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북녘 생활상, 연평도 쓰레기로 줌인

입력 2023.03.11 (08:31) 수정 2023.03.11 (09: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방금 밀가루 음식 전해드린 것처럼, 이젠 북한 주민들도 우리처럼 금방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주민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한 북한의 생산품, 소비품들을 그동안은 영상을 통해 전해드렸었는데요.

오늘은 그 실물을 좀 보여드리려 합니다.

이하영 리포터, 지금 저기 많은 것들이 있는데, 저 앞에 빨간 봉지는 혹시 라면인가요?

[답변]

네, 맞습니다. 우리 라면 봉지와 상당히 비슷하죠?

북한의 ‘라선 령선 종합 가공공장’에서 만든 즉석 국수인데요.

4분 정도 끓이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입니다.

지난해 연평도에서 북한 쓰레기 주웠던 방송 기억하실까요?

1년 정도 시간 지난 후에 제가 얼마 전에 연평도에 다녀왔는데요.

연평도에서 주운 쓰레기 중에 하나입니다.

[앵커]

이 쓰레기를 통해서 북한 실상을 엿보는 거잖아요.

꽤 흥미로운데, 1년 전과 비교해서 좀 달라진 게 있었습니까?

[답변]

네,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코로나19로 굉장히 안 좋은 시기를 겪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물품 쓰레기가 발견됐는데 이게 좀 특이했고요.

국제 인증 표시가 된 제품도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쓰레기를 통한 북한 엿보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물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 연평도로 향하는 배를 타기 위해 인천 앞바다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또 일 년 만에 이렇게 뵙네요.) 안녕하셨어요, 편안하셨죠? (네, 잘 지내셨어요?) 네."]

지난해 4월, 동아대 강동완 교수와 함께 북한에서 건너온 쓰레기들을 통해 생활상을 살펴봤었죠.

연평도는 북한에서 가깝게는 불과 4km 정도 떨어져 있어 떠밀려온 생활 쓰레기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쓰레기 안에 표기되어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읽어내면서 우리가 북한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또 남북한의 어떤 상품의 격차나 이런 것들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거죠."]

방송 뒤 해외 언론사들까지 큰 관심을 보이면서 북한 쓰레기 연구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일본 NHK도 (연평도에) 같이 갔고요. 프랑스 언론사에서는 쓰레기만 취재하기 위해서 직접 한국에 오셨다란 얘기도 들었었고. 북한의 상품에 대한 얘기들을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남북 교류도 막히고, 국경도 닫힌 상황에서 쓰레기가 쌓인 서해 5도는 북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이른바, 연구의 ‘보고’가 된 겁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누가 새로운 상품을 뚝 떨어뜨려 놓은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굉장히 새롭고 다양한 제품들을 많이 줍게 되는 거죠."]

자, 이렇게 일 년 만에 다시 연평도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주웠던 북한 쓰레기 중에서는 서울과 같은 지역번호를 사용하는 평양의 02가 적혀 있던 후춧가루 봉지가 기억에 남는데요.

그 이후론 또 어떤 북한 쓰레기들이 바다를 통해 흘러 들어왔을지 궁금해집니다.

바람과 파도에 실려 떠내려 온 쓰레기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화려한 색감의 사탕 봉지였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예전에 사탕 같은 걸 ‘드롭프스’라고 얘기 했던 거 같은데 북한에서도 이렇게 ‘드롭프스’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도 굉장히 놀랍고."]

평양곡산공장에서 생산한 이 제품엔 ‘국규’라는 글자와 함께 인증을 마쳤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국규’는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제정한 국가 규격을 얘기하는 거고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ISO22000입니다. 이게 세계표준기구를 의미하거든요. 국제표준을 북한이 강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뒷면의 QR코드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북한에도 핸드폰이 많이 보급됐다는 의밉니다.

[이하영/리포터 : "오, 나옵니다, 교수님. 아 이렇게 나오네요. 과일향 드롭프스 500g 비닐봉지, 보관기일 6개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그러니까 여기에 나와 있는 아주 기본적인 정보가 그대로 큐알 코드에도 담겨 있고 또 핸드폰으로 검색하면 그대로 나오는 걸 볼 수 있죠."]

