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주변 조류 서식지 분산 “불가능”

입력 2023.03.17 (10:10) 수정 2023.03.17 (10: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도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관련 소식 이어갑니다.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조류 서식지 훼손 우려와 관련해 주변에 비슷한 환경이 많아 분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이를 검토한 전문기관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2공항 예정지에서 5km 거리에 있는 두산봉.

멸종위기종 1급인 매 한 쌍이 눈에 띕니다.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사업예정지 반경 13km에서 관측된 새만 140여 종 5만 6천여 마리에 이릅니다.

국토부는 제2공항이 들어설 경우 조류들이 사업예정지 주변에 있는 목장과 과수원 등으로 자연 분산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검토한 전문기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국립생태원은 새들이 살던 곳이 사라지면 주변 지역에서의 개체군 밀도가 증가해 번식률 감소와 경쟁 증가로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을 조정하는 게 현실적인 저감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역시, 사업예정지 내 조류가 분산될 거란 국토부의 예상은 맞지 않다며, 오히려 자원 경쟁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새들에게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실제 환경부에서 법정보호종 따오기와 황새 등의 복원 사업도 10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며, 새들이 대체 가능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란 국토부의 예측은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상 조류 서식지 훼손에 대한 대안은 없는 셈입니다.

[나일 무어스/새와 생명의 터 대표/조류 박사 : "(대규모 개발사업 때마다) 조류는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영향이 없을 거라고 반복합니다. 하지만 새만금과 4대강 개발 때도 마찬가지고 많은 생물종과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이처럼 전문기관들의 부정적인 의견을 다 받아 놓고도 국토부에는 전문가 자문을 받으라고 재차 주문하며 사업에 동의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정현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주 제2공항 주변 조류 서식지 분산 “불가능”
    • 입력 2023-03-17 10:10:34
    • 수정2023-03-17 10:35:58
    930뉴스(제주)
[앵커]

오늘도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관련 소식 이어갑니다.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조류 서식지 훼손 우려와 관련해 주변에 비슷한 환경이 많아 분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이를 검토한 전문기관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2공항 예정지에서 5km 거리에 있는 두산봉.

멸종위기종 1급인 매 한 쌍이 눈에 띕니다.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사업예정지 반경 13km에서 관측된 새만 140여 종 5만 6천여 마리에 이릅니다.

국토부는 제2공항이 들어설 경우 조류들이 사업예정지 주변에 있는 목장과 과수원 등으로 자연 분산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검토한 전문기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국립생태원은 새들이 살던 곳이 사라지면 주변 지역에서의 개체군 밀도가 증가해 번식률 감소와 경쟁 증가로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을 조정하는 게 현실적인 저감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역시, 사업예정지 내 조류가 분산될 거란 국토부의 예상은 맞지 않다며, 오히려 자원 경쟁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새들에게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실제 환경부에서 법정보호종 따오기와 황새 등의 복원 사업도 10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며, 새들이 대체 가능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란 국토부의 예측은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상 조류 서식지 훼손에 대한 대안은 없는 셈입니다.

[나일 무어스/새와 생명의 터 대표/조류 박사 : "(대규모 개발사업 때마다) 조류는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영향이 없을 거라고 반복합니다. 하지만 새만금과 4대강 개발 때도 마찬가지고 많은 생물종과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이처럼 전문기관들의 부정적인 의견을 다 받아 놓고도 국토부에는 전문가 자문을 받으라고 재차 주문하며 사업에 동의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정현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