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초읽기…“피해 우려”

입력 2023.03.13 (12:36) 수정 2023.06.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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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12년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올 봄에서 여름 사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 우려가 큰데, 일본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1년 3월 11일.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이 일본 동북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수십 분 뒤 초대형 지진해일이 해안을 덮쳤고요.

원전 폭발 사고는 재앙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사고 발생 12년이 됐는데요.

지금 후쿠시마는 어떤 모습일까요?

사고가 난 원전에서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항구.

고깃배가 들어오고 생선을 내리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정상 조업이 재개된 지 이제 2년이 됐지만, 어민들의 걱정은 여전합니다.

지난해 후쿠시마 어획량은 원전 사고 전인 2010년의 약 5분의 1에 불과했고 후쿠시마산 표시가 있는 수산물은 여전히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 어업인 : "(후쿠시마산은) 아직 값이 싸요. (그나마 다른 지역의) 60~70% 수준으로 오른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원전 오염수 방류가 조만간 현실로 다가온다는 겁니다.

[엔도 켄이치/후쿠시마현 어부 : "방사성 물질이야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또 조업은 중단될 거고, 그러면 이제 장사는 안되는 거죠."]

인근의 수산관광시장 상인들도 애가 탑니다.

[모우에 타쿠미/수산물 판매상 : "겨우 손님들이 돌아오고 있는데 역시 이번에 오염수를 흘려보내는 문제가 생겨서 다시 손님이 줄어들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지역 어업단체 대표는 결국 정부 뜻대로 오염수 방류가 이뤄질 거라며 복잡한 심정을 나타냈습니다.

[곤노 토모미쓰/후쿠시마현 북부(소마 후타바) 어업협동조합 대표 : "(방류는) 기본적으로 반대입니다. 다만, 지역의 고뇌라거나 갈등이 있습니다."]

원전이 폭발할 때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하는 데 막대한 양의 물이 쓰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오염수는 약 130만 톤인데요.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2차례 정화 처리한 뒤 바닷물에 희석하고요.

이후 30년에 걸쳐 1km가량의 해저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할 계획입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3일 : "올 봄부터 여름 중에 (오염수 방류를) 예정한 것엔 변경이 없습니다.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사고 원전엔 해저터널을 비롯한 방류 시설 공사가 올 봄까지 완료될 예정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은 다핵종 제거설비를 이용하면 세슘 등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일본 정부가 막판 여론전에 몰두하는 가운데, 호주와 뉴질랜드, 피지 등 태평양 지역 섬나라들은 일본에 방류 연기를 촉구했습니다.

"모든 당사자들이 안전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어떠한 방류도 안 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어민들은 원전 오염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부족하다며 일본 측이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성주/한국수산업경영인 여수시연합회장 : "불안감 때문에 수산물 소비를 많이 줄일 것 같아서 생산자 입장에서는 고기를 잡거나 길러도 팔 수가 없지 않습니까."]

정치권도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주철현/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 "'굴종 외교' 이런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후쿠시마 원전수 해양오염 투기에 대해서 전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위의 우려와 반발에도 아랑곳없이 일본 정부는, '정화 처리된 오염수 방류는 안전'하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은 문제없다'며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오랜 기간 이어질 방사성 물질의 생물학적 농축 등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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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초읽기…“피해 우려”
    • 입력 2023-03-13 12:36:47
    • 수정2023-06-12 14:09:05
    뉴스 12
[앵커]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12년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올 봄에서 여름 사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 우려가 큰데, 일본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1년 3월 11일.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이 일본 동북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수십 분 뒤 초대형 지진해일이 해안을 덮쳤고요.

원전 폭발 사고는 재앙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사고 발생 12년이 됐는데요.

지금 후쿠시마는 어떤 모습일까요?

사고가 난 원전에서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항구.

고깃배가 들어오고 생선을 내리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정상 조업이 재개된 지 이제 2년이 됐지만, 어민들의 걱정은 여전합니다.

지난해 후쿠시마 어획량은 원전 사고 전인 2010년의 약 5분의 1에 불과했고 후쿠시마산 표시가 있는 수산물은 여전히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 어업인 : "(후쿠시마산은) 아직 값이 싸요. (그나마 다른 지역의) 60~70% 수준으로 오른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원전 오염수 방류가 조만간 현실로 다가온다는 겁니다.

[엔도 켄이치/후쿠시마현 어부 : "방사성 물질이야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또 조업은 중단될 거고, 그러면 이제 장사는 안되는 거죠."]

인근의 수산관광시장 상인들도 애가 탑니다.

[모우에 타쿠미/수산물 판매상 : "겨우 손님들이 돌아오고 있는데 역시 이번에 오염수를 흘려보내는 문제가 생겨서 다시 손님이 줄어들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지역 어업단체 대표는 결국 정부 뜻대로 오염수 방류가 이뤄질 거라며 복잡한 심정을 나타냈습니다.

[곤노 토모미쓰/후쿠시마현 북부(소마 후타바) 어업협동조합 대표 : "(방류는) 기본적으로 반대입니다. 다만, 지역의 고뇌라거나 갈등이 있습니다."]

원전이 폭발할 때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하는 데 막대한 양의 물이 쓰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오염수는 약 130만 톤인데요.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2차례 정화 처리한 뒤 바닷물에 희석하고요.

이후 30년에 걸쳐 1km가량의 해저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할 계획입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3일 : "올 봄부터 여름 중에 (오염수 방류를) 예정한 것엔 변경이 없습니다.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사고 원전엔 해저터널을 비롯한 방류 시설 공사가 올 봄까지 완료될 예정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은 다핵종 제거설비를 이용하면 세슘 등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일본 정부가 막판 여론전에 몰두하는 가운데, 호주와 뉴질랜드, 피지 등 태평양 지역 섬나라들은 일본에 방류 연기를 촉구했습니다.

"모든 당사자들이 안전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어떠한 방류도 안 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어민들은 원전 오염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부족하다며 일본 측이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성주/한국수산업경영인 여수시연합회장 : "불안감 때문에 수산물 소비를 많이 줄일 것 같아서 생산자 입장에서는 고기를 잡거나 길러도 팔 수가 없지 않습니까."]

정치권도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주철현/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 "'굴종 외교' 이런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후쿠시마 원전수 해양오염 투기에 대해서 전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위의 우려와 반발에도 아랑곳없이 일본 정부는, '정화 처리된 오염수 방류는 안전'하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은 문제없다'며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오랜 기간 이어질 방사성 물질의 생물학적 농축 등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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