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추진위원장과 업무대행사 한통속…조합자금 160억 ‘펑펑’

입력 2023.03.03 (07:44) 수정 2023.03.0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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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도 지역주택조합 속보 이어갑니다.

KBS는 어제 아라지구와 아라동 두 군데 지역주택조합의 업무대행사가 홍보비와 운영비를 과도하게 사용한 정황을 보도했는데요.

업무대행사를 관리, 감독해야 할 추진위원장이 이들과 한통속이었다는데 그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70여 명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가입한 아라지구와 아라동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조합설립도 못 한 채 중단된 상태입니다.

가입자들이 빚까지 져가며 낸 계약금과 분담금 160억 원 대부분은 업무대행사가 써버렸습니다.

업무대행사를 선정한 지역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하지만 기능을 못 했습니다.

취재진은 전 아라지구 추진위원장 양 모 씨를 접촉해 뜻밖의 내용을 들었습니다.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의 부탁으로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다는 겁니다.

[양 모 씨/전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음성변조 :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와서 지역주택조합사업 한 번 할 거라고 그래서 뭐 저 명의를 좀 빌려달라고 그래서 그걸로 끝난 건데. 거기서 돈이 나가고 들어오고 조합원 모집하고 이런 거는 저는 몰라요."]

심지어 제주대 인근에서 추진 중인 아라동 지역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장은 자기 아들이라고 실토했습니다.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가 두 사람의 명의를 빌려 지역주택조합 추진위를 만들었다는 얘깁니다.

두 추진위가 이 씨가 실질적인 대표로 있는 업무대행사를 선정한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업무대행사가 체결한 각종 계약서입니다.

양 씨 부자의 이름과 추진위원회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하지만 양 씨는 도장을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다고 말합니다.

[양 모 씨/전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음성변조 : "우리가 도장 찍은 사실이 없다니까요? 대행 회사에서 자기네가 업무를 다 본 거겠지."]

업무대행사가 160억 원 넘는 두 지역주택조합의 자금을 큰 제지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최동욱/변호사 : "관리·감독을 아예 안 한 거잖아요. 신탁사에 업무 자금 집행할 때 조합이랑 업무대행사 대표의 날인이 같이 들어가요. 그러니까 공범이죠."]

전 추진위원장 양 씨는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월급 200여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양 모 씨/전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음성변조 : "지금 내가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집도 절도 없는 사람이고 우리 아들은 직장에서 팔 신경 쪽에 돌 담석 생기는 병 걸려서 한 오 년간 지금 일도 못 하고 직장도 못하고 지금 놀고 있고. 그래서 돈을 준다니까 잘 됐다."]

조합 가입자들은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가 양 씨 부자의 명의를 빌려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업무대행사를 수차례 찾아가고, 연락했지만 현재까지 응답이 없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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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추진위원장과 업무대행사 한통속…조합자금 160억 ‘펑펑’
    • 입력 2023-03-03 07:44:45
    • 수정2023-03-03 08:26:06
    뉴스광장(제주)
[앵커]

오늘도 지역주택조합 속보 이어갑니다.

KBS는 어제 아라지구와 아라동 두 군데 지역주택조합의 업무대행사가 홍보비와 운영비를 과도하게 사용한 정황을 보도했는데요.

업무대행사를 관리, 감독해야 할 추진위원장이 이들과 한통속이었다는데 그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70여 명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가입한 아라지구와 아라동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조합설립도 못 한 채 중단된 상태입니다.

가입자들이 빚까지 져가며 낸 계약금과 분담금 160억 원 대부분은 업무대행사가 써버렸습니다.

업무대행사를 선정한 지역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하지만 기능을 못 했습니다.

취재진은 전 아라지구 추진위원장 양 모 씨를 접촉해 뜻밖의 내용을 들었습니다.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의 부탁으로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다는 겁니다.

[양 모 씨/전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음성변조 :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와서 지역주택조합사업 한 번 할 거라고 그래서 뭐 저 명의를 좀 빌려달라고 그래서 그걸로 끝난 건데. 거기서 돈이 나가고 들어오고 조합원 모집하고 이런 거는 저는 몰라요."]

심지어 제주대 인근에서 추진 중인 아라동 지역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장은 자기 아들이라고 실토했습니다.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가 두 사람의 명의를 빌려 지역주택조합 추진위를 만들었다는 얘깁니다.

두 추진위가 이 씨가 실질적인 대표로 있는 업무대행사를 선정한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업무대행사가 체결한 각종 계약서입니다.

양 씨 부자의 이름과 추진위원회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하지만 양 씨는 도장을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다고 말합니다.

[양 모 씨/전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음성변조 : "우리가 도장 찍은 사실이 없다니까요? 대행 회사에서 자기네가 업무를 다 본 거겠지."]

업무대행사가 160억 원 넘는 두 지역주택조합의 자금을 큰 제지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최동욱/변호사 : "관리·감독을 아예 안 한 거잖아요. 신탁사에 업무 자금 집행할 때 조합이랑 업무대행사 대표의 날인이 같이 들어가요. 그러니까 공범이죠."]

전 추진위원장 양 씨는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월급 200여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양 모 씨/전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음성변조 : "지금 내가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집도 절도 없는 사람이고 우리 아들은 직장에서 팔 신경 쪽에 돌 담석 생기는 병 걸려서 한 오 년간 지금 일도 못 하고 직장도 못하고 지금 놀고 있고. 그래서 돈을 준다니까 잘 됐다."]

조합 가입자들은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가 양 씨 부자의 명의를 빌려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업무대행사를 수차례 찾아가고, 연락했지만 현재까지 응답이 없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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