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2조원’ 다루는 국민연금 운용역, 퇴직 후 향한 곳은?

입력 2023.03.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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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2조 원'.

지난해 6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1명이 다루는 자산 운용 규모입니다. 캐나다(0.26조 원), 네덜란드(0.65조 원), 미국(1.43조 원) 등 해외 주요 나라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큽니다.

보건복지부는 어제(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 관련 보도자료에서 "국민연금은 캐나다, 네덜란드, 미국 등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 운용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우수한 운용 인력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에서, 기금운용에 특화된 우수 인력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이를 위해 운용 인력의 보수 수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하고, 금융 시장·운용사와의 원활한 정보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도록 근무 여건 개선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국민연금 운용역, 퇴직 후 상당수는 금융·투자기관 재취업

국민연금 운용역의 퇴직 문제는 해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습니다. 성과 대비 낮은 보상, 짧은 계약 기간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인해 해마다 꾸준히 인력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국민연금 운용역 27명이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퇴사한 운용역은 137명이었습니다. 해마다 평균 27.4명이 퇴사하는 셈입니다.

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

연금공단은 내부규정에 따라 최근 2년 이내에 퇴직한 임직원에 한해 재취업 현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근 약 2년간(2021년 2월~2022년 12월) 기금운용직 퇴직자 48명 중 18명은 금융기관(은행,보험,증권)에, 15명은 투자기관(자산운용 등)에 재취업했습니다.

나머지 10명은 금융, 투자기관이 아닌 곳에 재취업했고, 5명은 재취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직한 운용역 3명 중 2명은 금융, 투자기관에 재취업한 셈입니다.

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

일각에선, 대부분의 금융·투자기관과 달리 국민연금 운용역의 경우 운용 실적이 좋더라도 상대적으로 받게 되는 성과급이 낮게 책정된 임금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경우 자산 운용에 대해 실전 경험을 가장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우수 인력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국민연금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연금공단이 인재 양성사관학교와 같은 역할을 하며 우수 인력들이 경험이 쌓이면 민간회사로 이직해 높은 연봉을 받으려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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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2조원’ 다루는 국민연금 운용역, 퇴직 후 향한 곳은?
    • 입력 2023-03-03 07:01:03
    취재K

'1인당 2조 원'.

지난해 6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1명이 다루는 자산 운용 규모입니다. 캐나다(0.26조 원), 네덜란드(0.65조 원), 미국(1.43조 원) 등 해외 주요 나라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큽니다.

보건복지부는 어제(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 관련 보도자료에서 "국민연금은 캐나다, 네덜란드, 미국 등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 운용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우수한 운용 인력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에서, 기금운용에 특화된 우수 인력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이를 위해 운용 인력의 보수 수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하고, 금융 시장·운용사와의 원활한 정보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도록 근무 여건 개선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국민연금 운용역, 퇴직 후 상당수는 금융·투자기관 재취업

국민연금 운용역의 퇴직 문제는 해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습니다. 성과 대비 낮은 보상, 짧은 계약 기간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인해 해마다 꾸준히 인력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국민연금 운용역 27명이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퇴사한 운용역은 137명이었습니다. 해마다 평균 27.4명이 퇴사하는 셈입니다.

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
연금공단은 내부규정에 따라 최근 2년 이내에 퇴직한 임직원에 한해 재취업 현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근 약 2년간(2021년 2월~2022년 12월) 기금운용직 퇴직자 48명 중 18명은 금융기관(은행,보험,증권)에, 15명은 투자기관(자산운용 등)에 재취업했습니다.

나머지 10명은 금융, 투자기관이 아닌 곳에 재취업했고, 5명은 재취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직한 운용역 3명 중 2명은 금융, 투자기관에 재취업한 셈입니다.

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실, 국민연금공단
일각에선, 대부분의 금융·투자기관과 달리 국민연금 운용역의 경우 운용 실적이 좋더라도 상대적으로 받게 되는 성과급이 낮게 책정된 임금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경우 자산 운용에 대해 실전 경험을 가장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우수 인력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국민연금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연금공단이 인재 양성사관학교와 같은 역할을 하며 우수 인력들이 경험이 쌓이면 민간회사로 이직해 높은 연봉을 받으려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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