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미국 법조 명문가, 자식 범죄 덮으려다 ‘풍비박산’

입력 2023.03.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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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알렉스 머독(오른쪽). 전 변호사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법조 명문가 출신이다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알렉스 머독(오른쪽). 전 변호사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법조 명문가 출신이다

최근 미국 TV를 달구고 있는 법정 사건이 있습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입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햄프턴 카운티에서 100년 동안 법조 명망가로 이름났던, 그래서 이 지역의 치안과 권력을 좌지우지했던 한 집안이 파탄나고 있습니다. 장본인은 가장인 알렉스 머독 전 변호사. 아내와 작은아들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1년 넘게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돼 온 이 집안의 사건은 까면 깔수록 양파처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사건은 2021년 6월에 벌어진 살인에서 시작되지만, 실제는 2019년 작은아들이 벌인 상해치사 사건을 권력으로 덮으려 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00년 동안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가 지역의 최고 검사로 선출돼 활동해 온( 심지어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 법정에는 증조부의 사진이 걸려있다고 합니다) 머독 집안이 풍비박산 나기까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 총격에 희생된 아내와 아들…석 달 뒤 용의자 된 알렉스 머독

2021년 6월 7일, 현재 머독 집안의 가장이자 지역 3개 카운티를 오가는 가문의 로펌을 운영하고 있는 알렉스 머독은 오후 10시 7분에 911에 전화를 걸어 콜튼 카운티의 시골 사냥터에 있는 가족의 개 사육장 근처에서 아내인 마가렛(52세)과 아들 폴(22세)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신고합니다.

"저는 나갔다 방금 돌아왔습니다." 머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911 대원에게 살인 사건을 신고합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머독은 그날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와 간병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면서 집에서 아내를 본 지 오래됐다고 알리바이를 제시했습니다.

아내와 아들은 총에 맞아 머리가 날아갔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었습니다. 검시관은 두 사람이 밤 9시에서 9시 반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들 폴 머독은 2발, 아내 메기(마가렛의 애칭)는 7발의 총알을 맞았습니다.

아내와 아들을 한순간에 잃은 슬픔에 잠겨있던 알렉스 머독이 주요 용의자로 떠오른 것은 석 달 뒤였습니다. 알렉스 머독은 9월 4일 차 타이어에 펑크가 났고 픽업 트럭이 지나가자 차를 세우고 도와달라고 하려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이 총을 쏘아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말합니다.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는 자작극으로 드러났습니다. 머독이 자신의 집안에 마약을 공급해 온 커티스 스미스(61)와 짜고 자신을 죽이는 것처럼 총을 쏴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스미스는 머독이 청부 살인 자작극을 벌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유는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고, 자신에 대한 동정여론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숨겨진 더 큰 이유는 자신이 죽으면 큰아들이 생명 보험금 200억 원을 받을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사고사 혹은 살인을 위장해 막대한 보험금을 노린 겁니다.

이어 머독 집안에서 세운 로펌 관계자들은 머독이 회사 자금을 오랫동안 유용했고, 보험 사기를 쳐 보험금을 받아야 할 유족들에게서 840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고 고발합니다. 머독은 곧 사임했고, 자신이 약물 중독이라고 고백합니다.

2018년 ‘과실치사’로 멜로리 비치(오른쪽)을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아버지의 힘으로 무죄를 받은 폴 머독(왼쪽)2018년 ‘과실치사’로 멜로리 비치(오른쪽)을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아버지의 힘으로 무죄를 받은 폴 머독(왼쪽)

