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지진세 9조원 어디로?…에르도안 정부 운명은?

입력 2023.03.02 (10:47) 수정 2023.03.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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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일어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사망자 5만명 이상, 이재민도 수백만명 발생한 걸로 추산됩니다.

아직은 많은 지원이 필요할 때인데요.

오늘은 지진세 등을 둘러싼 내부 논란과 이번 지진이 장기집권 중인 에르도안 정부에 미칠 영향까지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오종진 교수님과 알아봅니다.

피해 지역이 워낙 큰데, 피해복구와 이재민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답변]

현재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지역은 한국 국토 면적과 같은 매우 광범위한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1999년도 이즈미트 지진처럼 산업 중심지를 강타한 것은 아니지만 동남부의 인구밀집지역이며 최근 시리아, 이라크 지역의 많은 난민이 유입된 지역입니다.

튀르키예는 세계 최대의 난민 수용국으로 약 460만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상당수는 시리아와의 접경지역인 튀르키예 동남부지역에 집결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인명 피해의 원인이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피해지역이 매우 넓어 직간접적으로 주택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7백만에서 많게는 1000만명 이상도 보고 있습니다.

현지 지인들에게도 연락해 보면 많은 이들이 차량이나 허술한 긴급천막에 머무는 것을 제일 힘들어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량의 이재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금자리 보급과 화장실 등이 매우 급한 지원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현지의 기후가 4월 말까지는 일교차가 매우 크고 밤에는 꽤 쌀쌀한 날씨를 보이기 때문에, 한국은 향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컨테이너 주택과 같은 간이 간소주택 보급에 지원을 하면 어떨까 합니다.

또한 대지진으로 많은 부모잃은 아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전 때 튀르키예군들은 전쟁고아들을 위해 학교와 탁아소를 운영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보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앵커]

그런데, 재난 대비한다며 20년 이상 걷은 지진세는 어디 썼냐, 내진설계는 제대로 된 것이냐는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안타깝게도 튀르키예 내부에서도 현재 인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가 많은 건축물 검사 완화 조치를 하면서 튀르키예의 많은 오래된 건물들이 제대로 된 안전 검사와 후속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2002년 현정부 집권 후 9번의 대규모 건축사면(재건축-재심사 면제권)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기존의 공무원과 건축업자들의 부조리 카르텔들이, 즉 정부의 느슨한 조치와 눈감음이 확대되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사실 1999년 이즈미트 대지진후 유럽과 서구수준 이상의 건축검사와 내진 관련 규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치논리로 이러한 규제들이 무시되고 간과되면서 인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1999년 이즈지트 대지진후 도입된 지진세 도입과 사용에 관해서도 서구 언론과 야당을 중심으로 쟁점화 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시적 세금으로 도입됐던 지진세는변화를 거쳐 지금은 개인 통신세의 10%를 걷고 있습니다.

재난을 대비한 건물내진, 물류수송 등에 투자하겠다며 부과하고 있는겁니다.

2020년 한 튀르키예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진세의 규모는 670억~1400억 리라 정도로 예측됩니다. 한국돈 4조6천억원 ~ 9조6천억원 수준입니다.

이 지진세 사용에 대한 행방과 설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진세와 함께 인재에 대한 부분이 부각되면서 정부의 후속조치와 대응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국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복구와 재건 비용을 빼도 경제적 피해가 GDP의 4%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와서 경제 상황도 걱정인데요.

[답변]

네, 최근 2-3년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여타 많은 나라들처럼 튀르키예 정부 역시 큰 경제적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튀르키예의 추락하는 경제적 위기를 대외정치적 광폭 행보를 보여줌으로써 내부적인 결집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대규모 지진사태가 나면서 여러 가지로 도전과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작년 8월 제가 튀르키예를 방문했을 때 1$ 환율이 약 6~7리라 였는데 현재는 약 19리라 정도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튀르키예 사람들은 소득이 절반이상 절하 되어 큰 어려움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소비자 물가, 즉 인플레이션도 계속 치솟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지진사태로 그 끝이 어디가 될지 사실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단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만이 기정사실화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장기집권 하면서 언론탄압·독재 스캔들도 많았던 에르도안 대통령인데, 5월 대선에 미칠 영향은요?

