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건설 철로가 광화문 월대 등 훼손”…57년 만에 공개

입력 2023.03.16 (21:46) 수정 2023.03.16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조선시대 광화문 앞엔 월대란 곳이 있었습니다.

궁궐의 주요 행사가 열려 왕과 백성이 소통하는 공간이었는데요.

이곳에서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가 발견됐습니다.

일제가 철로를 건설하면서 월대와 주변 건물들까지 훼손한 흔적이 드러났습니다.

황정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선의 궁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

광화문 앞에 설치된 넓은 기단, 즉 월대가 있던 자린데, 낡은 철로가 깔려 있습니다.

광화문 동쪽 안국동과 서쪽 효자동에서 뻗어 나온 이 철로는 Y자형으로 만나 세종로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궁궐의 주요 행사가 열렸던 월대터는 물론 임금이 지나가는 길인 '어도' 위로 조선의 상징을 밟고 지나는 겁니다.

[신희권/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 "월대는 사실 왕과 백성의 어떤 소통의 공간입니다. 그래서 문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니라 문 앞에 월대를 갖춘 모습이 광화문의 진정한 모습이고..."]

철로 옆으로는 조선의 군무를 관장하던 삼군부와 최고 행정기구인 의정부의 행랑터로 추정되는 곳도 확인됐습니다.

[이상면/서울시 광화문광장사업과장 : "전차 철로 아래 70cm 아래에 조선 시대 유구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추가 발굴을 시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 철로는 1917년 일제가 경복궁을 허물고 조선총독부를 건설하기 위해 자재 운반용으로 처음 건설됐습니다.

이후 서울 중심부에 살았던 일본인을 수송하기 위한 전차 노선으로 쓰이다가 1966년 세종로 지하차도가 생기면서 매몰됐습니다.

2018년부터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광화문 월대 복원 등을 위한 발굴 작업을 하면서 57년 만에 공개된 겁니다.

이번 현장공개는 하루 3회씩 진행되며 전문가 해설과 함께 이렇게 현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정다운/서울 구로구 : "콘서트 티켓팅하는 느낌으로 시간 딱 맞춰서 접속해서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유적들이 남아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서울시는 오는 10월까지 광화문 월대를 복원하고 인근 현장 정비도 마칠 계획입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서수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일제 건설 철로가 광화문 월대 등 훼손”…57년 만에 공개
    • 입력 2023-03-16 21:46:29
    • 수정2023-03-16 22:00:42
    뉴스 9
[앵커]

조선시대 광화문 앞엔 월대란 곳이 있었습니다.

궁궐의 주요 행사가 열려 왕과 백성이 소통하는 공간이었는데요.

이곳에서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가 발견됐습니다.

일제가 철로를 건설하면서 월대와 주변 건물들까지 훼손한 흔적이 드러났습니다.

황정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선의 궁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

광화문 앞에 설치된 넓은 기단, 즉 월대가 있던 자린데, 낡은 철로가 깔려 있습니다.

광화문 동쪽 안국동과 서쪽 효자동에서 뻗어 나온 이 철로는 Y자형으로 만나 세종로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궁궐의 주요 행사가 열렸던 월대터는 물론 임금이 지나가는 길인 '어도' 위로 조선의 상징을 밟고 지나는 겁니다.

[신희권/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 "월대는 사실 왕과 백성의 어떤 소통의 공간입니다. 그래서 문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니라 문 앞에 월대를 갖춘 모습이 광화문의 진정한 모습이고..."]

철로 옆으로는 조선의 군무를 관장하던 삼군부와 최고 행정기구인 의정부의 행랑터로 추정되는 곳도 확인됐습니다.

[이상면/서울시 광화문광장사업과장 : "전차 철로 아래 70cm 아래에 조선 시대 유구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추가 발굴을 시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 철로는 1917년 일제가 경복궁을 허물고 조선총독부를 건설하기 위해 자재 운반용으로 처음 건설됐습니다.

이후 서울 중심부에 살았던 일본인을 수송하기 위한 전차 노선으로 쓰이다가 1966년 세종로 지하차도가 생기면서 매몰됐습니다.

2018년부터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광화문 월대 복원 등을 위한 발굴 작업을 하면서 57년 만에 공개된 겁니다.

이번 현장공개는 하루 3회씩 진행되며 전문가 해설과 함께 이렇게 현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정다운/서울 구로구 : "콘서트 티켓팅하는 느낌으로 시간 딱 맞춰서 접속해서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유적들이 남아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서울시는 오는 10월까지 광화문 월대를 복원하고 인근 현장 정비도 마칠 계획입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서수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