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1년…“복구 더디지만 상처 이겨내야죠”

입력 2023.03.04 (21:10) 수정 2023.03.0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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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확히 1년 전 오늘도, 경북 지역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막대한 피해를 남겼던 울진 산불인데요.

무려 열흘 간 이어지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 이어진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곳은 어떤 모습이고, 산불 피해를 입었던 이재민들의 삶은 얼마나 복구됐을까요.

현장에 신주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그을렸던 산은 불 탄 나무를 잘라내며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산등성이에는 나무 몇 그루와 밑동만이 남았습니다.

꼭 1년 전, 213시간, 열흘간 이어진 경북 울진 산불의 피해 산림 만 4천ha는 아직도 황량합니다.

불에 탄 마을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지만 집 마당 곳곳에는 그을음이 남아 있습니다.

[정길상/경북 울진군 북면 : "1시간 반 정도 만에 12km (떨어진 발화점)에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보금자리를 잃은 180여 가구 가운데 90%는 여전히 임시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야 4번째 정부 지원금과 국민 성금을 받았기 때문인데, 새집을 지을 때까지 1년을 더 지내야 합니다.

[주미자/경북 울진군 북면 : "1년 지나면 간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시작도 안 하고 있으니."]

그 사이 건축비가 오른데다 다음 달이면 전기요금 지원마저 절반 삭감됩니다.

[장도영/울진산불피해이재민대책위원장 : "자재(비)라든가 오르다 보니까 인건비도. 우리가 받은 평당 600만 원으로는 조립식 주택밖에 못 짓는다."]

송이를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온 일부 주민들은 생업을 잃었습니다.

500여 가구는 대체 작물 재배에 나서고 있습니다.

[홍진철/울진 송이 피해 농가보상대책위 사무국장 : "대체 작물로 도라지를 심어서 수입이 날까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산림 복구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울진군은 산주 동의를 받은 피해 산림 620여ha를 우선 벌채한 뒤, 상반기 안에 나무를 심습니다.

주민들도 1년 전, 전 국민의 성원을 기억하며, 조금씩 상처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정길상/경북 울진군 북면 : "낙심하고 있는데 전 국민이 성금 모아주시고. 큰 힘이 되었죠."]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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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진 산불 1년…“복구 더디지만 상처 이겨내야죠”
    • 입력 2023-03-04 21:10:32
    • 수정2023-03-04 21:43:05
    뉴스 9
[앵커]

정확히 1년 전 오늘도, 경북 지역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막대한 피해를 남겼던 울진 산불인데요.

무려 열흘 간 이어지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 이어진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곳은 어떤 모습이고, 산불 피해를 입었던 이재민들의 삶은 얼마나 복구됐을까요.

현장에 신주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그을렸던 산은 불 탄 나무를 잘라내며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산등성이에는 나무 몇 그루와 밑동만이 남았습니다.

꼭 1년 전, 213시간, 열흘간 이어진 경북 울진 산불의 피해 산림 만 4천ha는 아직도 황량합니다.

불에 탄 마을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지만 집 마당 곳곳에는 그을음이 남아 있습니다.

[정길상/경북 울진군 북면 : "1시간 반 정도 만에 12km (떨어진 발화점)에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보금자리를 잃은 180여 가구 가운데 90%는 여전히 임시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야 4번째 정부 지원금과 국민 성금을 받았기 때문인데, 새집을 지을 때까지 1년을 더 지내야 합니다.

[주미자/경북 울진군 북면 : "1년 지나면 간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시작도 안 하고 있으니."]

그 사이 건축비가 오른데다 다음 달이면 전기요금 지원마저 절반 삭감됩니다.

[장도영/울진산불피해이재민대책위원장 : "자재(비)라든가 오르다 보니까 인건비도. 우리가 받은 평당 600만 원으로는 조립식 주택밖에 못 짓는다."]

송이를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온 일부 주민들은 생업을 잃었습니다.

500여 가구는 대체 작물 재배에 나서고 있습니다.

[홍진철/울진 송이 피해 농가보상대책위 사무국장 : "대체 작물로 도라지를 심어서 수입이 날까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산림 복구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울진군은 산주 동의를 받은 피해 산림 620여ha를 우선 벌채한 뒤, 상반기 안에 나무를 심습니다.

주민들도 1년 전, 전 국민의 성원을 기억하며, 조금씩 상처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정길상/경북 울진군 북면 : "낙심하고 있는데 전 국민이 성금 모아주시고. 큰 힘이 되었죠."]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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