[답변]

튀르키예는 헌법상 올해 6월 19일에 대선과 총선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정부는 정권 재창출(3선)을 위해 조기 대선 카드를 꺼냈었고 야당도 이를 받아들인 상태입니다.

튀르키예는 대통령의 중임까지만 가능하고 3선은 현재 법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5월 14일에 조기 대선과 총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대규모 지진이라는 국가적 재난을 맞이하면서 현 정부는 새로운 도전과제와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9년 대지진 이후 튀르키예는 산업중심지인 북서부가 초토화되면서 경제상황은 최악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2002년 IMF체제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튀르키예의 경제개혁과 발전을 내세우며 집권한 것이 현정부입니다.

대외적으로 술탄이라든지 독재라든지 말도 많지만 오늘날까지 현정부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민주적 절차에 의한 선거로 계속 집권을 하였다는 것이고 그 이면에는 경제와 소득 성장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3년 전부터 튀르키예의 경제와 소득은 성장이 아닌 급속한 하락 국면으로 전환되었고 튀르키예 환율 또한 급락하면서 많은 튀르키예인들의 소득 역시 1/3로 급락한 상태입니다.

튀르키예의 대외정치적 행보가 내부적 결속의 한계를 보일 때 쯤 대지진이 일어난 만큼 현 정부 입장에서는 큰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현지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5월14일 조기대선과 총선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기존의 6월 18일도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6월 18일 이후에 선거를 치를 시 현 대통령의 3선 도전에 대한 법적 논란 또한 상당할 것이라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 다양한 여론조사와 법적 논쟁을 고려하면서 선거 시기가 정해 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여당 야당 모두에게 아직까지는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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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2 10:47:43
    • 수정2023-03-02 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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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일어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사망자 5만명 이상, 이재민도 수백만명 발생한 걸로 추산됩니다.

아직은 많은 지원이 필요할 때인데요.

오늘은 지진세 등을 둘러싼 내부 논란과 이번 지진이 장기집권 중인 에르도안 정부에 미칠 영향까지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오종진 교수님과 알아봅니다.

피해 지역이 워낙 큰데, 피해복구와 이재민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답변]

현재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지역은 한국 국토 면적과 같은 매우 광범위한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1999년도 이즈미트 지진처럼 산업 중심지를 강타한 것은 아니지만 동남부의 인구밀집지역이며 최근 시리아, 이라크 지역의 많은 난민이 유입된 지역입니다.

튀르키예는 세계 최대의 난민 수용국으로 약 460만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상당수는 시리아와의 접경지역인 튀르키예 동남부지역에 집결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인명 피해의 원인이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피해지역이 매우 넓어 직간접적으로 주택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7백만에서 많게는 1000만명 이상도 보고 있습니다.

현지 지인들에게도 연락해 보면 많은 이들이 차량이나 허술한 긴급천막에 머무는 것을 제일 힘들어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량의 이재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금자리 보급과 화장실 등이 매우 급한 지원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현지의 기후가 4월 말까지는 일교차가 매우 크고 밤에는 꽤 쌀쌀한 날씨를 보이기 때문에, 한국은 향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컨테이너 주택과 같은 간이 간소주택 보급에 지원을 하면 어떨까 합니다.