이 초록색 비닐 안에 들었던 물건의 용도는 뭘까요?

남포시의 공장에서 만든 용접봉인데, 특이한 점은 우리와 같은 국제 규격을 쓴다는 점입니다.

건설자재 관련 쓰레기를 발견한 건 지난 2년 동안 처음이라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야~ 어떻게 이렇게 용접봉을 또 주울 수가 있었을까요. 정말 놀랍습니다. 아마 이렇게 찢어서 지금 사용했던 것 같은데 아, 남포 시에서 용접봉 사용하신 분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쓰레기 하나가 유독 눈에 띕니다.

이렇게 내용물이 온전히 남아 있는 북한 쓰레기도 떠내려 왔는데요.

고체이산화염소라고 되어 있고요.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광폭 강력 안전 살균소독제라고 돼 있습니다.

뒷면을 보면요.

피부 소독, 음료수 소독을 비롯한 각종 소독에 쓰인다는 설명도 함께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발병 소식을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건국 이래 대동난’이라는 표현을 쓰며 심각성을 알렸는데요.

그 여파일까요?

최근엔 유독 소독용으로 쓰이는 고체 이산화염소가 많이 떠내려 온다고 합니다.

제조 회사도 한 곳이 아닌 여러 군데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용물이 들어있는 완제품과 비닐이 뜯어진 봉지가 같이 발견됐습니다.

[이하영/리포터 : "여기 안쪽에 반으로 잘려진 봉투를 보니까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더라고요, 한 세 겹 정도. 아무래도 이산화염소이다 보니까 이렇게 겹겹이 포장을 한 거 같아요."]

젤이나 액체 형태를 사용하는 우리와 달리 북한에선 이 고체 이산화염소를 어떻게 소독에 이용하고 있을까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사용법에 보니까 1리터의 물에 이 고체이산화염소 한 봉지를 넣고 풀면 천미리피피엠 농도에 이산화염소 원액이 되는데 이걸 다음과 같이 희석해 이용한다, 이렇게 돼 있네요."]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TV는 이산화염소를 실제 코로나 방역에 활용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경일/김일성종합대학 첨단기술개발원 소장 : "세균, 비루스에 대한 멸균 소독력이 아주 강하고 인체에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인해서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소독제입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이 신형코로나 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이산화염소 소독제를 광범위 도입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물에 희석한 이산화염소를 천에 묻혀 컴퓨터 자판이나 마우스 등을 자주 닦으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김신곤/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교수 : "접촉면들, 이런 거를 닦아내는 거, 락스 가지고 저희가 화장실 청소하듯이 그런 방식의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코로나는) 접촉성 질환이라기보다는 호흡기 질환이잖아요. 호흡기 매개의 질환이 이런 방식의 소독을 통해서 억제하는 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겠죠."]

북한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지난해 8월, 그 직전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만든 생맥주 비닐 포장지도 찾을 수 있었는데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제조일자가) 도장으로 찍혀 있는 건 대부분 파도에 휩쓸려오면서 많이 흔적이 사라지거든요. 지워지게 되는 건데 이건 명확하게 찍혀 있죠. 자세히 보니까 2022년 7월 22일이네요."]

코로나 위기에도 인민소비품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북한이 가장 지금 강조하고 있는 특별한 기관기업소들이 있거든요. 그런 곳에서는 지금 인민소비품 향상을 위해서 시범적으로라도 이렇게 물건들을 계속 만들어 내야 되는 상황인거죠."]

지난달 ‘모범 기술 혁신 단위’로 뽑힌 봉화비누공장의 세탁 세제도 있는데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봉화비누공장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원료가 아니라 자체 원료를 갖고 이렇게 기술혁신을 이뤘다 라는 가장 대표적인 공장으로 칭호를 받은 거죠."]

북한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다로 건너온 쓰레기를 분석하는 일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평양에 가면 그건 북한 당국이 실제 선전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상점이고 여기에선 주민들이 실제 사용했던 거니까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좀 더 알아가는 그런 장소인거 같습니다."]

