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멈춰선 마을버스, 휴업 또 연장…노선 설계부터 문제
입력 2023.03.15 (19:23)
수정 2023.03.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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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 시민들의 발이 되는 마을버스가 군데군데 멈춰서 있습니다.
가스비 급등에 승객 감소로 마을버스 업체가 재정난을 겪는 탓이 큰데요.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폐지 상태인 노선도 여럿인데요.
마을버스 운영이 얼마나 파행인지, 이유는 뭔지 양창희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인승 버스가 차고지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습니다.
광주 평동 봉정마을에서 송정리를 오가는 마을버스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간 휴업했는데, 최근 휴업을 또 석 달 연장했습니다.
가스비가 수천만 원 연체될 정도로 업체 재정난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이해신/광산버스 대표 : "CNG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한 연간 2억 5천만 원 정도를 내다가 이번에 2022년도에는 4억 8천, 거의 5억 원까지 올라갔더라고요."]
마을에는 지난달부터 임시 버스가 투입됐습니다.
주민들은 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원합니다.
[김인환/봉정마을 주민 : "(안 다니면 얼마나 불편합니까?) 불편하죠, 겁나게 많이 불편하죠. 여러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마다."]
주민들은 마을버스 대신 시내버스를 투입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도로 폭이 좁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다른 마을버스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업체는 재정 지원이 없으면 더 이상 마을버스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하루에 한 대가 한 40만 원 손해를 본 거죠. '도저히 불가능하다' 해서, 구청에 협의를 해서 '우리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서구 763번, 남구 713·714번 역시 장기 휴업 중이어서, 광주 마을버스 노선 12곳 가운데 6곳이 쉬고 있습니다.
마을버스 회사와 자치구는 광주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박안숙/광주시 광산구 교통행정과장 : "가장 중요한 버스 노선 조정권은 이제 (광주)시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가 주도적으로 저는 재정 지원을 해줘야 된다고 보고요."]
광주시는 자치구와 절반씩 나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내켜하지는 않습니다.
[김광수/광주시 대중교통과장 : "경영의 투명성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재정 적자분에 지원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광주시의회는 마을버스 지원 조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주시는 올해만 시내버스 준공영제 적자에 천5백억여 원이 투입될 걸로 보인다며,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절반 가까이 멈춰선 광주 마을버스의 실태를 전해 드렸는데요.
일부 노선은 용역까지 벌여 수익이 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정작 업체가 운행해 보니 적자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스비 인상이나 승객 감소의 문제를 넘어 마을버스 노선 설계부터 잘못된 부분이 있는 건데요,
실제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운행을 시작한 북구 799번 마을버스.
첨단2지구 통학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북구가 신설을 요청했고, 광주시 버스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노선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운행 1년도 안 돼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노선 신설 용역에서 예상한 승객은 하루 300여 명, 하지만 실제 승객은 백 명에도 못 미쳤습니다.
북구는 1년 만에 노선 재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무조건 손해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 그 용역은 터무니없는 용역이었다. 현실하고 맞지 않는 용역이었다."]
2017년, 광주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면서 '교통 사각지대 개선' 목적으로 도입 계획을 세운 남구 714번 마을버스.
2020년 1월 투입된 지 두 달 만에 업체가 운행을 멈췄고 지금도 휴업 중입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지만 업체도, 지자체도 노선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남구 관계자/음성변조 : "개시할 때부터 (업체가) 약간 부담을 많이 느끼시긴 했는데 우려했던 것처럼 수익성이 잘 안 나오니까 바로 휴업을..."]
2020년 광산구에서는 첨단과 하남2지구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신설하겠다며 용역을 했고, 수익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업자가 적자가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운행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신중한 검토 없이 마을버스 노선을 새로 만들었다 파행 운영이 반복되는 겁니다.
피해는 시민들이 보는데 자치구는 노선 결정권이 없다며, 광주시는 마을버스 업무가 자치구 사무라며 책임을 서로 떠넘깁니다.
교통 소외 지역을 담당하는 제 기능을 하도록 노선을 조정하고, 시내버스와 달리 완전 민영제인 마을버스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준영/광주녹색교통운동 상임대표 : "(마을버스) 노선 개편도 마찬가지고 교통 시스템에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이런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시는 마을버스를 포함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연계돼 있어 2026년에야 적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광주 시민들의 발이 되는 마을버스가 군데군데 멈춰서 있습니다.
