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질긴 공생 관계로 얽혔다…빌라왕 126명은 지금도 ‘관리 사각’

입력 2023.03.09 (21:27) 수정 2023.05.0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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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기 조직과 관련 있어 보이는 악성 임대인 176명, 더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들은 4,5년 전부터 공생하는 모습을 띠기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이들 중 상당 수가 수사는 커녕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관리 대상에도 들어있지 않다는 겁니다.

단독 보도 송수진 기자가 이어갑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 한 빌라입니다.

전체 130여 가구 중 대부분인 110여 가구를 6명이 나눠 소유하고 있습니다.

6명 모두, KBS가 분석한 사기 조직 연계 임대인 명단에 들어있습니다.

[빌라 세입자/음성변조 : "(그런 문제 있는지) 몰랐죠. 대책을 계속 알아보고 있는 상황일 수밖엔 없어요. 만약에 (사고가) 터지면 그제서야 허그(주택도시보증공사)가 나서는 상황이니까."]

이처럼 얽힌 관계가 언제 시작됐는지 176명의 빌라 매입 기록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2018년만 해도 다주택 임대인들 사이에 연결 고리가 분명치 않습니다.

2019년 중심이 뚜렷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여러 임대인이 같은 빌라 건물을 나눠 산 거래량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이듬해엔 똘똘 뭉친 중심 덩어리가 더 커지면서 진해졌고 2021년 지금 모습이 됐습니다.

[성기호/연세대 사회학과 대학원 연구원 : "같은 건물 안에서 지분을 나눠서 같은 호실을 굉장히 많이 취득했거나. 떼려야 뗄 수 없는 모종의 어떤 공생관계가 있지 않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들이 공생한 일정한 유형도 드러납니다.

한 데 모인 붉은 점은 이른바 '세 모녀 사건'에 등장한 빌라왕 3명입니다.

특정 조직에 속한 채 조직 내 빌라왕들끼리만 겹치게 활동한 경우, 그들끼리 연결망이 강화되어 보입니다.

대부분 배후 인물에게 명의를 빌려준 이른바 '바지형' 빌라왕입니다.

여러 조직과 지역을 넘나들며 빌라를 매입하고 다닌 임대인, 이른바 '마당발형'은 연결망 안에서도 따로 따로 존재합니다.

수도권 전역에 걸쳐 천여 채를 소유해 굴리다가 지난해 사망한 김 모 씨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176명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악성 임대인으로 분류한 인물은 50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26명은 관리 대상도 아닙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126명 중 몇 명이 보증보험에 가입해 있는지, 이미 보증금을 떼먹는 사고를 내지는 않았는지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당장 법 기준으로만 공개하기는 좀 어렵다는 측면이 있는 거고요. (그 기준을) 저희가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관리 사각에 숨은 빌라왕 126명이 보유한 빌라는 지난해 말 현재 만 5천여 채에 이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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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9 21:27:00
    • 수정2023-05-04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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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기 조직과 관련 있어 보이는 악성 임대인 176명, 더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들은 4,5년 전부터 공생하는 모습을 띠기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이들 중 상당 수가 수사는 커녕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관리 대상에도 들어있지 않다는 겁니다.

단독 보도 송수진 기자가 이어갑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 한 빌라입니다.

전체 130여 가구 중 대부분인 110여 가구를 6명이 나눠 소유하고 있습니다.

6명 모두, KBS가 분석한 사기 조직 연계 임대인 명단에 들어있습니다.

[빌라 세입자/음성변조 : "(그런 문제 있는지) 몰랐죠. 대책을 계속 알아보고 있는 상황일 수밖엔 없어요. 만약에 (사고가) 터지면 그제서야 허그(주택도시보증공사)가 나서는 상황이니까."]

이처럼 얽힌 관계가 언제 시작됐는지 176명의 빌라 매입 기록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2018년만 해도 다주택 임대인들 사이에 연결 고리가 분명치 않습니다.

2019년 중심이 뚜렷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여러 임대인이 같은 빌라 건물을 나눠 산 거래량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이듬해엔 똘똘 뭉친 중심 덩어리가 더 커지면서 진해졌고 2021년 지금 모습이 됐습니다.

[성기호/연세대 사회학과 대학원 연구원 : "같은 건물 안에서 지분을 나눠서 같은 호실을 굉장히 많이 취득했거나. 떼려야 뗄 수 없는 모종의 어떤 공생관계가 있지 않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들이 공생한 일정한 유형도 드러납니다.

한 데 모인 붉은 점은 이른바 '세 모녀 사건'에 등장한 빌라왕 3명입니다.

특정 조직에 속한 채 조직 내 빌라왕들끼리만 겹치게 활동한 경우, 그들끼리 연결망이 강화되어 보입니다.

대부분 배후 인물에게 명의를 빌려준 이른바 '바지형' 빌라왕입니다.

여러 조직과 지역을 넘나들며 빌라를 매입하고 다닌 임대인, 이른바 '마당발형'은 연결망 안에서도 따로 따로 존재합니다.

수도권 전역에 걸쳐 천여 채를 소유해 굴리다가 지난해 사망한 김 모 씨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176명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악성 임대인으로 분류한 인물은 50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26명은 관리 대상도 아닙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126명 중 몇 명이 보증보험에 가입해 있는지, 이미 보증금을 떼먹는 사고를 내지는 않았는지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당장 법 기준으로만 공개하기는 좀 어렵다는 측면이 있는 거고요. (그 기준을) 저희가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관리 사각에 숨은 빌라왕 126명이 보유한 빌라는 지난해 말 현재 만 5천여 채에 이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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