요.”

#남북이산가족 #상봉 #전쟁 #분단 #고향 #통일 #가상현실 #VR #남북회담 #영상편지 #적십자 #가족 #휴전선 #생이별 #향수 #프루스트 #잃어버린_시간

취재기자 : 김진희
촬영기자 : 안용습
영상편집 : 성동혁
자료조사 : 황현비
조연출 : 진의선

방송일시 : KBS 1TV 2023년 2월 21일(화) 밤 10시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program.kbs.co.kr/1tv/news/sisachang/pc/index.html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indow.sisa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창+] 시청률 78% 전설의 138일 생방송
    • 입력 2023-02-25 09:08:22
    취재K
▲ 〈세계기록유산 KBS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40주년 기념, 시사기획 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에서〉

〈녹취〉유철종,이지연 아나운서(1983년)
“안녕하세요. 1월도 이제 마지막 주의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아이들 방학도 얼마 안 남았네요?”
“그렇죠. 어떻게 1월 잘 보내신 것 같으세요?”

<인터뷰>이지연 아나운서
"지금 아침마당 전신 프로그램이 스튜디오 830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일주일 동안 6.25 33주년 기념 특별 기획을 했었어요. 하나둘 서서히 전화가 오기 시작하니까 담당 피디가 이거를 한 번 기획해보자 해가지고 6월 30일 날 방송을 시작했어요."

<녹취>유철종 아나운서
"6.25때 잃으신 가족을 찾으실 분들 저희 오늘 방송을 하겠습니다. 생방송입니다. 신청해주십시오. 그랬더니 저희 예상을 뒤엎었어요. 너무나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셔가지고."

<인터뷰>이지연
"그런데 방송 시작하자마자 30분 만에 이산가족을 찾은 거예요."

<녹취>
맞답니다. 맞아요.
엄마, 세상에...
두 분이 어떤 사이세요?
만세!
당금녀 씨. 언니...

{음악: 패티김-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인터뷰>이지연 아나운서
"패티김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이제 방송 알리는 음악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온 가족이 설거지하다 말고 내가 이산가족이 아니어도 다 TV 앞에 모여 앉는 거예요. 그리고 이제 하염없이 새벽 1시고 2시고 같이 우시는 거예요. 그리고 같이 찾아주는 마음으로 온 국민이 그러다 보니까 최고 시청률이 78%가 나온 거예요. 그렇게 이산가족의 역사가 시작이 되고 연결이 되고 이어졌던 거죠."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특별생방송은 무려 138일 동안 진행했습니다. 모두 10만여 건의 사연이 접수됐고, 가족을 찾는다는 벽보는 KBS 본관과 여의도공원 일대를 뒤덮었죠.

당시 이 방송으로 만 백89가족이 상봉했습니다. 사연판 한 장, 한 장은 말 그대로 역사가 됐는데요. 전쟁과 분단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KBS 기록물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올해가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한 지 딱 40주년이 됐는데요. 그래서 시사기획 창에서 이산가족 특집으로 다큐를 만든다고 해서 저도 출연해서 인터뷰를 했어요.

어느새 정말 40년이 됐네요. 선배님은 그때 방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산가족이 있으세요?

피난 직후 헤어졌던 남매를 찾은 분들인데요.

<녹취>
“6566번 김정애 씨. 대전에서 여동생이라는 분이 바로 이분입니다. 성명 미상의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허현철/상봉 가족
"낮에는 집에 안 있으니까 이제 저녁에 와서 낮에 녹화해놨던 거를 다시 뒤져봤더니 내 동생 제주도 게 나오는 거야. 딱 보니까. 사연이 기가 막힌 거야. 오빠 이름 모름. 끝에 철자만 아는 거야. 철자만...빨리 오시오 그래서 대전총국으로 갔죠. 그래서 거기서 바로 화면 반반씩 나와서 이제 알아보게 된 거지. 미치겠더라고요."

<녹취>
(여자아나운서)KBS 대전방송국과 제주방송국을 동시에 연결하겠습니다. 먼저 대전방송국 나와주세요.
(남자아나운서)네, 대전입니다.
(동생)오빠다!
(남자아나운서)대전에서는 지금 대전 19번 허현철 씨가 나와계십니다.
(동생)저 어렸을 적에 이발소집에 맡겨놓고 갔었어요.
(오빠)네, 맞아요.
(동생)날씨가 흐리고요.
(오빠)네, 맞아요.
(동생)오빠. 오빠. (오열하는 남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

(오빠)너의 이름이 김씨가 아니고 허씨야. 허현옥이라고.
(동생)네, 이름도 모르고 살았단 말이야. 나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요. 오빠, 이제 죽어도 한이 없어요.

<인터뷰>허현철/상봉가족
"그러니까 얘기를 들어 보니 이름이 그렇게 됐으니 내가 어떻게 찾아. 내가 그냥 한 맺힌 말을 했어요. 개도 이름이 있는데 네 이름은 있어야 할 거 아니냐. (울먹) 이제 KBS에서 이제 제주도 총국으로 전화를 해서 서울로 비행기 타고 와서 콜택시를 타고 대전총국으로. 거기서 거의 3시간, 4시간을 기다렸죠."

(동생)오빠! 오빠!
(오빠)이게 웬일이냐!

<인터뷰>허현철/상봉가족
"고맙죠. 살아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덤으로 사는 거잖아요. 덤으로 살아요."

여/사실 저도 이산가족이에요.
남/진짜요? 선배님? 누구와 헤어지셨어요?
여/하나뿐인 오빠가 북한에 있는데요.
2000년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만났어요.

<녹취>이지연/아나운서
“남북이산가족찾기를 하는데, 저는 오빠가 살아계실 거 같은 생각은 하면서도 그 얘긴 못했어요. 그래서 마음속엔 늘 138일 동안 마음속에 오빠를 가슴에 안고 방송을 하니까, 특히 오빠가 여동생 찾을 때, 그리고 그때 엄마가 살아계셨거든요. 엄마가 아들을 찾을 때는 제가 진행을 못 하겠더라고요. 남자 사회자한테 부탁하고 뒤에 가서 울고 했었어요.”

#남북이산가족 #상봉 #전쟁 #분단 #고향 #통일 #가상현실 #VR #남북회담 #영상편지 #적십자 #가족 #휴전선 #생이별 #향수 #프루스트 #잃어버린_시간

취재기자 : 김진희
촬영기자 : 안용습
영상편집 : 성동혁
자료조사 : 황현비
조연출 : 진의선

방송일시 : KBS 1TV 2023년 2월 21일(화) 밤 10시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program.kbs.co.kr/1tv/news/sisachang/pc/index.html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indow.sisa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