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좀 빼”·“화장 좀 해”…여성 직장인 1/3 들어봤다

입력 2023.03.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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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직장인의 외모 지적 현실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 ‘직장갑질 119’3.8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직장인의 외모 지적 현실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 ‘직장갑질 119’

"살 좀 빼라", "화장 좀 해요"

요즘도 저런 말을 하는 직장 상사가 있을까요?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많다고 합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 꼴로 그런 발언을 들어본 적 있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손님 맞이하는 자린데, 너무 편하게 화장 안 하고 오는 건 좀 그런 것 같네"

김지은 씨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다 상사로부터 들은 말입니다.

비난을 좀 피해 보려고 다음날은 머리띠를 하고 출근했는데, 상사는 "일할 때 그렇게 꾸미고 오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꾸짖었습니다.

대체 어쩌라는 건지? 불쾌하고 황당했습니다.

김 씨는 직장에서 듣는 외모 지적이 '갑'이 ' 을'에게만 할 수 있는 갑질이자, 여성 직장인에게 가해지는 '성차별적인 말'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얼굴에 뭐 좀 발라라, 눈 앞트임(수술) 할 생각 없냐"

회사에서 동료들로부터 외모 지적을 당했다는 진가영 씨.

'화장하라거나, 심지어는 성형 수술을 고민해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진 씨는 회사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외모 지적을 들으며 자존감이 떨어졌고, 급기야 심리상담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 '자존감 하락'에 심리 상담까지

오늘(8일)은 국제 여성의 날입니다. 여성 노동자들의 권익을 챙기자는 취지로 생긴 날이고, 2018년에는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날입니다.

<직장갑질 119>는 여성의 날을 맞아 외모 지적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어제(7일) 발표했습니다.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36.3%)은 사내 동료들로부터 '외모에 대한 지적'을, 4명 중 1명(24.4%)은 '외모에 대해 간섭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5명 중 1명(22.4%)은 '외모 비하'까지도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응답자의 6%는 직장 동료들로부터 ' 성형수술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설문 결과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여성 직장인이 회사에서 듣는 외모 지적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입니다.

■ "외모 지적도 괴롭힘으로 봐야"

‘직장갑질 119’가 여성 직장인들이 실제로 들은 외모 지적을 모아 만든 ‘비너스’상‘직장갑질 119’가 여성 직장인들이 실제로 들은 외모 지적을 모아 만든 ‘비너스’상

<직장갑질 119>는 여성 직장인이 회사에서 겪는 '외모 지적'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매뉴얼에 ' 외모 지적'과 관련된 성차별적 언행과 괴롭힘을 구체적인 괴롭힘 행위로 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행 매뉴얼 상 '모욕감을 주는 언행'은 직장 내 괴롭힘의 예시로 나와 있지만, '성차별적 언행'이나 '외모 지적'에 대한 부분을 직접 명시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폭언이나 험담과 같은 언어적 행위의 경우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인지를 기준으로 보는데, 단체는 더 구체적인 조항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한울 <직장갑질 119> 노무사는 "여성의 신체를 나노 단위로 쪼개 평가하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난이라도, 직장 동료에게 던지는 외모에 대한 지적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직장 내 외모 지적, 여러분도 지금 경험하고 계시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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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좀 빼”·“화장 좀 해”…여성 직장인 1/3 들어봤다
    • 입력 2023-03-08 15:13:14
    취재K
3.8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직장인의 외모 지적 현실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 ‘직장갑질 119’
"살 좀 빼라", "화장 좀 해요"

요즘도 저런 말을 하는 직장 상사가 있을까요?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많다고 합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 꼴로 그런 발언을 들어본 적 있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손님 맞이하는 자린데, 너무 편하게 화장 안 하고 오는 건 좀 그런 것 같네"

김지은 씨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다 상사로부터 들은 말입니다.

비난을 좀 피해 보려고 다음날은 머리띠를 하고 출근했는데, 상사는 "일할 때 그렇게 꾸미고 오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꾸짖었습니다.

대체 어쩌라는 건지? 불쾌하고 황당했습니다.

김 씨는 직장에서 듣는 외모 지적이 '갑'이 ' 을'에게만 할 수 있는 갑질이자, 여성 직장인에게 가해지는 '성차별적인 말'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얼굴에 뭐 좀 발라라, 눈 앞트임(수술) 할 생각 없냐"

회사에서 동료들로부터 외모 지적을 당했다는 진가영 씨.

'화장하라거나, 심지어는 성형 수술을 고민해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진 씨는 회사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외모 지적을 들으며 자존감이 떨어졌고, 급기야 심리상담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 '자존감 하락'에 심리 상담까지

오늘(8일)은 국제 여성의 날입니다. 여성 노동자들의 권익을 챙기자는 취지로 생긴 날이고, 2018년에는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날입니다.

<직장갑질 119>는 여성의 날을 맞아 외모 지적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어제(7일) 발표했습니다.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36.3%)은 사내 동료들로부터 '외모에 대한 지적'을, 4명 중 1명(24.4%)은 '외모에 대해 간섭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5명 중 1명(22.4%)은 '외모 비하'까지도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응답자의 6%는 직장 동료들로부터 ' 성형수술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설문 결과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여성 직장인이 회사에서 듣는 외모 지적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입니다.

■ "외모 지적도 괴롭힘으로 봐야"

‘직장갑질 119’가 여성 직장인들이 실제로 들은 외모 지적을 모아 만든 ‘비너스’상
<직장갑질 119>는 여성 직장인이 회사에서 겪는 '외모 지적'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매뉴얼에 ' 외모 지적'과 관련된 성차별적 언행과 괴롭힘을 구체적인 괴롭힘 행위로 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행 매뉴얼 상 '모욕감을 주는 언행'은 직장 내 괴롭힘의 예시로 나와 있지만, '성차별적 언행'이나 '외모 지적'에 대한 부분을 직접 명시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폭언이나 험담과 같은 언어적 행위의 경우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인지를 기준으로 보는데, 단체는 더 구체적인 조항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한울 <직장갑질 119> 노무사는 "여성의 신체를 나노 단위로 쪼개 평가하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난이라도, 직장 동료에게 던지는 외모에 대한 지적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직장 내 외모 지적, 여러분도 지금 경험하고 계시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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