가스비 급등에 승객 감소로 마을버스 업체가 재정난을 겪는 탓이 큰데요.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폐지 상태인 노선도 여럿인데요.
마을버스 운영이 얼마나 파행인지, 이유는 뭔지 양창희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인승 버스가 차고지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습니다.
광주 평동 봉정마을에서 송정리를 오가는 마을버스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간 휴업했는데, 최근 휴업을 또 석 달 연장했습니다.
가스비가 수천만 원 연체될 정도로 업체 재정난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이해신/광산버스 대표 : "CNG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한 연간 2억 5천만 원 정도를 내다가 이번에 2022년도에는 4억 8천, 거의 5억 원까지 올라갔더라고요."]
마을에는 지난달부터 임시 버스가 투입됐습니다.
주민들은 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원합니다.
[김인환/봉정마을 주민 : "(안 다니면 얼마나 불편합니까?) 불편하죠, 겁나게 많이 불편하죠. 여러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마다."]
주민들은 마을버스 대신 시내버스를 투입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도로 폭이 좁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다른 마을버스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업체는 재정 지원이 없으면 더 이상 마을버스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하루에 한 대가 한 40만 원 손해를 본 거죠. '도저히 불가능하다' 해서, 구청에 협의를 해서 '우리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서구 763번, 남구 713·714번 역시 장기 휴업 중이어서, 광주 마을버스 노선 12곳 가운데 6곳이 쉬고 있습니다.
마을버스 회사와 자치구는 광주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박안숙/광주시 광산구 교통행정과장 : "가장 중요한 버스 노선 조정권은 이제 (광주)시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가 주도적으로 저는 재정 지원을 해줘야 된다고 보고요."]
광주시는 자치구와 절반씩 나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내켜하지는 않습니다.
[김광수/광주시 대중교통과장 : "경영의 투명성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재정 적자분에 지원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광주시의회는 마을버스 지원 조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주시는 올해만 시내버스 준공영제 적자에 천5백억여 원이 투입될 걸로 보인다며,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절반 가까이 멈춰선 광주 마을버스의 실태를 전해 드렸는데요.
일부 노선은 용역까지 벌여 수익이 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정작 업체가 운행해 보니 적자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스비 인상이나 승객 감소의 문제를 넘어 마을버스 노선 설계부터 잘못된 부분이 있는 건데요,
실제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운행을 시작한 북구 799번 마을버스.
첨단2지구 통학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북구가 신설을 요청했고, 광주시 버스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노선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운행 1년도 안 돼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노선 신설 용역에서 예상한 승객은 하루 300여 명, 하지만 실제 승객은 백 명에도 못 미쳤습니다.
북구는 1년 만에 노선 재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무조건 손해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 그 용역은 터무니없는 용역이었다. 현실하고 맞지 않는 용역이었다."]
2017년, 광주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면서 '교통 사각지대 개선' 목적으로 도입 계획을 세운 남구 714번 마을버스.
2020년 1월 투입된 지 두 달 만에 업체가 운행을 멈췄고 지금도 휴업 중입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지만 업체도, 지자체도 노선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남구 관계자/음성변조 : "개시할 때부터 (업체가) 약간 부담을 많이 느끼시긴 했는데 우려했던 것처럼 수익성이 잘 안 나오니까 바로 휴업을..."]
2020년 광산구에서는 첨단과 하남2지구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신설하겠다며 용역을 했고, 수익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업자가 적자가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운행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신중한 검토 없이 마을버스 노선을 새로 만들었다 파행 운영이 반복되는 겁니다.
피해는 시민들이 보는데 자치구는 노선 결정권이 없다며, 광주시는 마을버스 업무가 자치구 사무라며 책임을 서로 떠넘깁니다.
교통 소외 지역을 담당하는 제 기능을 하도록 노선을 조정하고, 시내버스와 달리 완전 민영제인 마을버스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준영/광주녹색교통운동 상임대표 : "(마을버스) 노선 개편도 마찬가지고 교통 시스템에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이런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시는 마을버스를 포함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연계돼 있어 2026년에야 적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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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취재] 멈춰선 마을버스, 휴업 또 연장…노선 설계부터 문제
-
- 입력 2023-03-15 19:23:34
- 수정2023-03-15 20:06:44
[앵커]
광주 시민들의 발이 되는 마을버스가 군데군데 멈춰서 있습니다.
