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의 시사본부] 남기정 “尹, 통 크게 주고 통 크게 받는다더니…확인된 것 없이 양보만”

입력 2023.03.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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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정상회담 한줄평…패배감, 씁쓸함, 참담함, 노여움
- 중요한 부분 확인도 못 한 채 양보만…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尹, 통 크게 주고 통 크게 받겠다? 그런 부분 확인되지 않아
- 지소미아라는 카드, 의미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일본에 넘어가
-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좌우 입장 떠나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의 문제
- 양국 정상, 김대중 오부치 선언 다시 읽고 깊이 생각해야
- 미래 지향 위해서 과거 ‘직시’ 분명히 필요
- 민주주의와 평화 실현 위해 양국이 할 일 깊이 고민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영일의 시사본부
■ 방송 시간 : 2023년 3월 17일 (금) 12:20-13:58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 출연 : 남기정 교수 (서울대 일본연구소)



▷ 최영일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2011년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 회담 이후에 11년 만이죠. 한일 정상회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인지 앞으로의 한일 관계는 또 어떻게 전망될지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남기정 교수님을 모시고 자세한 말씀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남기정 : 안녕하세요.

▷ 최영일 : 감사합니다. 바쁜 시간에 스튜디오에도 나와 주시고. 회담이 어제 이루어졌고요.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뉴스가 쏟아집니다. 전문가시니까 한번 짧게 총평을 해주신다면 어떠셨습니까?

▶ 남기정 : 글쎄요. 많은 국민들이 다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은데요. 패배감, 씁쓸함, 참담함, 노여움 이런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 최영일 : 별로 얻지 못했다.

▶ 남기정 : 많은 걸 내주고 그리고 굉장히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확인도 못 한 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양보만 하고 왔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어제 기시다 총리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한일 관계에 봄이 왔다고 그렇게 묘사했는데 글쎄요. 제 심정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 최영일 : 춘래이불사춘 이런 느낌이네요,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 남기정 : 이미 비판과 걱정들이 많이 있었던 상황에서 건너간 것이었는데 그런 비판이나 걱정을 잠재울 만한 그런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외교라고 하는 게 기본적으로 주고받기라고 하는 거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른바 그랜드 바겐 이러면서 통 크게 주고 통 크게 받겠다 이랬는데 과연 그런 행적이 보이는가라고 하는 점에서 적어도 이번 방일까지는 그런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3월 6일 날 우리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이라고 하는 거를 발표했을 때도 그때도 이미 반쪽짜리다 그런 비판이 있었는데 물에 지금 찬 게 반 컵이고 나머지 반 컵은 일본 쪽에서 채울 순서다 이렇게 얘기가 있었죠. 그리고 가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께서 요미우리신문하고 기자 인터뷰가 있었다고 했고 그게 일부 전해졌는데 거기서도 이제는 일본이 행동할 때다 이런 요구도 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그러한 일본의 행동이라고 하는 게 담긴 거였을까 이런 의구심이 듭니다.

▷ 최영일 : 정상회담 본격적인 내용 들어가기 전에 먼저 공항 도착할 때부터 의전부터 시작해서 한번 보죠, 저녁 만찬까지. 동선도 있었어요. 공항에 도착했고 총리 관저에서 의장대의 환영을 받았고 그리고 85분간의 정상회담 이후에 저녁 만찬까지 전체적인 일정, 분위기. 어떤 느낌이셨어요?

▶ 남기정 : 이번이 국빈 방문은 아니었으니까요. 양자회담으로써 최선의 스케줄을 짜서 소박한 예우를 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소박한 수준이 될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크게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모습이라든지 환영받는 모습이라든지 이런 걸 연출하기 어려운 그런 내용이었으니까요. 그 정도 선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예우를 갖추려고 일본에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렇게 판단이 되고요. 일본 쪽에서 이렇게 크게 환대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힘들었던 거는 아마 우리 쪽에서도 걱정이 있었지만 일본 쪽에서도 상당히 걱정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언질이 있었지만 불가역적인 그러한 확인을 해야 된다라든지 이런 굉장히 보수 우익 쪽에서 나오는 그런 목소리 같은 게 있어서 기시다 총리가 유약하게 보이는 모습을 보이기 쉽지 않았다 이런 게 좀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정도 선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정도로 예우를 갖춘 그러한 연출은 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최영일 : 신중하지만 갑자기 잡힌 실무 방문 치고는 예우하기 위한 노력은 평가 하셨습니다. 보통은 정상이 방문하면 관저 혹은 공관 이런 데서 일행들 다 초대해서 건배도 하고 만찬도 하고 이런 모습은 많이 봤는데 조금 특이했던 게 긴자 거리로 나갔잖아요. 그래서 정상 내외가 부부 동반으로 첫 번째 식사는 스키야키, 우리 식으로는 소고기전골 정도. 두 번째는 또 오므라이스집에 이때는 정상 2명만 가서. 여러 가지 메뉴 일정에는 식사, 메뉴 이게 우리가 보도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근데 저희 같은 일반인은 잘 모르는데 교수님 전문가시니까 보시기에 이러한 어제 저녁 만찬 일정, 접대 이런 데 숨어 있는 의미가 있겠습니까?

