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K가 희석돼야 K팝 미래 있다…SM 인수 ‘실패’라 생각 안 해”

입력 2023.03.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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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의 승리로 끝난 SM 인수 경쟁을 두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 인수를 승패로 보는 관점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 미래에 가장 중요한 사업 축이 될 플랫폼을 두고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는데요.

방 의장은 오늘(1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포럼에 참석해 관련 질문을 받고, "합의서에 도장 찍은 날부터 바로 현실로 돌아가 결재하고 일하고 곡 쓰고 있다"며, "인수 과정에서 감정 소모는 전혀 못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방 의장은 하이브의 사업을 분류했을 때, 팬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앞으로 더 중요해질 거라고 보는 게임 등이 하이브 미래의 축이라고 생각한다며, IT·플랫폼 분야 대기업인 카카오와 협력을 이끌어낸 점이 이번 인수 과정의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또 "저희나 카카오나 아티스트와 팬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인수를) 시작한 거겠지만, 실제로 그 과정에서는 아티스트와 팬들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게 도리"라며,  복잡한 심정으로 이번 인수전을 지켜봤을 하이브·SM 소속 가수들과 팬들을 향해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 "BTS 부재가 K팝 위기 불러…'K'가 희석돼야 미래 있다"

방 의장은 또 최근 CNN 인터뷰에서 꺼낸 'K팝 위기론'에 대해서도 "지표 둔화가 명확하다. 심지어 동남아 일부에서는 다양한 지표가 역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속 가수인 BTS가 멤버들의 군 입대로 단체 활동을 멈춘 점이 성장률 둔화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내일이라도 BTS가 복귀하면 지표가 오른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슈퍼스타가 나타날 수 있도록 건강한 기업 환경을 조성해 비법은 나누고 위험 요인은 분산하고, 규모는 만드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러려면 BTS를 통해 K팝에 입문하는  것처럼 팬덤 플랫폼에 여러 해외 아티스트들을 입점시키고, 그를 통해 다른 가수에도 관심을 갖도록 잠재 팬덤을 늘리는 '선순환 방식'과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K'의 정체성(한국적 정체성)을 보충해 나가는 방식은 K팝의 성장 둔화 등 위기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저는 'K'라는 단어가 희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방 의장은  해외 조사에서 K팝의 정의를 물으면 여전히 '한국'이라는 답이 나오는 현실을 벗어나야 한다며, "K팝이 한국이 아니라 특정한 시스템으로 확장될 때  오히려 한국의 문화 수출이나 경제적 성장도 견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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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시혁 “K가 희석돼야 K팝 미래 있다…SM 인수 ‘실패’라 생각 안 해”
    • 입력 2023-03-15 13:28:06
    취재K

최근 카카오의 승리로 끝난 SM 인수 경쟁을 두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 인수를 승패로 보는 관점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 미래에 가장 중요한 사업 축이 될 플랫폼을 두고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는데요.

방 의장은 오늘(1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포럼에 참석해 관련 질문을 받고, "합의서에 도장 찍은 날부터 바로 현실로 돌아가 결재하고 일하고 곡 쓰고 있다"며, "인수 과정에서 감정 소모는 전혀 못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방 의장은 하이브의 사업을 분류했을 때, 팬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앞으로 더 중요해질 거라고 보는 게임 등이 하이브 미래의 축이라고 생각한다며, IT·플랫폼 분야 대기업인 카카오와 협력을 이끌어낸 점이 이번 인수 과정의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또 "저희나 카카오나 아티스트와 팬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인수를) 시작한 거겠지만, 실제로 그 과정에서는 아티스트와 팬들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게 도리"라며,  복잡한 심정으로 이번 인수전을 지켜봤을 하이브·SM 소속 가수들과 팬들을 향해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 "BTS 부재가 K팝 위기 불러…'K'가 희석돼야 미래 있다"

방 의장은 또 최근 CNN 인터뷰에서 꺼낸 'K팝 위기론'에 대해서도 "지표 둔화가 명확하다. 심지어 동남아 일부에서는 다양한 지표가 역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속 가수인 BTS가 멤버들의 군 입대로 단체 활동을 멈춘 점이 성장률 둔화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내일이라도 BTS가 복귀하면 지표가 오른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슈퍼스타가 나타날 수 있도록 건강한 기업 환경을 조성해 비법은 나누고 위험 요인은 분산하고, 규모는 만드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러려면 BTS를 통해 K팝에 입문하는  것처럼 팬덤 플랫폼에 여러 해외 아티스트들을 입점시키고, 그를 통해 다른 가수에도 관심을 갖도록 잠재 팬덤을 늘리는 '선순환 방식'과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K'의 정체성(한국적 정체성)을 보충해 나가는 방식은 K팝의 성장 둔화 등 위기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저는 'K'라는 단어가 희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방 의장은  해외 조사에서 K팝의 정의를 물으면 여전히 '한국'이라는 답이 나오는 현실을 벗어나야 한다며, "K팝이 한국이 아니라 특정한 시스템으로 확장될 때  오히려 한국의 문화 수출이나 경제적 성장도 견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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