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이름만 해경학부?”…전공도 못 듣는 해경지망생

입력 2023.03.08 (21:45) 수정 2023.03.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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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목포해양대는 해경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박 지식과 함께 형사법과 경찰학을 배울 수 있고 해경 특채 응시 자격까지 얻을 수 있어 인기인데, 일부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어서 입학한 학생들이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최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양경찰관이 되기 위해 지난해 국립 목포해양대 해양경찰학부에 입학한 A 씨.

해경 특채에 응시하려면 2학년인 올해부터 해경 전공과목 45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재학생의 1/3만 수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A 씨/목포해양대 2학년 : "학교 다닐 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면 열심히 했을 텐데. 그런 게 아니니까 의지도 없고. 우리도 해양경찰학부 학생인데 특채를 밟을 수 있는 그 과정을 들을 수 있어야 되지 않나..."]

이 학부 재학생들은 2학년부터 해경 전공과 기관 전공으로 심화 과정이 나뉘지만, 그동안에는 이와 관계없이 해경 특채 응시를 위한 전공 과목 수강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대학 측이 '기관 공학 기반의 교육과정'이라는 학부 설립 취지를 강화하겠다며 기관 전공생의 해경 과목 수강을 막았습니다.

올해 들어온 이 학부 신입생들도 입학이 결정된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합니다.

특히 대학 측이 입시 요강이나 입학 설명회에서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B 씨/목포해양대 신입생/음성변조 : "(입시설명회에서 대학 관계자가) 너는 해양경찰이 되겠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1/3만 해당하는 학생이 해경학을 듣고 나머지는 기관 쪽이나 배를 타는 쪽으로 추천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 부분을 듣고 이건 아닌 것 같다."]

당장 피해를 보게 된 학생들은 1년째 대학 측에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이어가는 한편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국민신문고에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목포해양대 신입생 학부모/음성변조 : "지금 와서 해양경찰학부를 폐지하네, 벌써 다른 과목을 폐지해서 수업이 없네. 벌써부터 그런 말을 하면 저희 입장에서는 사기라고밖에 생각이 안 들죠."]

이 같은 반발이 이어지자 대학 측은 기관 전공 학생들도 해경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개편 시기와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정민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영상편집:유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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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이름만 해경학부?”…전공도 못 듣는 해경지망생
    • 입력 2023-03-08 21:45:28
    • 수정2023-03-09 10:47:26
    뉴스9(광주)
[앵커]

국립목포해양대는 해경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박 지식과 함께 형사법과 경찰학을 배울 수 있고 해경 특채 응시 자격까지 얻을 수 있어 인기인데, 일부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어서 입학한 학생들이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최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양경찰관이 되기 위해 지난해 국립 목포해양대 해양경찰학부에 입학한 A 씨.

해경 특채에 응시하려면 2학년인 올해부터 해경 전공과목 45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재학생의 1/3만 수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A 씨/목포해양대 2학년 : "학교 다닐 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면 열심히 했을 텐데. 그런 게 아니니까 의지도 없고. 우리도 해양경찰학부 학생인데 특채를 밟을 수 있는 그 과정을 들을 수 있어야 되지 않나..."]

이 학부 재학생들은 2학년부터 해경 전공과 기관 전공으로 심화 과정이 나뉘지만, 그동안에는 이와 관계없이 해경 특채 응시를 위한 전공 과목 수강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대학 측이 '기관 공학 기반의 교육과정'이라는 학부 설립 취지를 강화하겠다며 기관 전공생의 해경 과목 수강을 막았습니다.

올해 들어온 이 학부 신입생들도 입학이 결정된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합니다.

특히 대학 측이 입시 요강이나 입학 설명회에서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B 씨/목포해양대 신입생/음성변조 : "(입시설명회에서 대학 관계자가) 너는 해양경찰이 되겠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1/3만 해당하는 학생이 해경학을 듣고 나머지는 기관 쪽이나 배를 타는 쪽으로 추천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 부분을 듣고 이건 아닌 것 같다."]

당장 피해를 보게 된 학생들은 1년째 대학 측에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이어가는 한편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국민신문고에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목포해양대 신입생 학부모/음성변조 : "지금 와서 해양경찰학부를 폐지하네, 벌써 다른 과목을 폐지해서 수업이 없네. 벌써부터 그런 말을 하면 저희 입장에서는 사기라고밖에 생각이 안 들죠."]

이 같은 반발이 이어지자 대학 측은 기관 전공 학생들도 해경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개편 시기와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정민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영상편집:유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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