▶ 남기정 : 일단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대대적인 환영 만찬을 만들기 좀 어려웠을 거다. 그렇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분위기로 외빈들을 맞이하는 그런 일본의 그동안의 관행으로 봐서는 소박하지만 굉장히 일본적이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러한 식사 내용으로 이른바 스키야키라고 하는 게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제가 보기에는 이 오므라이스 쪽에 좀 더 하이라이트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전담이라 그럴까. 이게 나오기 전 얘기가 있는 것 같은데요. 작년 11월 달에 아소 다로 부총리가 왔을 때 한국에서 윤 대통령 만나가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렸을 적에 일본에 와가지고 오므라이스를 맛있게 먹었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러면서 오므라이스보다 훨씬 맛있는 게 요즘에 많다 이런 농담을 주고받았다라고 하는 얘기가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렸을 때 일본 경험이라고 하는 걸 꺼내와서 일본 국민들에게 조금 더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던 그런 연출이 오므라이스에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렇고 두 번 만찬을 한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지 않습니까?

▷ 최영일 : 그렇죠, 그렇죠.

▶ 남기정 : 오므라이스만 하기에는 좀 너무 약하고요. 오므라이스는 붙이고 싶었고 그래서 두 번으로 나눠서 하게 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영일 : 그래서 두 번 만찬 이상하다 했더니 대통령실은 친교다. 어떻게 만찬을 두 번 하겠느냐 그랬어요. 긴자의 노포입니다. 스키야키집도 1920년대에 만들어졌더라고요. 그리고 오므라이스집은 128년 됐으니까 19세기부터 있었고. 이 노포에서 양국 정상이 우리 소주와 또 일본의 고구마소주로 화합주를 나눠 마셨다 이런 기사가 나왔는데 기시다 총리가 "한일 우호의 맛이다." 이렇게 평가했다고 해요. 교수님, 이 대목은 어떻게 읽고 계세요?

▶ 남기정 : 그렇게 뭐랄까요.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 되고요. 그렇게 크게 문제 삼을 건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다만 좀 이렇게 이걸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구심이나 걱정이나 이런 것들이 있다고 하는 걸 생각을 하면 여기에서도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소주를 가져가서 마신 건 괜찮았지만 거기에 같이 나온 게 일본식 소주라고 하는 건데 일본식 소주로 가장 유명한 건 사츠마소주라든지 이런 것들이거든요. 큐슈 지방에서 나오는 거고요. 그러니까 이게 한일 관계에서는 굉장히 미묘한 뉘앙스를 갖는 건데 굳이 그랬어야 될까라고 하는 약간의 아쉬움 같은 건 남습니다.

▷ 최영일 : 우호적인 분위기 연출은 괜찮았으나 고구마소주 대목이 알고 보면 걸린다 얘기하셨어요. 정상회담 내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게 본론이죠, 사실.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일본 기업이 혹시나 참여 의사를 밝히려나? 뭔가 상응하는 조치가 나오려나 했는데 없었습니다. 대신에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복원한다. 이른바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소부장 관련해서 수출 규제를 해지한다. 우리는 WTO 제소를 취하하고요. 또 한일 군사정보협정 지소미아를 완전히 정상화한다. 선언 이런 표현까지 나왔고요. 한일 청년들을 위한 재단, 미래파트너십재단을 설치한다. 여기에는 우리 전경련과 일본의 게이단렌이 출연한다 이런 합의 정도예요. 성과라고 우리가 쭉 나열할 수 있는 건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 남기정 : 그러게요. 조금 따져볼 부분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일본 기업의 참여라고 하는 것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하는 부분인데요. 가기 전에 저희들이 그나마 조금 기대했던 건 기시다 수상의 육성으로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과거사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고 하는 게 있어야 되겠고 그와 세트로 돼가지고 일본의 기업이, 이른바 가해 기업이 어떠한 식으로든지 대법원 판결에 상응하는 정도의 어떤 행위가 있어야 되겠다라고 하는 것들을 다 기대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일본 쪽에서 나오는 얘기들은 일단은 사과 표명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 일본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라고 하는 정도에 머무른 그런 사과 표명이 될 것 같다는 얘기였고 일본 가해 기업이 적어도 재단에, 기금이 아니라 재단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한다고 한다면 한국 쪽에서 구상권을 포기하는 게 이게 전제가 되어야 한다라고 하는 얘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게 굉장히 미묘한 문제고 굉장히 한국으로서는 쉽게 갈 수 없는 지점이었는데 나중에 또 얘기가 되겠지만 윤석열 대통령께서 나중에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과감하게 이 문제를 얘기했단 말이죠.