북한 쓰레기는 올해에도 계속 내려올 텐데요.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좋아졌다는 걸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북녘 생활상, 연평도 쓰레기로 줌인
    • 입력 2023-03-11 08:31:42
    • 수정2023-03-11 09:43:54
    남북의 창
[앵커]

방금 밀가루 음식 전해드린 것처럼, 이젠 북한 주민들도 우리처럼 금방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주민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한 북한의 생산품, 소비품들을 그동안은 영상을 통해 전해드렸었는데요.

오늘은 그 실물을 좀 보여드리려 합니다.

이하영 리포터, 지금 저기 많은 것들이 있는데, 저 앞에 빨간 봉지는 혹시 라면인가요?

[답변]

네, 맞습니다. 우리 라면 봉지와 상당히 비슷하죠?

북한의 ‘라선 령선 종합 가공공장’에서 만든 즉석 국수인데요.

4분 정도 끓이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입니다.

지난해 연평도에서 북한 쓰레기 주웠던 방송 기억하실까요?

1년 정도 시간 지난 후에 제가 얼마 전에 연평도에 다녀왔는데요.

연평도에서 주운 쓰레기 중에 하나입니다.

[앵커]

이 쓰레기를 통해서 북한 실상을 엿보는 거잖아요.

꽤 흥미로운데, 1년 전과 비교해서 좀 달라진 게 있었습니까?

[답변]

네,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코로나19로 굉장히 안 좋은 시기를 겪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물품 쓰레기가 발견됐는데 이게 좀 특이했고요.

국제 인증 표시가 된 제품도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쓰레기를 통한 북한 엿보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물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 연평도로 향하는 배를 타기 위해 인천 앞바다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또 일 년 만에 이렇게 뵙네요.) 안녕하셨어요, 편안하셨죠? (네, 잘 지내셨어요?) 네."]

지난해 4월, 동아대 강동완 교수와 함께 북한에서 건너온 쓰레기들을 통해 생활상을 살펴봤었죠.

연평도는 북한에서 가깝게는 불과 4km 정도 떨어져 있어 떠밀려온 생활 쓰레기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쓰레기 안에 표기되어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읽어내면서 우리가 북한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또 남북한의 어떤 상품의 격차나 이런 것들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거죠."]

방송 뒤 해외 언론사들까지 큰 관심을 보이면서 북한 쓰레기 연구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일본 NHK도 (연평도에) 같이 갔고요. 프랑스 언론사에서는 쓰레기만 취재하기 위해서 직접 한국에 오셨다란 얘기도 들었었고. 북한의 상품에 대한 얘기들을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남북 교류도 막히고, 국경도 닫힌 상황에서 쓰레기가 쌓인 서해 5도는 북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이른바, 연구의 ‘보고’가 된 겁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누가 새로운 상품을 뚝 떨어뜨려 놓은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굉장히 새롭고 다양한 제품들을 많이 줍게 되는 거죠."]

자, 이렇게 일 년 만에 다시 연평도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주웠던 북한 쓰레기 중에서는 서울과 같은 지역번호를 사용하는 평양의 02가 적혀 있던 후춧가루 봉지가 기억에 남는데요.

그 이후론 또 어떤 북한 쓰레기들이 바다를 통해 흘러 들어왔을지 궁금해집니다.

바람과 파도에 실려 떠내려 온 쓰레기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화려한 색감의 사탕 봉지였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예전에 사탕 같은 걸 ‘드롭프스’라고 얘기 했던 거 같은데 북한에서도 이렇게 ‘드롭프스’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도 굉장히 놀랍고."]

평양곡산공장에서 생산한 이 제품엔 ‘국규’라는 글자와 함께 인증을 마쳤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국규’는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제정한 국가 규격을 얘기하는 거고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ISO22000입니다. 이게 세계표준기구를 의미하거든요. 국제표준을 북한이 강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뒷면의 QR코드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북한에도 핸드폰이 많이 보급됐다는 의밉니다.

[이하영/리포터 : "오, 나옵니다, 교수님. 아 이렇게 나오네요. 과일향 드롭프스 500g 비닐봉지, 보관기일 6개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그러니까 여기에 나와 있는 아주 기본적인 정보가 그대로 큐알 코드에도 담겨 있고 또 핸드폰으로 검색하면 그대로 나오는 걸 볼 수 있죠."]

