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관광객 느는데…낮은 수심에 사고 잇따라

입력 2023.03.08 (21:44) 수정 2023.03.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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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대표 해양레저시설이자,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명소인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최근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닷속에 퇴적물이 쌓여 요트경기장 일대 수심이 낮아진 탓인데, 부산시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80년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려고 만든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요트에서 바라보는 부산 앞바다의 풍광을 즐기려는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해마다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크고 작은 선박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승객을 태운 채 배가 기울거나 파손되는 아찔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윤완섭/요트 항해사 : "선체에서 슥 하는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엔진이, 가다가 갑자기 배가 서버리는 거예요. 승객분들도 갑자기 가다가 배가 멈추고 이러니까 당황하시는…."]

배들이 바다로 드나드는 두 개의 통로 중 한쪽의 수심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하루 중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현재 이곳의 수심은 제 허리 높이도 채 되지 않습니다.

요트가 운항하려면 수심이 최소 5m는 돼야 하는데, 바다 아래 퇴적물이 쌓이며 수심이 1m도 안 되게 줄어든 겁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부산시는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준설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위험을 알리고 항해사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 표지판조차 설치해놓지 않았습니다.

[김영민/부산 마리나선박대여업 협동조합 회장 : "경험하지 못하셨던 분(항해사)들이나 새로 들어오신 분들 같은 경우는 당연히 모르고 진입을 하죠. 그러면서 위험한 상황이다 느낌이 오거든요."]

요트경기장과 바다를 오가는 배는 한 시간에만 4~50대 정도.

한쪽 통로를 사실상 쓸 수 없게 돼 다른 통로에만 배들이 몰려 충돌 등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그동안 요트경기장 재개발 논의로 준설 작업이 미뤄졌다며, 2025년 부산전국체전 등을 고려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준설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장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예산이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 또다시 준설 작업이 미뤄질 수도 있어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여전히 우려가 나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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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트 관광객 느는데…낮은 수심에 사고 잇따라
    • 입력 2023-03-08 21:44:24
    • 수정2023-03-09 13:52:05
    뉴스9(부산)
[앵커]

부산의 대표 해양레저시설이자,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명소인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최근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닷속에 퇴적물이 쌓여 요트경기장 일대 수심이 낮아진 탓인데, 부산시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80년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려고 만든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요트에서 바라보는 부산 앞바다의 풍광을 즐기려는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해마다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크고 작은 선박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승객을 태운 채 배가 기울거나 파손되는 아찔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윤완섭/요트 항해사 : "선체에서 슥 하는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엔진이, 가다가 갑자기 배가 서버리는 거예요. 승객분들도 갑자기 가다가 배가 멈추고 이러니까 당황하시는…."]

배들이 바다로 드나드는 두 개의 통로 중 한쪽의 수심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하루 중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현재 이곳의 수심은 제 허리 높이도 채 되지 않습니다.

요트가 운항하려면 수심이 최소 5m는 돼야 하는데, 바다 아래 퇴적물이 쌓이며 수심이 1m도 안 되게 줄어든 겁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부산시는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준설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위험을 알리고 항해사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 표지판조차 설치해놓지 않았습니다.

[김영민/부산 마리나선박대여업 협동조합 회장 : "경험하지 못하셨던 분(항해사)들이나 새로 들어오신 분들 같은 경우는 당연히 모르고 진입을 하죠. 그러면서 위험한 상황이다 느낌이 오거든요."]

요트경기장과 바다를 오가는 배는 한 시간에만 4~50대 정도.

한쪽 통로를 사실상 쓸 수 없게 돼 다른 통로에만 배들이 몰려 충돌 등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그동안 요트경기장 재개발 논의로 준설 작업이 미뤄졌다며, 2025년 부산전국체전 등을 고려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준설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장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예산이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 또다시 준설 작업이 미뤄질 수도 있어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여전히 우려가 나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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