가스비 급등에 승객 감소로 마을버스 업체가 재정난을 겪는 탓이 큰데요.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폐지 상태인 노선도 여럿인데요.
마을버스 운영이 얼마나 파행인지, 이유는 뭔지 양창희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인승 버스가 차고지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습니다.
광주 평동 봉정마을에서 송정리를 오가는 마을버스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간 휴업했는데, 최근 휴업을 또 석 달 연장했습니다.
가스비가 수천만 원 연체될 정도로 업체 재정난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이해신/광산버스 대표 : "CNG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한 연간 2억 5천만 원 정도를 내다가 이번에 2022년도에는 4억 8천, 거의 5억 원까지 올라갔더라고요."]
마을에는 지난달부터 임시 버스가 투입됐습니다.
주민들은 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원합니다.
[김인환/봉정마을 주민 : "(안 다니면 얼마나 불편합니까?) 불편하죠, 겁나게 많이 불편하죠. 여러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마다."]
주민들은 마을버스 대신 시내버스를 투입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도로 폭이 좁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다른 마을버스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업체는 재정 지원이 없으면 더 이상 마을버스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하루에 한 대가 한 40만 원 손해를 본 거죠. '도저히 불가능하다' 해서, 구청에 협의를 해서 '우리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서구 763번, 남구 713·714번 역시 장기 휴업 중이어서, 광주 마을버스 노선 12곳 가운데 6곳이 쉬고 있습니다.
마을버스 회사와 자치구는 광주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박안숙/광주시 광산구 교통행정과장 : "가장 중요한 버스 노선 조정권은 이제 (광주)시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가 주도적으로 저는 재정 지원을 해줘야 된다고 보고요."]
광주시는 자치구와 절반씩 나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내켜하지는 않습니다.
[김광수/광주시 대중교통과장 : "경영의 투명성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재정 적자분에 지원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광주시의회는 마을버스 지원 조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주시는 올해만 시내버스 준공영제 적자에 천5백억여 원이 투입될 걸로 보인다며,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절반 가까이 멈춰선 광주 마을버스의 실태를 전해 드렸는데요.
일부 노선은 용역까지 벌여 수익이 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정작 업체가 운행해 보니 적자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스비 인상이나 승객 감소의 문제를 넘어 마을버스 노선 설계부터 잘못된 부분이 있는 건데요,
실제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운행을 시작한 북구 799번 마을버스.
첨단2지구 통학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북구가 신설을 요청했고, 광주시 버스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노선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운행 1년도 안 돼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노선 신설 용역에서 예상한 승객은 하루 300여 명, 하지만 실제 승객은 백 명에도 못 미쳤습니다.
북구는 1년 만에 노선 재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무조건 손해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 그 용역은 터무니없는 용역이었다. 현실하고 맞지 않는 용역이었다."]
2017년, 광주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면서 '교통 사각지대 개선' 목적으로 도입 계획을 세운 남구 714번 마을버스.
2020년 1월 투입된 지 두 달 만에 업체가 운행을 멈췄고 지금도 휴업 중입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지만 업체도, 지자체도 노선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남구 관계자/음성변조 : "개시할 때부터 (업체가) 약간 부담을 많이 느끼시긴 했는데 우려했던 것처럼 수익성이 잘 안 나오니까 바로 휴업을..."]
2020년 광산구에서는 첨단과 하남2지구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신설하겠다며 용역을 했고, 수익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업자가 적자가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운행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신중한 검토 없이 마을버스 노선을 새로 만들었다 파행 운영이 반복되는 겁니다.
피해는 시민들이 보는데 자치구는 노선 결정권이 없다며, 광주시는 마을버스 업무가 자치구 사무라며 책임을 서로 떠넘깁니다.
교통 소외 지역을 담당하는 제 기능을 하도록 노선을 조정하고, 시내버스와 달리 완전 민영제인 마을버스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준영/광주녹색교통운동 상임대표 : "(마을버스) 노선 개편도 마찬가지고 교통 시스템에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이런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시는 마을버스를 포함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연계돼 있어 2026년에야 적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광주 시민들의 발이 되는 마을버스가 군데군데 멈춰서 있습니다.