■ '과실치사'한 아들은 무죄 방면

명문 검찰총장 집안에서 곱게 자란 변호사 알렉스 머독에 온갖 의구심의 눈초리가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2019년 작은아들 폴이 저질렀던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폴은 음주 문제가 있었습니다. 술만 마시면 난폭하게 돌변했다는 거죠. 어느 날 밤 폴은 10대 친구들과 술을 진탕 마시고 보트를 운전하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보트를 타지 않겠다던 십대 청소년들은 어쩌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보트를 타게 되고, 보트를 운전하던 폴은 다리에 보트를 박아 사고를 냅니다. 이 때 같이 보트에 있던 19살 맬러리 비치가 튕겨 나간 뒤 보트에 치여 사망합니다. 동승했던 6명 가운데 3명은 중상을 입는 대형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알렉스 머독은 아들의 무죄 방면을 위해 법 기술을 다 합니다. 알렉스는 병원에 있는 폴의 친구들에게 "너희들도 같이 있었으니 똑같이 잘못했다"고 막말을 하고 범행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 맬러리의 가족은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머독 집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듭니다. 이 지역 경찰을 꽉 쥐고 있기 때문이죠. 사건 수사가 제대로 됐을 리 없고 결국 집안의 '빽'을 써서 폴은 무죄를 선고받습니다.

아들의 범죄를 덮어준 아버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폴이 무죄를 받았지만 사건 기록에서 폴의 이름 자체를 없애겠다고 공언합니다. 숨진 맬러리 비치와 유가족들에게는 보상금은 커녕 사과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 석연치 않은 가정부의 죽음

수상한 죽음은 또 있습니다. 2018년 머독 집안에서 20년 넘게 가정부로 숙식을 함께하던 글로리아 새터필드가 계단에서 굴러 숨진 겁니다. 글로리아의 자녀들은 사고 조사를 요청할 만한 지력이 없는 상태로, 사건은 '실족사'로 손쉽게 마무리됐습니다. 글로리아에게 돌아갈 보험금 50억 원은 알렉스 머독이 편취한 것으로 추후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알렉스 머독의 이번 살인 사건 재판에서 글로리아 사망에 대한 재조사를 했는데 사망 진단서에 사망 이유가 '자연사'로 기록돼 있었던 겁니다. 더구나 글로리아의 시신을 다시 검사한 결과 검시관은 "낙상 사고로 인한 부상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증언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쯤 되면 알렉스 머독을 바라보는 배심원단의 눈초리에 의심이 가득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의 손으로 넘어가고 대배심은 공개 재판을 결정합니다.

■ "오랫동안 아내 못 봤다"던 머독, 살해 직전 아내와 같이 있었다

공개재판을 시작하자 검찰은 폴 머독의 휴대전화에서 촬영한 영상을 재생합니다. 처음 공개되는 이 영상에선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에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증인들은 이 목소리가 각각 알렉스, 사망한 폴, 메기의 목소리라고 증언합니다.

알렉스는 아내를 오랫동안 못 봤고, 치매 어머니와 같이 있다가 돌아와서 범죄 현장을 목격했다고 신고했는데 거짓말이었습니다.
알렉스는 사건 직전에 범죄 현장에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요.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개 사육장으로 이들을 불러낸 사람이 바로 알렉스였습니다.

■ 머독, 눈물 콧물 흘리며 "아내와 아들 죽이지 않았다" 항변

재판 5번째 주에 머독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증인석에 섰습니다.

검사가 추궁합니다. "아들에게 산탄총을 쏴 살해했습니까?"라는 질문에 머독은 "나는 아내와 아들을 쏘지 않았습니다."고 답했습니다. 머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살인을 부인합니다. 거짓말을 한 이유는 자신이 약물중독이어서 그랬다고 실토합니다.

머독 집안. 왼쪽부터 버스터(첫째), 메기, 폴, 알렉스 머독머독 집안. 왼쪽부터 버스터(첫째), 메기, 폴, 알렉스 머독

■ 모든 것은 재판에서 파헤쳐진다

미국의 법정은 배심원단이 유·무죄를 결정합니다. 유력 재판의 경우엔 공개재판으로 진행돼 TV 생중계가 진행됩니다. 머독의 재판은 실시간으로 케이블TV와 온라인에서 중계됩니다. 수많은 증인과 증거들이 제시되고, 피고의 얼굴 표정과 검사의 추궁, 재판관의 언어가 그대로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재판에선 모든 것이 파헤쳐집니다. 알렉스 머독이 무죄가 나더라도 재기는 불가능한 이유는 이런 공개 재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머독이 거의 1,000억 원에 가까운 금융사기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합니다. 변호사는 금융범죄는 사실이지만 아내와 아들을 살해할 동기는 되지 않는다고 반박합니다.

