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어도 그 돈 안 받아” 피해자 반발…野 “친일 매국”

[앵커]

안녕하십니까.

일제 강점기 서울 용산역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백만 명 넘게 강제징용 열차를 탔습니다.

2017년에 세워진 이 동상은 나가사키, 사할린, 그리고 태평양 외딴 섬까지 끌려가 생을 마감한 식민지 조선인의 고통을 담고 있습니다.

제 3자가 대신 배상하는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이 발표되고, 후폭풍이 거셉니다.

"굶어죽어도 그런 돈 받을 수 없다"며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국회를 찾아 항의했고, 야권은 일본에 면죄부를 준 외교참사라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첫 소식 김영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제동원 정부 해법 철회!"]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 해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국회 앞에 울려 퍼졌습니다.

1910년 경술국치일에 이어 어제(6일)가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거라며 정부안을 철회하라는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13살 나이에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항공기 제작소에 끌려가다시피 했던 두 할머니.

한 맺힌 삶의 응어리를 풀 길은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 그것뿐이라 했습니다.

[양금덕/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 "곧 굶어 죽어도 안 받아요. 윤석열은 한국 사람인가, 조선 사람인가,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김성주 할머니도 강제 노역하다 왼손 검지가 잘렸는데, 일본인 감독관이 놀이한 듯 잘린 손가락을 공중으로 연신 던졌다는, 아픈 기억을 다시 꺼냈습니다.

[김성주/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미안합니다, 소리 한마디만 하면 우리도 용서를 하겠는데."]

야당은 피해국 한국이 가해국 일본에 스스로 머리를 조아린 항복 선언, '친일 매국'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2015년 위안부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가의 자존심을 짓밟고 피해자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계묘 늑약'과 진배가 없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은 '제3자 변제 방안' 무효를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 운동'에 돌입하는 한편, 오는 토요일 서울광장에서 범국민 대회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 권순두/영상편집:이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