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피해자 협의때 “사죄·배상”…정부는 뭘 얻었나

입력 2023.03.10 (07:07) 수정 2023.03.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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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범 기업 미쓰비시는 10여 년 전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죄의 뜻을 밝히겠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유학생 장학기금 제안은 피해자들의 반대로 당시 폐기된 안이었습니다.

결국 우리 정부가 내놓은 안은 10년 전 피해자들이 협상했던 결과보다도 후퇴한 겁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제 강점기 약 10만 명의 조선인을 강제동원했던 전범 기업 미쓰비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2010년 처음으로 피해자 측과 직접 협상을 시작합니다.

당시 협상장에서 미쓰비시가 피해자 측에게 제출한 문서입니다.

미쓰비시는 '가혹한 노동', '임금 미지불' 등 가해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여자 근로 정신대원들이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에서 힘든 고생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명확한 문구로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

배상과 관련해선 '한국에서 일본으로 오는 사람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생각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부터 장학금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제안합니다.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가 이 자료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장학금 제안은 강제동원과 관계가 없어 거부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카하시 마코토/나고야소송지원회 대표 : "(미쓰비시는) 전체적으로 소녀들에게 가혹한 노동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당시 협상은 일본 도쿄, 나고야 등에서 모두 16차례 진행됐지만, 직접 배상 여부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중단됐습니다.

현 정부가 내놓은 해법엔 이 정도의 사과는커녕, 전범 기업의 참여 의지도 빠져 있습니다.

[이국언/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 : "(10년 전) 폐기 처분받은 안이 우리 정부가 일본과 그동안 씨름했다는 협상의 결과물로 등장하니까 다카하시 대표님이나 저로서는 우습기 짝이 없는 그런 결과물입니다."]

일본 시민단체들이 모인 '과거사청산 공동행동'은 한일 정부의 해법을 비판하며, 일본 내에서 '역사적 진실 알리기' 행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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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쓰비시, 피해자 협의때 “사죄·배상”…정부는 뭘 얻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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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3-10 07: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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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 기업 미쓰비시는 10여 년 전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죄의 뜻을 밝히겠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유학생 장학기금 제안은 피해자들의 반대로 당시 폐기된 안이었습니다.

결국 우리 정부가 내놓은 안은 10년 전 피해자들이 협상했던 결과보다도 후퇴한 겁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제 강점기 약 10만 명의 조선인을 강제동원했던 전범 기업 미쓰비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2010년 처음으로 피해자 측과 직접 협상을 시작합니다.

당시 협상장에서 미쓰비시가 피해자 측에게 제출한 문서입니다.

미쓰비시는 '가혹한 노동', '임금 미지불' 등 가해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여자 근로 정신대원들이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에서 힘든 고생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명확한 문구로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

배상과 관련해선 '한국에서 일본으로 오는 사람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생각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부터 장학금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제안합니다.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가 이 자료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장학금 제안은 강제동원과 관계가 없어 거부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카하시 마코토/나고야소송지원회 대표 : "(미쓰비시는) 전체적으로 소녀들에게 가혹한 노동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당시 협상은 일본 도쿄, 나고야 등에서 모두 16차례 진행됐지만, 직접 배상 여부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중단됐습니다.

현 정부가 내놓은 해법엔 이 정도의 사과는커녕, 전범 기업의 참여 의지도 빠져 있습니다.

[이국언/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 : "(10년 전) 폐기 처분받은 안이 우리 정부가 일본과 그동안 씨름했다는 협상의 결과물로 등장하니까 다카하시 대표님이나 저로서는 우습기 짝이 없는 그런 결과물입니다."]

일본 시민단체들이 모인 '과거사청산 공동행동'은 한일 정부의 해법을 비판하며, 일본 내에서 '역사적 진실 알리기' 행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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