가스비 급등에 승객 감소로 마을버스 업체가 재정난을 겪는 탓이 큰데요.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폐지 상태인 노선도 여럿인데요.
마을버스 운영이 얼마나 파행인지, 이유는 뭔지 양창희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인승 버스가 차고지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습니다.
광주 평동 봉정마을에서 송정리를 오가는 마을버스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간 휴업했는데, 최근 휴업을 또 석 달 연장했습니다.
가스비가 수천만 원 연체될 정도로 업체 재정난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이해신/광산버스 대표 : "CNG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한 연간 2억 5천만 원 정도를 내다가 이번에 2022년도에는 4억 8천, 거의 5억 원까지 올라갔더라고요."]
마을에는 지난달부터 임시 버스가 투입됐습니다.
주민들은 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원합니다.
[김인환/봉정마을 주민 : "(안 다니면 얼마나 불편합니까?) 불편하죠, 겁나게 많이 불편하죠. 여러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마다."]
주민들은 마을버스 대신 시내버스를 투입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도로 폭이 좁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다른 마을버스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업체는 재정 지원이 없으면 더 이상 마을버스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하루에 한 대가 한 40만 원 손해를 본 거죠. '도저히 불가능하다' 해서, 구청에 협의를 해서 '우리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서구 763번, 남구 713·714번 역시 장기 휴업 중이어서, 광주 마을버스 노선 12곳 가운데 6곳이 쉬고 있습니다.
마을버스 회사와 자치구는 광주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박안숙/광주시 광산구 교통행정과장 : "가장 중요한 버스 노선 조정권은 이제 (광주)시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가 주도적으로 저는 재정 지원을 해줘야 된다고 보고요."]
광주시는 자치구와 절반씩 나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내켜하지는 않습니다.
[김광수/광주시 대중교통과장 : "경영의 투명성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재정 적자분에 지원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광주시의회는 마을버스 지원 조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주시는 올해만 시내버스 준공영제 적자에 천5백억여 원이 투입될 걸로 보인다며,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절반 가까이 멈춰선 광주 마을버스의 실태를 전해 드렸는데요.
일부 노선은 용역까지 벌여 수익이 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정작 업체가 운행해 보니 적자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스비 인상이나 승객 감소의 문제를 넘어 마을버스 노선 설계부터 잘못된 부분이 있는 건데요,
실제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운행을 시작한 북구 799번 마을버스.
첨단2지구 통학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북구가 신설을 요청했고, 광주시 버스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노선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운행 1년도 안 돼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노선 신설 용역에서 예상한 승객은 하루 300여 명, 하지만 실제 승객은 백 명에도 못 미쳤습니다.
북구는 1년 만에 노선 재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홍주/광남고속 대표 : "무조건 손해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 그 용역은 터무니없는 용역이었다. 현실하고 맞지 않는 용역이었다."]
2017년, 광주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면서 '교통 사각지대 개선' 목적으로 도입 계획을 세운 남구 714번 마을버스.
2020년 1월 투입된 지 두 달 만에 업체가 운행을 멈췄고 지금도 휴업 중입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지만 업체도, 지자체도 노선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남구 관계자/음성변조 : "개시할 때부터 (업체가) 약간 부담을 많이 느끼시긴 했는데 우려했던 것처럼 수익성이 잘 안 나오니까 바로 휴업을..."]
2020년 광산구에서는 첨단과 하남2지구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신설하겠다며 용역을 했고, 수익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업자가 적자가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운행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신중한 검토 없이 마을버스 노선을 새로 만들었다 파행 운영이 반복되는 겁니다.
피해는 시민들이 보는데 자치구는 노선 결정권이 없다며, 광주시는 마을버스 업무가 자치구 사무라며 책임을 서로 떠넘깁니다.
교통 소외 지역을 담당하는 제 기능을 하도록 노선을 조정하고, 시내버스와 달리 완전 민영제인 마을버스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준영/광주녹색교통운동 상임대표 : "(마을버스) 노선 개편도 마찬가지고 교통 시스템에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이런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시는 마을버스를 포함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연계돼 있어 2026년에야 적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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