머독 집안은 명문가였습니다. 4대 째 법조인으로 자리매김하며 5개 카운티에서 권력을 휘둘러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지역 법정에 걸려있던 알렉스 머독의 할아버지 초상화는 이번에 철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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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1 10:42:09
    특파원 리포트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알렉스 머독(오른쪽). 전 변호사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법조 명문가 출신이다
최근 미국 TV를 달구고 있는 법정 사건이 있습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입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햄프턴 카운티에서 100년 동안 법조 명망가로 이름났던, 그래서 이 지역의 치안과 권력을 좌지우지했던 한 집안이 파탄나고 있습니다. 장본인은 가장인 알렉스 머독 전 변호사. 아내와 작은아들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1년 넘게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돼 온 이 집안의 사건은 까면 깔수록 양파처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사건은 2021년 6월에 벌어진 살인에서 시작되지만, 실제는 2019년 작은아들이 벌인 상해치사 사건을 권력으로 덮으려 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00년 동안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가 지역의 최고 검사로 선출돼 활동해 온( 심지어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 법정에는 증조부의 사진이 걸려있다고 합니다) 머독 집안이 풍비박산 나기까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 총격에 희생된 아내와 아들…석 달 뒤 용의자 된 알렉스 머독

2021년 6월 7일, 현재 머독 집안의 가장이자 지역 3개 카운티를 오가는 가문의 로펌을 운영하고 있는 알렉스 머독은 오후 10시 7분에 911에 전화를 걸어 콜튼 카운티의 시골 사냥터에 있는 가족의 개 사육장 근처에서 아내인 마가렛(52세)과 아들 폴(22세)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신고합니다.

"저는 나갔다 방금 돌아왔습니다." 머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911 대원에게 살인 사건을 신고합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머독은 그날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와 간병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면서 집에서 아내를 본 지 오래됐다고 알리바이를 제시했습니다.

아내와 아들은 총에 맞아 머리가 날아갔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었습니다. 검시관은 두 사람이 밤 9시에서 9시 반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들 폴 머독은 2발, 아내 메기(마가렛의 애칭)는 7발의 총알을 맞았습니다.

아내와 아들을 한순간에 잃은 슬픔에 잠겨있던 알렉스 머독이 주요 용의자로 떠오른 것은 석 달 뒤였습니다. 알렉스 머독은 9월 4일 차 타이어에 펑크가 났고 픽업 트럭이 지나가자 차를 세우고 도와달라고 하려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이 총을 쏘아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말합니다.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는 자작극으로 드러났습니다. 머독이 자신의 집안에 마약을 공급해 온 커티스 스미스(61)와 짜고 자신을 죽이는 것처럼 총을 쏴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스미스는 머독이 청부 살인 자작극을 벌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유는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고, 자신에 대한 동정여론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숨겨진 더 큰 이유는 자신이 죽으면 큰아들이 생명 보험금 200억 원을 받을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사고사 혹은 살인을 위장해 막대한 보험금을 노린 겁니다.

이어 머독 집안에서 세운 로펌 관계자들은 머독이 회사 자금을 오랫동안 유용했고, 보험 사기를 쳐 보험금을 받아야 할 유족들에게서 840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고 고발합니다. 머독은 곧 사임했고, 자신이 약물 중독이라고 고백합니다.

2018년 ‘과실치사’로 멜로리 비치(오른쪽)을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아버지의 힘으로 무죄를 받은 폴 머독(왼쪽)
■ '과실치사'한 아들은 무죄 방면

명문 검찰총장 집안에서 곱게 자란 변호사 알렉스 머독에 온갖 의구심의 눈초리가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2019년 작은아들 폴이 저질렀던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폴은 음주 문제가 있었습니다. 술만 마시면 난폭하게 돌변했다는 거죠. 어느 날 밤 폴은 10대 친구들과 술을 진탕 마시고 보트를 운전하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보트를 타지 않겠다던 십대 청소년들은 어쩌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보트를 타게 되고, 보트를 운전하던 폴은 다리에 보트를 박아 사고를 냅니다. 이 때 같이 보트에 있던 19살 맬러리 비치가 튕겨 나간 뒤 보트에 치여 사망합니다. 동승했던 6명 가운데 3명은 중상을 입는 대형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알렉스 머독은 아들의 무죄 방면을 위해 법 기술을 다 합니다. 알렉스는 병원에 있는 폴의 친구들에게 "너희들도 같이 있었으니 똑같이 잘못했다"고 막말을 하고 범행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 맬러리의 가족은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머독 집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듭니다. 이 지역 경찰을 꽉 쥐고 있기 때문이죠. 사건 수사가 제대로 됐을 리 없고 결국 집안의 '빽'을 써서 폴은 무죄를 선고받습니다.

