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PD “탈퇴 자극이 핵심 목표…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했다”

입력 2023.03.10 (13:37) 수정 2023.03.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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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MBC 조성현 PD가 10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넷플릭스 코리아.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MBC 조성현 PD가 10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넷플릭스 코리아.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고발한 넷플릭스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가 "신도들의 탈퇴를 자극하는 게 핵심 목표"였다며, 선정성 논란에 대해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제작 의도를 생각하면 이런 형태가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10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난 조 PD는 " 어떤 식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아주 명백하게 보여줬을 때 (사이비 종교) 안에 있는 사람 한두 명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고 (종교를)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신이다'에 담긴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교주 정명석의 성폭력은 기존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음성을 변조하거나 신체를 가린 탓에 '나체가 아니라 수영복을 입고 있는 영상이다' ,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것이다' 같은 JMS 내부 대응 논리를 막을 수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조 PD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그들은 내부자에게 또 다른 방어 논리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정 씨의 피해자인 메이플 씨는 JTBC '뉴스룸'에도 출연해 인터뷰한 적 있지만 기억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또 빈번하게 등장하는 재연 장면에 대해서도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말이 아닌 그림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직접적으로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어디까지 재연을 보여줄 것인지, 어느 정도 써야 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했다. 절대 넘으면 안 될 선을 저는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JMS의 정명석과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등을 다룬 ‘나는 신이다’.JMS의 정명석과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등을 다룬 ‘나는 신이다’.

앞서 '나는 신이다'는 피해자가 녹음한 정 씨의 성폭행 당시 음성과 여성 신도들의 나체를 그대로 공개해 피해 묘사가 지나치게 자세하고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년여의 제작 기간 동안 200명의 피해자를 만나 인터뷰하는 등 일반 방송에서는 지금껏 다루지 못했던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심층 취재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 PD는 "제 가족과 친구 중에도 사이비 종교 피해자가 있다"며 "그러다 보니 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이자 언젠간 꼭 다뤄야 하는 숙제 같은 주제였다"고 밝히고, 넷플릭스 공개 이후 JMS를 탈퇴했다는 신도들의 증언이 잇따르는 데 대해 매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인터뷰에 참여한 피해자가 사이비 종교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비난과 조롱을 받거나, 교주의 불법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단순 신도들을 '마녀 사냥'하는 현상은 지양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조 PD는 "출연자들은 '왜 (사이비를) 믿었냐'고 물으면 '미쳐서 그랬나 보다' 외에는 할 말이 없는 이야기임에도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사회에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분들이 자신의 용기에 대한 칭찬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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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신이다’ PD “탈퇴 자극이 핵심 목표…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했다”
    • 입력 2023-03-10 13:37:09
    • 수정2023-03-10 17: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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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MBC 조성현 PD가 10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넷플릭스 코리아.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고발한 넷플릭스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가 "신도들의 탈퇴를 자극하는 게 핵심 목표"였다며, 선정성 논란에 대해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제작 의도를 생각하면 이런 형태가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10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난 조 PD는 " 어떤 식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아주 명백하게 보여줬을 때 (사이비 종교) 안에 있는 사람 한두 명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고 (종교를)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신이다'에 담긴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교주 정명석의 성폭력은 기존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음성을 변조하거나 신체를 가린 탓에 '나체가 아니라 수영복을 입고 있는 영상이다' ,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것이다' 같은 JMS 내부 대응 논리를 막을 수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조 PD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그들은 내부자에게 또 다른 방어 논리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정 씨의 피해자인 메이플 씨는 JTBC '뉴스룸'에도 출연해 인터뷰한 적 있지만 기억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또 빈번하게 등장하는 재연 장면에 대해서도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말이 아닌 그림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직접적으로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어디까지 재연을 보여줄 것인지, 어느 정도 써야 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했다. 절대 넘으면 안 될 선을 저는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JMS의 정명석과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등을 다룬 ‘나는 신이다’.
앞서 '나는 신이다'는 피해자가 녹음한 정 씨의 성폭행 당시 음성과 여성 신도들의 나체를 그대로 공개해 피해 묘사가 지나치게 자세하고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년여의 제작 기간 동안 200명의 피해자를 만나 인터뷰하는 등 일반 방송에서는 지금껏 다루지 못했던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심층 취재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 PD는 "제 가족과 친구 중에도 사이비 종교 피해자가 있다"며 "그러다 보니 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이자 언젠간 꼭 다뤄야 하는 숙제 같은 주제였다"고 밝히고, 넷플릭스 공개 이후 JMS를 탈퇴했다는 신도들의 증언이 잇따르는 데 대해 매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인터뷰에 참여한 피해자가 사이비 종교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비난과 조롱을 받거나, 교주의 불법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단순 신도들을 '마녀 사냥'하는 현상은 지양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조 PD는 "출연자들은 '왜 (사이비를) 믿었냐'고 물으면 '미쳐서 그랬나 보다' 외에는 할 말이 없는 이야기임에도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사회에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분들이 자신의 용기에 대한 칭찬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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