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훔쳐보고 피의자 숨기고…‘수사 방해’ 4선 구청장

입력 2023.03.08 (06:29) 수정 2023.03.0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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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승진 뒷돈'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유덕열 전 서울 동대문구청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해' 의혹까지 추가로 포착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경찰 수사 문건을 입수해서 미리 수사에 대비하고 사건에 연루된 측근을 도피시키려 한 혐의 등입니다.

본인은 전면 부인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유덕열 전 서울 동대문구청장.

승진을 대가로 공무원들에게 '뒷돈'을 받았단 혐의가 불거져 임기 말미에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유덕열/전 서울 동대문구청장/지난해 6월 퇴임식 : "(수사 때문에) 분통이 터지고, 기가 막혀서 잠을 못 이룰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2021년 8월, 경찰이 집무실과 자택 등을 예고 없이 압수수색했는데 유 전 구청장은 그 전에 이미 수사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압수수색 2주 전에 먼저 집행됐던 '계좌 추적' 영장을 당사자가 입수했던 겁니다.

유 전 구청장 부탁으로 해당 영장의 사본을 넘겼다는 금융기관 측 진술이 나왔습니다.

[양○○/A 새마을금고 이사장/음성변조 : "(이사장님께 그런 부탁을 했다는 거죠, 그러면?) 네, 그렇죠. 인간적으로 불가피한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당시 수사받는 건) 또 다 알려져 있고."]

당시 계좌 추적 영장엔 경찰이 무슨 혐의로 수사를 하는지가 상세히 기재돼 있었습니다.

유 전 구청장은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 이전에 경찰이 지닌 '패'를 미리 읽었던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수사팀은 압수수색에서 물증이 충분히 안 나왔고 당사자들도 말을 맞춘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유 전 구청장은 뇌물 전달책으로 지목된 비서실장 장 모 씨를 도피시키라고 다른 공무원에게 종용한 혐의도 추가로 불거졌습니다.

[유덕열/전 서울 동대문구청장/2021년 12월 : "이거(도피 자금)를 내가 당신한테 줄 테니. 당신이 장 실장한테 빌려주는 것으로 해 봐라 이 말이야."]

수사망을 피하던 장 씨는 지난해 10월 결국 구속됐습니다.

유 전 구청장은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금융기관에 영장 확보를 부탁한 적이 없고 비서실장에게 수사 회피를 주문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KBS에 전해왔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수사 방해가 악의적이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발부 여부는 이르면 내일 결정됩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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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장 훔쳐보고 피의자 숨기고…‘수사 방해’ 4선 구청장
    • 입력 2023-03-08 06:29:00
    • 수정2023-03-08 07: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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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승진 뒷돈'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유덕열 전 서울 동대문구청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해' 의혹까지 추가로 포착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경찰 수사 문건을 입수해서 미리 수사에 대비하고 사건에 연루된 측근을 도피시키려 한 혐의 등입니다.

본인은 전면 부인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유덕열 전 서울 동대문구청장.

승진을 대가로 공무원들에게 '뒷돈'을 받았단 혐의가 불거져 임기 말미에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유덕열/전 서울 동대문구청장/지난해 6월 퇴임식 : "(수사 때문에) 분통이 터지고, 기가 막혀서 잠을 못 이룰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2021년 8월, 경찰이 집무실과 자택 등을 예고 없이 압수수색했는데 유 전 구청장은 그 전에 이미 수사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압수수색 2주 전에 먼저 집행됐던 '계좌 추적' 영장을 당사자가 입수했던 겁니다.

유 전 구청장 부탁으로 해당 영장의 사본을 넘겼다는 금융기관 측 진술이 나왔습니다.

[양○○/A 새마을금고 이사장/음성변조 : "(이사장님께 그런 부탁을 했다는 거죠, 그러면?) 네, 그렇죠. 인간적으로 불가피한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당시 수사받는 건) 또 다 알려져 있고."]

당시 계좌 추적 영장엔 경찰이 무슨 혐의로 수사를 하는지가 상세히 기재돼 있었습니다.

유 전 구청장은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 이전에 경찰이 지닌 '패'를 미리 읽었던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수사팀은 압수수색에서 물증이 충분히 안 나왔고 당사자들도 말을 맞춘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유 전 구청장은 뇌물 전달책으로 지목된 비서실장 장 모 씨를 도피시키라고 다른 공무원에게 종용한 혐의도 추가로 불거졌습니다.

[유덕열/전 서울 동대문구청장/2021년 12월 : "이거(도피 자금)를 내가 당신한테 줄 테니. 당신이 장 실장한테 빌려주는 것으로 해 봐라 이 말이야."]

수사망을 피하던 장 씨는 지난해 10월 결국 구속됐습니다.

유 전 구청장은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금융기관에 영장 확보를 부탁한 적이 없고 비서실장에게 수사 회피를 주문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KBS에 전해왔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수사 방해가 악의적이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발부 여부는 이르면 내일 결정됩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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