이 초록색 비닐 안에 들었던 물건의 용도는 뭘까요?

남포시의 공장에서 만든 용접봉인데, 특이한 점은 우리와 같은 국제 규격을 쓴다는 점입니다.

건설자재 관련 쓰레기를 발견한 건 지난 2년 동안 처음이라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야~ 어떻게 이렇게 용접봉을 또 주울 수가 있었을까요. 정말 놀랍습니다. 아마 이렇게 찢어서 지금 사용했던 것 같은데 아, 남포 시에서 용접봉 사용하신 분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쓰레기 하나가 유독 눈에 띕니다.

이렇게 내용물이 온전히 남아 있는 북한 쓰레기도 떠내려 왔는데요.

고체이산화염소라고 되어 있고요.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광폭 강력 안전 살균소독제라고 돼 있습니다.

뒷면을 보면요.

피부 소독, 음료수 소독을 비롯한 각종 소독에 쓰인다는 설명도 함께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발병 소식을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건국 이래 대동난’이라는 표현을 쓰며 심각성을 알렸는데요.

그 여파일까요?

최근엔 유독 소독용으로 쓰이는 고체 이산화염소가 많이 떠내려 온다고 합니다.

제조 회사도 한 곳이 아닌 여러 군데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용물이 들어있는 완제품과 비닐이 뜯어진 봉지가 같이 발견됐습니다.

[이하영/리포터 : "여기 안쪽에 반으로 잘려진 봉투를 보니까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더라고요, 한 세 겹 정도. 아무래도 이산화염소이다 보니까 이렇게 겹겹이 포장을 한 거 같아요."]

젤이나 액체 형태를 사용하는 우리와 달리 북한에선 이 고체 이산화염소를 어떻게 소독에 이용하고 있을까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사용법에 보니까 1리터의 물에 이 고체이산화염소 한 봉지를 넣고 풀면 천미리피피엠 농도에 이산화염소 원액이 되는데 이걸 다음과 같이 희석해 이용한다, 이렇게 돼 있네요."]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TV는 이산화염소를 실제 코로나 방역에 활용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경일/김일성종합대학 첨단기술개발원 소장 : "세균, 비루스에 대한 멸균 소독력이 아주 강하고 인체에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인해서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소독제입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이 신형코로나 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이산화염소 소독제를 광범위 도입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물에 희석한 이산화염소를 천에 묻혀 컴퓨터 자판이나 마우스 등을 자주 닦으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김신곤/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교수 : "접촉면들, 이런 거를 닦아내는 거, 락스 가지고 저희가 화장실 청소하듯이 그런 방식의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코로나는) 접촉성 질환이라기보다는 호흡기 질환이잖아요. 호흡기 매개의 질환이 이런 방식의 소독을 통해서 억제하는 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겠죠."]

북한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지난해 8월, 그 직전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만든 생맥주 비닐 포장지도 찾을 수 있었는데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제조일자가) 도장으로 찍혀 있는 건 대부분 파도에 휩쓸려오면서 많이 흔적이 사라지거든요. 지워지게 되는 건데 이건 명확하게 찍혀 있죠. 자세히 보니까 2022년 7월 22일이네요."]

코로나 위기에도 인민소비품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북한이 가장 지금 강조하고 있는 특별한 기관기업소들이 있거든요. 그런 곳에서는 지금 인민소비품 향상을 위해서 시범적으로라도 이렇게 물건들을 계속 만들어 내야 되는 상황인거죠."]

지난달 ‘모범 기술 혁신 단위’로 뽑힌 봉화비누공장의 세탁 세제도 있는데요.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봉화비누공장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원료가 아니라 자체 원료를 갖고 이렇게 기술혁신을 이뤘다 라는 가장 대표적인 공장으로 칭호를 받은 거죠."]

북한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다로 건너온 쓰레기를 분석하는 일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 : "평양에 가면 그건 북한 당국이 실제 선전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상점이고 여기에선 주민들이 실제 사용했던 거니까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좀 더 알아가는 그런 장소인거 같습니다."]

북한 쓰레기는 올해에도 계속 내려올 텐데요.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좋아졌다는 걸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