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눈 앞에서 카드 뿌리고 간 남자를 찾습니다’

입력 2023.03.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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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에 탄 남자가 카드를 마구 뿌린다. 그것도 사람 얼굴에다.

누군가 이 남자를 찾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 공포의 '무판 오토바이'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골목을 지나며 불법 광고물을 뿌린다. 명함 크기의 대부업체 광고물이다.

묘기 부리듯 불법 광고물을 던지고 가는 오토바이 운전자.묘기 부리듯 불법 광고물을 던지고 가는 오토바이 운전자.

'타타탁!' 여러장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상당히 크다.

해당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신경이 곤두섰다. 광고물에 맞은 유리창을 살펴보니, 작은 흠집이 생겼다. 얼마나 세게 던졌으면 유리창이 파손될까.

A 씨 가게에 쌓인 카드 모양의 불법 광고물들.A 씨 가게에 쌓인 카드 모양의 불법 광고물들.

이런 일이 벌써 1년 째다. 오토바이는 매주 화요일 낮, 이 골목을 지나면서 수십 장의 불법 광고물을 내던졌다.

피해는 컸다. A 씨 가게의 유리창은 통유리라서, 작은 충격에도 취약했다. 당연히 안전 사고가 걱정됐다. 가게를 들린 손님들도 깜짝 깜짝 놀랬다. 가게 앞이 더러워지는 건 기본이었다.

피해자 A 씨의 가게. 통유리는 작은 충격에도 취약하다.피해자 A 씨의 가게. 통유리는 작은 충격에도 취약하다.

경찰에 여러번 신고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달려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오토바이를 '무판 오토바이'라고 부른다. 경찰은 추적이 쉽지 않다고 했다. (불법 광고물에 대부업체 전화 번호가 있는데도 추적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A 씨는 이제 '부우웅'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난달 어느 화요일.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무판 오토바이는 A 씨 가게에 광고물을 던지고 갔다. A 씨가 바로 나와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를 알아챈 오토바이 운전자가 뒤돌아 A 씨에게 다가왔다. "왜 찍느냐!" 운전자는 다짜고짜 A 씨에게 화를 냈다. 그리고선 희롱하듯 얼굴에 대고 수초 동안 광고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유리창도 파손내는 그 광고물을 얼굴에다 말이다. 그리고 도주하려 했다.

화가 난 A 씨는 오토바이 뒷부분을 잡았다. 운전자는 아랑곳 않고 A 씨를 끌고 가버렸다. A 씨는 그자리에서 앞으로 날아가 내동댕이쳐졌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A 씨를 그대로 놔두고 도망가버렸다.

도망가는 오토바이를 잡으려다 끌려간 A 씨는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도망가는 오토바이를 잡으려다 끌려간 A 씨는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A 씨의 무릎이랑 팔에 피가 철철 흘렀다. 의사는 무릎 부위에 MRI를 찍자고 했지만 A 씨는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치료비를 구하지 못했던 것이다. 상처 자리에는 진하게 흉이 남았다.

오토바이에 끌려간 A 씨는 무릎과 팔에 큰 상처를 입었다.오토바이에 끌려간 A 씨는 무릎과 팔에 큰 상처를 입었다.

A 씨: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너무 무서워요. 저한테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모르잖아요.

경찰은 아직 오토바이 운전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오토바이 불법 운행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 시민 안전 위협하는 오토바이 불법 운행

오토바이는 A 씨에게만 위협의 대상이 아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시민들은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을 주는 교통수단으로 오토바이를 1위로 꼽았다.


특히 요즘 배달업체가 성행하면서 이런 위협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신호를 위반하거나, 인도를 주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번호판을 떼거나,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러하자, 대구경찰청이 오토바이 불법 운행 단속에 나섰다. 지난주 한 차례 대대적인 단속작업을 벌였는데, 78건의 위반사항을 적발 했다.

번호판을 달지 않은 ‘무판 오토바이’번호판을 달지 않은 ‘무판 오토바이’

여환수/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장

"오토바이 운행 위법행위뿐만 아니고, 보험을 안 들었다던지, 번호판을 가리거나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도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앞으로 대규모 단속을 연중 상시로 펼칠 계획이다. 오토바이 관련 민원이 발생하는 주요 도로가 우선 단속 장소다. 또 폭주족 단속도 함께.