또한 대지진으로 많은 부모잃은 아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전 때 튀르키예군들은 전쟁고아들을 위해 학교와 탁아소를 운영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보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앵커]

그런데, 재난 대비한다며 20년 이상 걷은 지진세는 어디 썼냐, 내진설계는 제대로 된 것이냐는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안타깝게도 튀르키예 내부에서도 현재 인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가 많은 건축물 검사 완화 조치를 하면서 튀르키예의 많은 오래된 건물들이 제대로 된 안전 검사와 후속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2002년 현정부 집권 후 9번의 대규모 건축사면(재건축-재심사 면제권)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기존의 공무원과 건축업자들의 부조리 카르텔들이, 즉 정부의 느슨한 조치와 눈감음이 확대되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사실 1999년 이즈미트 대지진후 유럽과 서구수준 이상의 건축검사와 내진 관련 규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치논리로 이러한 규제들이 무시되고 간과되면서 인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1999년 이즈지트 대지진후 도입된 지진세 도입과 사용에 관해서도 서구 언론과 야당을 중심으로 쟁점화 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시적 세금으로 도입됐던 지진세는변화를 거쳐 지금은 개인 통신세의 10%를 걷고 있습니다.

재난을 대비한 건물내진, 물류수송 등에 투자하겠다며 부과하고 있는겁니다.

2020년 한 튀르키예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진세의 규모는 670억~1400억 리라 정도로 예측됩니다. 한국돈 4조6천억원 ~ 9조6천억원 수준입니다.

이 지진세 사용에 대한 행방과 설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진세와 함께 인재에 대한 부분이 부각되면서 정부의 후속조치와 대응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국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복구와 재건 비용을 빼도 경제적 피해가 GDP의 4%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와서 경제 상황도 걱정인데요.

[답변]

네, 최근 2-3년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여타 많은 나라들처럼 튀르키예 정부 역시 큰 경제적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튀르키예의 추락하는 경제적 위기를 대외정치적 광폭 행보를 보여줌으로써 내부적인 결집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대규모 지진사태가 나면서 여러 가지로 도전과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작년 8월 제가 튀르키예를 방문했을 때 1$ 환율이 약 6~7리라 였는데 현재는 약 19리라 정도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튀르키예 사람들은 소득이 절반이상 절하 되어 큰 어려움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소비자 물가, 즉 인플레이션도 계속 치솟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지진사태로 그 끝이 어디가 될지 사실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단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만이 기정사실화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장기집권 하면서 언론탄압·독재 스캔들도 많았던 에르도안 대통령인데, 5월 대선에 미칠 영향은요?

[답변]

튀르키예는 헌법상 올해 6월 19일에 대선과 총선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정부는 정권 재창출(3선)을 위해 조기 대선 카드를 꺼냈었고 야당도 이를 받아들인 상태입니다.

튀르키예는 대통령의 중임까지만 가능하고 3선은 현재 법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5월 14일에 조기 대선과 총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대규모 지진이라는 국가적 재난을 맞이하면서 현 정부는 새로운 도전과제와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9년 대지진 이후 튀르키예는 산업중심지인 북서부가 초토화되면서 경제상황은 최악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2002년 IMF체제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튀르키예의 경제개혁과 발전을 내세우며 집권한 것이 현정부입니다.

대외적으로 술탄이라든지 독재라든지 말도 많지만 오늘날까지 현정부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민주적 절차에 의한 선거로 계속 집권을 하였다는 것이고 그 이면에는 경제와 소득 성장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3년 전부터 튀르키예의 경제와 소득은 성장이 아닌 급속한 하락 국면으로 전환되었고 튀르키예 환율 또한 급락하면서 많은 튀르키예인들의 소득 역시 1/3로 급락한 상태입니다.

튀르키예의 대외정치적 행보가 내부적 결속의 한계를 보일 때 쯤 대지진이 일어난 만큼 현 정부 입장에서는 큰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현지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5월14일 조기대선과 총선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기존의 6월 18일도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6월 18일 이후에 선거를 치를 시 현 대통령의 3선 도전에 대한 법적 논란 또한 상당할 것이라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 다양한 여론조사와 법적 논쟁을 고려하면서 선거 시기가 정해 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여당 야당 모두에게 아직까지는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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