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유림이 사망 1주기…의료사고 병원은 여전히 ‘뒷짐’

입력 2023.03.13 (07:38) 수정 2023.03.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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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제주대병원에 입원했다 약물 과다 투여로 숨진 13개월 영아 유림이 기억하시나요?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병원 측의 진정한 사과도 없는 상황에 지난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며 유족들은 시간은 여전히 멈춰있습니다.

안서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 엄마 아빠는 유림이가 잠들어 있는 납골당을 찾았습니다.

초에 불을 붙이고,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으로 상을 차립니다.

[강승철/유림이 아빠 : "유림이는 못 먹어본 건데 예림이(동생)가 좋아하는 거니까 유림이도 좋아할거야."]

코로나19로 제주대병원에 입원했던 13개월 영아 유림이가 의료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

당시 간호사들이 기준치의 50배에 달하는 약물을 투약하고, 의료기록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들 부부는 아직도 병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신임 병원장 취임에 맞춰 추모 식수를 심겠다는 제안을 받은 게 전부였습니다.

[강승철/유림이 아빠 : "사과를 하고 싶은 입장이라기보단 양측의 화해를 진행하고자 하는, 병원은 제3자 느낌처럼 저희를 받아들이고 있어서."]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간호사들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부부는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료사고 은폐'를 기억하는 SNS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윤선영/유림이 엄마 : "유림이가 그렇게 사고를 당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변한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냥 포기하는 게 나을까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 유림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이들 부부는 오는 16일 4차 공판에서 부검조차 못 해본 채 떠나보내야 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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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개월 유림이 사망 1주기…의료사고 병원은 여전히 ‘뒷짐’
    • 입력 2023-03-13 07:38:27
    • 수정2023-03-13 0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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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제주대병원에 입원했다 약물 과다 투여로 숨진 13개월 영아 유림이 기억하시나요?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병원 측의 진정한 사과도 없는 상황에 지난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며 유족들은 시간은 여전히 멈춰있습니다.

안서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 엄마 아빠는 유림이가 잠들어 있는 납골당을 찾았습니다.

초에 불을 붙이고,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으로 상을 차립니다.

[강승철/유림이 아빠 : "유림이는 못 먹어본 건데 예림이(동생)가 좋아하는 거니까 유림이도 좋아할거야."]

코로나19로 제주대병원에 입원했던 13개월 영아 유림이가 의료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

당시 간호사들이 기준치의 50배에 달하는 약물을 투약하고, 의료기록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들 부부는 아직도 병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신임 병원장 취임에 맞춰 추모 식수를 심겠다는 제안을 받은 게 전부였습니다.

[강승철/유림이 아빠 : "사과를 하고 싶은 입장이라기보단 양측의 화해를 진행하고자 하는, 병원은 제3자 느낌처럼 저희를 받아들이고 있어서."]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간호사들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부부는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료사고 은폐'를 기억하는 SNS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윤선영/유림이 엄마 : "유림이가 그렇게 사고를 당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변한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냥 포기하는 게 나을까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 유림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이들 부부는 오는 16일 4차 공판에서 부검조차 못 해본 채 떠나보내야 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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