A 씨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당분간 무판 오토바이의 활동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카드를 뿌린 운전자가 빨리 잡히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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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눈 앞에서 카드 뿌리고 간 남자를 찾습니다’
    • 입력 2023-03-09 16:14:39
    취재K

오토바이에 탄 남자가 카드를 마구 뿌린다. 그것도 사람 얼굴에다.

누군가 이 남자를 찾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 공포의 '무판 오토바이'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골목을 지나며 불법 광고물을 뿌린다. 명함 크기의 대부업체 광고물이다.

묘기 부리듯 불법 광고물을 던지고 가는 오토바이 운전자.
'타타탁!' 여러장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상당히 크다.

해당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신경이 곤두섰다. 광고물에 맞은 유리창을 살펴보니, 작은 흠집이 생겼다. 얼마나 세게 던졌으면 유리창이 파손될까.

A 씨 가게에 쌓인 카드 모양의 불법 광고물들.
이런 일이 벌써 1년 째다. 오토바이는 매주 화요일 낮, 이 골목을 지나면서 수십 장의 불법 광고물을 내던졌다.

피해는 컸다. A 씨 가게의 유리창은 통유리라서, 작은 충격에도 취약했다. 당연히 안전 사고가 걱정됐다. 가게를 들린 손님들도 깜짝 깜짝 놀랬다. 가게 앞이 더러워지는 건 기본이었다.

피해자 A 씨의 가게. 통유리는 작은 충격에도 취약하다.
경찰에 여러번 신고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달려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오토바이를 '무판 오토바이'라고 부른다. 경찰은 추적이 쉽지 않다고 했다. (불법 광고물에 대부업체 전화 번호가 있는데도 추적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A 씨는 이제 '부우웅'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난달 어느 화요일.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무판 오토바이는 A 씨 가게에 광고물을 던지고 갔다. A 씨가 바로 나와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를 알아챈 오토바이 운전자가 뒤돌아 A 씨에게 다가왔다. "왜 찍느냐!" 운전자는 다짜고짜 A 씨에게 화를 냈다. 그리고선 희롱하듯 얼굴에 대고 수초 동안 광고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유리창도 파손내는 그 광고물을 얼굴에다 말이다. 그리고 도주하려 했다.

화가 난 A 씨는 오토바이 뒷부분을 잡았다. 운전자는 아랑곳 않고 A 씨를 끌고 가버렸다. A 씨는 그자리에서 앞으로 날아가 내동댕이쳐졌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A 씨를 그대로 놔두고 도망가버렸다.

도망가는 오토바이를 잡으려다 끌려간 A 씨는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A 씨의 무릎이랑 팔에 피가 철철 흘렀다. 의사는 무릎 부위에 MRI를 찍자고 했지만 A 씨는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치료비를 구하지 못했던 것이다. 상처 자리에는 진하게 흉이 남았다.

오토바이에 끌려간 A 씨는 무릎과 팔에 큰 상처를 입었다.
A 씨: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너무 무서워요. 저한테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모르잖아요.

경찰은 아직 오토바이 운전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오토바이 불법 운행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 시민 안전 위협하는 오토바이 불법 운행

오토바이는 A 씨에게만 위협의 대상이 아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시민들은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을 주는 교통수단으로 오토바이를 1위로 꼽았다.


특히 요즘 배달업체가 성행하면서 이런 위협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신호를 위반하거나, 인도를 주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번호판을 떼거나,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러하자, 대구경찰청이 오토바이 불법 운행 단속에 나섰다. 지난주 한 차례 대대적인 단속작업을 벌였는데, 78건의 위반사항을 적발 했다.

번호판을 달지 않은 ‘무판 오토바이’
여환수/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장

"오토바이 운행 위법행위뿐만 아니고, 보험을 안 들었다던지, 번호판을 가리거나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도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앞으로 대규모 단속을 연중 상시로 펼칠 계획이다. 오토바이 관련 민원이 발생하는 주요 도로가 우선 단속 장소다. 또 폭주족 단속도 함께.

A 씨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당분간 무판 오토바이의 활동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카드를 뿌린 운전자가 빨리 잡히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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