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유동규 재판에 검찰이 ‘현금 2억 원’ 가져온 까닭은?

입력 2023.03.16 (19:59) 수정 2023.03.1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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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돈 전달 방법과 시기를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오늘(16일) 김용 전 부원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14일에 이어 김 전 부원장 측 반대 신문이 진행됐고, 검찰 측 재주신문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 김용 "돈 언제 줬냐"…유동규 "받은 사람이 더 잘 알겠지"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돈을 전달한 시기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따져 물었습니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부원장이 "내가 돈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달라고 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기다려 보라"며 "전화했는지 만났는지 기억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은 "그럼 나한테 돈은 언제 줬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받은 사람이 제일 잘 기억하지 않느냐"며 "7월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전 부원장은 "공소장에는 6월경이라고 돼 있는데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이냐"며 "공소사실에서 김용를 빼면 말이 된다, 본인(유동규)이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 역시 "받은 사람이 더 잘 알지 않느냐"며 "고발할 것이면 내가 써놨겠죠"라며 맞받았습니다.

재판부의 중재에도 두 사람은 수차례 언성을 높이며 언쟁을 벌였습니다.

■ 6억 원 전달 방법 시연…종이 박스와 현금 2억 원 동원


이날 법정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6억 원을 전달한 방법에 대한 시연도 진행됐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4월 하순 무렵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1억 원을 전달한 뒤, 6월경에는 자신의 집 주변에서 3억 원, 6월~7월 사이에는 경기도청 북측도로 옆 공원에서 2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돈을 전달할 때는 골판지 상자에 1억 원씩 담아 전달했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 주장에 따르면, 1차 전달 당시 김 전 부원장은 골판지 상자에 담긴 1억 원을 작은 종이 쇼핑백에 담아 왼쪽 팔 사이에 끼고 갔습니다.

또, 2차 전달 당시에는 1억 원씩 담긴 골판지 상자 세 개를 쇼핑백에 담아서 전달했습니다.

마지막 전달은 경기도청 북측도로 인근 공원에서 이뤄졌는데, 유 전 본부장은 "2억 원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공원까지 걸어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골판지 상자를 팔에 끼고 가는 것이 가능할지, 골판지 상자 세 개가 쇼핑백에 들어갈지, 또 2억 원이 담긴 쇼핑백의 무게는 들고 걸어갈 수 있을 만한 것인지, 재판부는 시연해보기로 했습니다.

검찰 측은 실제 돈 전달에 사용한 것과 유사한 종이 상자 3개와 '진짜 현금' 2억 원을 준비했습니다. 무게를 가늠하기 위해섭니다.

유 전 본부장은 상자를 쇼핑백에 담는 모습과 김 전 본부장이 왼쪽 팔 사이에 골판지 상자를 끼고 걸어가는 모습까지 직접 재연했습니다.

재판부는 돈이 담긴 쇼핑백을 직접 들어보고, 유 전 본부장의 모습까지 유심히 살펴본 뒤 "가져가는 게 불가능한 정도의 무게거나 힘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코트를 입고 가져가면 무언가 가져가는 형태는 있는데 아무튼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시연을 지켜본 김 전 부원장은 "유원홀딩스 사무실이 직전 총선을 치른 지역이고 주변 CCTV도 많은 지역"이라며 "직전까지 출근인사 하던 곳인데 그게(돈 상자를 팔에 끼고 가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늘까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치고, 다음 기일부터는 함께 기소된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과 남욱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차례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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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유동규 재판에 검찰이 ‘현금 2억 원’ 가져온 까닭은?
    • 입력 2023-03-16 19:59:24
    • 수정2023-03-17 14:46:07
    취재K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돈 전달 방법과 시기를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오늘(16일) 김용 전 부원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14일에 이어 김 전 부원장 측 반대 신문이 진행됐고, 검찰 측 재주신문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 김용 "돈 언제 줬냐"…유동규 "받은 사람이 더 잘 알겠지"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돈을 전달한 시기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따져 물었습니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부원장이 "내가 돈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달라고 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기다려 보라"며 "전화했는지 만났는지 기억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은 "그럼 나한테 돈은 언제 줬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받은 사람이 제일 잘 기억하지 않느냐"며 "7월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전 부원장은 "공소장에는 6월경이라고 돼 있는데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이냐"며 "공소사실에서 김용를 빼면 말이 된다, 본인(유동규)이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 역시 "받은 사람이 더 잘 알지 않느냐"며 "고발할 것이면 내가 써놨겠죠"라며 맞받았습니다.

재판부의 중재에도 두 사람은 수차례 언성을 높이며 언쟁을 벌였습니다.

■ 6억 원 전달 방법 시연…종이 박스와 현금 2억 원 동원


이날 법정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6억 원을 전달한 방법에 대한 시연도 진행됐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4월 하순 무렵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1억 원을 전달한 뒤, 6월경에는 자신의 집 주변에서 3억 원, 6월~7월 사이에는 경기도청 북측도로 옆 공원에서 2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돈을 전달할 때는 골판지 상자에 1억 원씩 담아 전달했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 주장에 따르면, 1차 전달 당시 김 전 부원장은 골판지 상자에 담긴 1억 원을 작은 종이 쇼핑백에 담아 왼쪽 팔 사이에 끼고 갔습니다.

또, 2차 전달 당시에는 1억 원씩 담긴 골판지 상자 세 개를 쇼핑백에 담아서 전달했습니다.

마지막 전달은 경기도청 북측도로 인근 공원에서 이뤄졌는데, 유 전 본부장은 "2억 원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공원까지 걸어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골판지 상자를 팔에 끼고 가는 것이 가능할지, 골판지 상자 세 개가 쇼핑백에 들어갈지, 또 2억 원이 담긴 쇼핑백의 무게는 들고 걸어갈 수 있을 만한 것인지, 재판부는 시연해보기로 했습니다.

검찰 측은 실제 돈 전달에 사용한 것과 유사한 종이 상자 3개와 '진짜 현금' 2억 원을 준비했습니다. 무게를 가늠하기 위해섭니다.

유 전 본부장은 상자를 쇼핑백에 담는 모습과 김 전 본부장이 왼쪽 팔 사이에 골판지 상자를 끼고 걸어가는 모습까지 직접 재연했습니다.

재판부는 돈이 담긴 쇼핑백을 직접 들어보고, 유 전 본부장의 모습까지 유심히 살펴본 뒤 "가져가는 게 불가능한 정도의 무게거나 힘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코트를 입고 가져가면 무언가 가져가는 형태는 있는데 아무튼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시연을 지켜본 김 전 부원장은 "유원홀딩스 사무실이 직전 총선을 치른 지역이고 주변 CCTV도 많은 지역"이라며 "직전까지 출근인사 하던 곳인데 그게(돈 상자를 팔에 끼고 가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늘까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치고, 다음 기일부터는 함께 기소된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과 남욱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차례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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