아들의 범죄를 덮어준 아버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폴이 무죄를 받았지만 사건 기록에서 폴의 이름 자체를 없애겠다고 공언합니다. 숨진 맬러리 비치와 유가족들에게는 보상금은 커녕 사과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 석연치 않은 가정부의 죽음

수상한 죽음은 또 있습니다. 2018년 머독 집안에서 20년 넘게 가정부로 숙식을 함께하던 글로리아 새터필드가 계단에서 굴러 숨진 겁니다. 글로리아의 자녀들은 사고 조사를 요청할 만한 지력이 없는 상태로, 사건은 '실족사'로 손쉽게 마무리됐습니다. 글로리아에게 돌아갈 보험금 50억 원은 알렉스 머독이 편취한 것으로 추후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알렉스 머독의 이번 살인 사건 재판에서 글로리아 사망에 대한 재조사를 했는데 사망 진단서에 사망 이유가 '자연사'로 기록돼 있었던 겁니다. 더구나 글로리아의 시신을 다시 검사한 결과 검시관은 "낙상 사고로 인한 부상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증언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쯤 되면 알렉스 머독을 바라보는 배심원단의 눈초리에 의심이 가득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의 손으로 넘어가고 대배심은 공개 재판을 결정합니다.

■ "오랫동안 아내 못 봤다"던 머독, 살해 직전 아내와 같이 있었다

공개재판을 시작하자 검찰은 폴 머독의 휴대전화에서 촬영한 영상을 재생합니다. 처음 공개되는 이 영상에선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에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증인들은 이 목소리가 각각 알렉스, 사망한 폴, 메기의 목소리라고 증언합니다.

알렉스는 아내를 오랫동안 못 봤고, 치매 어머니와 같이 있다가 돌아와서 범죄 현장을 목격했다고 신고했는데 거짓말이었습니다.
알렉스는 사건 직전에 범죄 현장에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요.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개 사육장으로 이들을 불러낸 사람이 바로 알렉스였습니다.

■ 머독, 눈물 콧물 흘리며 "아내와 아들 죽이지 않았다" 항변

재판 5번째 주에 머독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증인석에 섰습니다.

검사가 추궁합니다. "아들에게 산탄총을 쏴 살해했습니까?"라는 질문에 머독은 "나는 아내와 아들을 쏘지 않았습니다."고 답했습니다. 머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살인을 부인합니다. 거짓말을 한 이유는 자신이 약물중독이어서 그랬다고 실토합니다.

머독 집안. 왼쪽부터 버스터(첫째), 메기, 폴, 알렉스 머독
■ 모든 것은 재판에서 파헤쳐진다

미국의 법정은 배심원단이 유·무죄를 결정합니다. 유력 재판의 경우엔 공개재판으로 진행돼 TV 생중계가 진행됩니다. 머독의 재판은 실시간으로 케이블TV와 온라인에서 중계됩니다. 수많은 증인과 증거들이 제시되고, 피고의 얼굴 표정과 검사의 추궁, 재판관의 언어가 그대로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재판에선 모든 것이 파헤쳐집니다. 알렉스 머독이 무죄가 나더라도 재기는 불가능한 이유는 이런 공개 재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머독이 거의 1,000억 원에 가까운 금융사기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합니다. 변호사는 금융범죄는 사실이지만 아내와 아들을 살해할 동기는 되지 않는다고 반박합니다.

머독 집안은 명문가였습니다. 4대 째 법조인으로 자리매김하며 5개 카운티에서 권력을 휘둘러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지역 법정에 걸려있던 알렉스 머독의 할아버지 초상화는 이번에 철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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