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채록 5·18] ‘광주여, 십자가여’ 시인 김준태

입력 2023.03.02 (19:58) 수정 2023.03.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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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민주화운동 직후 신군부의 보도 통제 속에서도 시를 통해 진상을 세계에 알린 시인이 있습니다.

KBS 연중 기획 보도, 영상채록 5·18. 오늘은 김준태 시인을 기록합니다.

[리포트]

[김준태/시인 :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이건 제가 쓴 시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손으로 썼고요. 광주의 오월 영령들이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제 몸속으로 들어와서 쓰게 했습니다."]

[김준태/시인 : "전남매일 신문사에서 문순태 선생으로부터, '김준태 선생, 오늘 19일 만에 우리 신문이 나오게 됐네. 이제 우리가 무참하게 진압된 상태에서 신문을 내려고 하는데 광주의 진실을 밝힐 수가 없네. 쓸 수가 없네' '자네 시로 1면을 채워줘야겠네.'"]

[김준태/시인 : "전부 두루마리로 해가지고 보자기 싸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전 부 다 보낸 거예요. 번역해서 AP, UPI, 로이터 심지어 중국 신화통신, 소련의 타스 통신까지 다 보내버렸어요. (그후) 화정동에 있는 505보안대로 끌려갔죠."]

[김준태/시인 : "80년 5월 19일이 중간고사 시즌이었거든요. 애들이 시험지를 제가 나눠주니까. '모두가 다치고 죽어가는 이 세상에 우리는 시험을 보기 위해서 여기에 앉아 있을 수 없습니다.' 애들이 잠가놓은 교문을, 열쇠 잠가놓은 교문을 뚫고 담을 넘어서 금남로로 질주해버렸습니다."]

[김준태/시인 : "제가 가장 충격받았던 것은 5월 21일 날 그때 집단 발포였거든요. 애국가가 울려 퍼진 동시에 도청 쪽에서 계엄군이 진입한 도청 쪽에서 총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완전 전쟁터였습니다. 나보다 몸이 엄청나게 좋은 젊은이예요. 가슴에 정통으로 총알이 박힌 걸 봤어요."]

[김준태/시인 : "5·18은 생명의 존중, 평화의 존중, 그 다음에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였다. 모두가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야 나도 산다는 것을 가르쳐줬어요."]

[김준태/시인 : "5·18은 과거가 아닙니다. 5·18은 현재이면서 미래에요. 5·18은 죽음이 아니에요. 5·18은 생명입니다. 이 생명을 우리는 절대로 더럽혀서는 안 됩니다.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폄하시켜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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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채록 5·18] ‘광주여, 십자가여’ 시인 김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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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3-02 20:08:17
    뉴스7(광주)
[앵커]

5·18민주화운동 직후 신군부의 보도 통제 속에서도 시를 통해 진상을 세계에 알린 시인이 있습니다.

KBS 연중 기획 보도, 영상채록 5·18. 오늘은 김준태 시인을 기록합니다.

[리포트]

[김준태/시인 :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이건 제가 쓴 시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손으로 썼고요. 광주의 오월 영령들이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제 몸속으로 들어와서 쓰게 했습니다."]

[김준태/시인 : "전남매일 신문사에서 문순태 선생으로부터, '김준태 선생, 오늘 19일 만에 우리 신문이 나오게 됐네. 이제 우리가 무참하게 진압된 상태에서 신문을 내려고 하는데 광주의 진실을 밝힐 수가 없네. 쓸 수가 없네' '자네 시로 1면을 채워줘야겠네.'"]

[김준태/시인 : "전부 두루마리로 해가지고 보자기 싸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전 부 다 보낸 거예요. 번역해서 AP, UPI, 로이터 심지어 중국 신화통신, 소련의 타스 통신까지 다 보내버렸어요. (그후) 화정동에 있는 505보안대로 끌려갔죠."]

[김준태/시인 : "80년 5월 19일이 중간고사 시즌이었거든요. 애들이 시험지를 제가 나눠주니까. '모두가 다치고 죽어가는 이 세상에 우리는 시험을 보기 위해서 여기에 앉아 있을 수 없습니다.' 애들이 잠가놓은 교문을, 열쇠 잠가놓은 교문을 뚫고 담을 넘어서 금남로로 질주해버렸습니다."]

[김준태/시인 : "제가 가장 충격받았던 것은 5월 21일 날 그때 집단 발포였거든요. 애국가가 울려 퍼진 동시에 도청 쪽에서 계엄군이 진입한 도청 쪽에서 총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완전 전쟁터였습니다. 나보다 몸이 엄청나게 좋은 젊은이예요. 가슴에 정통으로 총알이 박힌 걸 봤어요."]

[김준태/시인 : "5·18은 생명의 존중, 평화의 존중, 그 다음에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였다. 모두가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야 나도 산다는 것을 가르쳐줬어요."]

[김준태/시인 : "5·18은 과거가 아닙니다. 5·18은 현재이면서 미래에요. 5·18은 죽음이 아니에요. 5·18은 생명입니다. 이 생명을 우리는 절대로 더럽혀서는 안 됩니다.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폄하시켜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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