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스타 “홍콩 시위는 폭동” 발언에…“오스카행 취소하라” 봇물
입력 2023.03.07 (16:58)
수정 2023.03.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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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이두)
우리에게도 영화 '엽문' 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진 홍콩 액션 스타이자 감독 전쯔단(견자단·甄子丹)이 친중 발언으로 미국에서까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배우가 중국 친화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이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전쯔단, 논란된 발언은?…1월에는 정협 위원 선출되기도
할리우드 영화 ‘존 윅4’에 출연한 전쯔단 (출처: 바이두)
전쯔단이 홍콩을 대표하는 스타인 데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 중 한 명으로 초청됐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결정적 이유입니다.
전쯔단은 최근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존 윅4'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지난달 영국 잡지 GQ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2019년 홍콩 송환법 반대 소요는 시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폭동이었습니다" - 전쯔단/ 홍콩 액션배우 |
그는 또 "정치적이 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나의 입장에 대해 일부는 화를 낼 수 있겠지만, 나는 나 자신의 경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9년 송환법을 반대하는 것에서 시작된 홍콩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점차 양상이 바뀌며 반년 넘게 지속됐습니다. 당시 수백만 명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거리에 나섰습니다. 이후 중국은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시행했고 그 뒤 홍콩에서 집회와 시위는 사라졌습니다.
전쯔단은 또 서구 언론이 중국에 대해 보도할 때 편향되고 부정적인 뉴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현대화된 중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는 자신의 모습을 전쯔단은 자신의 SNS에 올렸다. (출처: 전쯔단 페이스북 갈무리)
중국 광둥성 광저우 출신인 전쯔단은 어린 시절 일부를 홍콩에서 보냈고 이후 미국 등에서 생활한 뒤 홍콩 대표 스타로 성장했습니다. 2017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뒤로는 자신을 "100% 중국인"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1월에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뽑혔을 정도로 최근 친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정협 개막 전날인 지난 3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액션영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며 액션영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친중' 배우, 오스카 시상식 오를까?
전쯔단을 오스카 시상자로 참석하도록 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출처:change.org)
전쯔단의 '홍콩 폭동' 발언이 알려지면서 행동에 나선 것은 '홍콩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지난 4일 '홍콩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밝힌 이들은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 플랫폼인 '체인지 닷 오알지(change.org)'에 오스카 위원회에 전쯔단을 시상자로 세우는 것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7일) 오후 현재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서명 운동 개시한 '푸샹'은 먼저 "전쯔단은 중국 공산당 체제의 지지자로, 홍콩국가보안법을 옹호하고 홍콩 시위를 폭동이라고 비판하는 등 중국 정부를 편드는 여러 발언을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쯔단의 발언은 홍콩인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권리를 부정한다"며 "아카데미 위원회가 계속 이런 사람을 시상자로 초대하면 영화산업의 평판과 이미지를 해치고 인권과 도덕적 가치에 심각한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콩을 대표한다는 배우가 홍콩의 민주화 움직임을 깎아내리고 또 한편으로는 인권과 도덕적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오스카 시상식에 시상자로 등장하는 것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실제 서명운동에 참여한 많은 누리꾼은 그가 "홍콩 시위는 폭동이었다"고 한 발언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분노했습니다. 또 배우이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 공산당"을 지지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오스카 시상식은 오는 13일 열리는데요. 전쯔단이 시상자로 등장할 수 있을지가 오스카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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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스타 “홍콩 시위는 폭동” 발언에…“오스카행 취소하라”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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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3-03-07 17:17:20
우리에게도 영화 '엽문' 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진 홍콩 액션 스타이자 감독 전쯔단(견자단·甄子丹)이 친중 발언으로 미국에서까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배우가 중국 친화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이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전쯔단, 논란된 발언은?…1월에는 정협 위원 선출되기도
전쯔단이 홍콩을 대표하는 스타인 데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 중 한 명으로 초청됐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결정적 이유입니다.
전쯔단은 최근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존 윅4'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지난달 영국 잡지 GQ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2019년 홍콩 송환법 반대 소요는 시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폭동이었습니다" - 전쯔단/ 홍콩 액션배우 |
그는 또 "정치적이 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나의 입장에 대해 일부는 화를 낼 수 있겠지만, 나는 나 자신의 경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9년 송환법을 반대하는 것에서 시작된 홍콩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점차 양상이 바뀌며 반년 넘게 지속됐습니다. 당시 수백만 명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거리에 나섰습니다. 이후 중국은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시행했고 그 뒤 홍콩에서 집회와 시위는 사라졌습니다.
전쯔단은 또 서구 언론이 중국에 대해 보도할 때 편향되고 부정적인 뉴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현대화된 중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출신인 전쯔단은 어린 시절 일부를 홍콩에서 보냈고 이후 미국 등에서 생활한 뒤 홍콩 대표 스타로 성장했습니다. 2017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뒤로는 자신을 "100% 중국인"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1월에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뽑혔을 정도로 최근 친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정협 개막 전날인 지난 3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액션영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며 액션영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친중' 배우, 오스카 시상식 오를까?
전쯔단의 '홍콩 폭동' 발언이 알려지면서 행동에 나선 것은 '홍콩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지난 4일 '홍콩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밝힌 이들은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 플랫폼인 '체인지 닷 오알지(change.org)'에 오스카 위원회에 전쯔단을 시상자로 세우는 것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7일) 오후 현재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서명 운동 개시한 '푸샹'은 먼저 "전쯔단은 중국 공산당 체제의 지지자로, 홍콩국가보안법을 옹호하고 홍콩 시위를 폭동이라고 비판하는 등 중국 정부를 편드는 여러 발언을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쯔단의 발언은 홍콩인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권리를 부정한다"며 "아카데미 위원회가 계속 이런 사람을 시상자로 초대하면 영화산업의 평판과 이미지를 해치고 인권과 도덕적 가치에 심각한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콩을 대표한다는 배우가 홍콩의 민주화 움직임을 깎아내리고 또 한편으로는 인권과 도덕적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오스카 시상식에 시상자로 등장하는 것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실제 서명운동에 참여한 많은 누리꾼은 그가 "홍콩 시위는 폭동이었다"고 한 발언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분노했습니다. 또 배우이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 공산당"을 지지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오스카 시상식은 오는 13일 열리는데요. 전쯔단이 시상자로 등장할 수 있을지가 오스카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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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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