▷ 최영일 : 맞습니다.

▶ 남기정 : 일복 쪽에서도 그렇고 용기를 냈다 이렇게까지도 표현되는 그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그전 단계로서 요미우리 인터뷰에도 나왔었고요. 그러니까 그렇게 됐다라고 한다면 적어도 일본 기업의 모종의 기여라고 하는 것이 확인이 됐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외교고 그게 주고받는 것이었을 텐데 그렇다고 한다면 바겐이라고 하는 식으로 그랜드 바겐이라고 포장을 하더라도 그 정도라면이라고 하는 정도가 됐을 텐데 그게 전혀 없었단 말이죠. 그리고 그게 전혀 없는 대신에 새로 그거는 전혀 별개의 건으로 한일청년파트너십기금인가요, 미래청년파트너십기금인가요? 그걸 만들어서 거기에 그것도 기업의 이름은 나오지 않고요. 전경련 게이단렌 뒤에 숨는 게 되겠는데요. 게이단렌에 내는 회비나 이런 걸로 처리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 걸로 살짝 들어가는 것으로, 그것도 일부러 찾아야지 들어가는 정도로 이게 처리가 됐다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과연 정말로 그러면 그동안에 있었던 많은 어려움이라고 하는 거를 정말로 제대로 처리한 걸로 평가할 수 있는가라고 하는 점도 굉장히 평가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수출 규제 조치라고 하는 것은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이게 결과적으로는 대법원 판결이라고 하는 것이 나온 거에 대한 보복으로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우리가 그것을 철회하라고 하는 식으로 압박을 하면서 WTO에 제소를 했단 말이죠. 그런데 WTO에 제소한 이후에 구도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가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요즘에 유행하는 이른바 경제, 안보라고 하는 거를 선험적으로 한번 일본이 해봤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경제, 안보의 역사를 갖다가 다 뭉뚱그려가지고 일본이 먼저 이런 식으로 공격을 해왔던 건데 나름대로 잘 견디고 있었고 그리고 일본도 일본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세게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어요. 저는 그래서 오랫동안 이런 거를 저강도라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이게 일본이 시장 경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 그래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이걸 호소하고 있었고 국제사회에서도 그러한 인식이 만들어져 있었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거는 일본에서 먼저 이거를 치우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몰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서 치워준 거죠. 이 순서도 이게 WTO 제소를 중단한다고 우리가 했었고 일본 쪽에서 철회한다면 중단에서 취하로 갈 수 있다라고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이 있었어요, 그동안에. 그런데 이게 이번에 동시에 철회와 취하가 같이 나왔습니다.

▷ 최영일 : 맞아요.

▶ 남기정 : 그런데 일본 쪽에서는, 일본 쪽에서 나오는 보도는 한국 쪽에서 취하하고 조치를 해제했다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더 알아봐야 되겠지만.

▷ 최영일 : 그렇죠.

▶ 남기정 : 그것도, 그 순서도 좀 이상해요. 게다가 지소미아 복원 문제도 사실은 지소미아도 정부의 불균형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일본 쪽에서 굉장히 요구를 해왔던 겁니다. 정보의 질이나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우리가, 우량의 정보를 갖다 일본에 제공하고 일본이 그걸 받는 입장에서 그렇기 때문에 이게 카드로서 의미가 있었던 것이고요. 그래서 일본 쪽에서 굉장히 한국 쪽에 그러한 새로운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해왔던 것이고 한편으로는 한미일 안보협력이라고 하는 거와 굉장히 중요한 고리였었고요. 그러한 것이었는데 그러한 카드의 의미를 전혀 살리지도 못한 채 이것도 일본의 요구를 다 들어준 형태로 다 넘어갔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굉장히 아쉬운 측면이 있고요, 외교로써는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재단을 만든다라고 하는 건데 우리 쪽에서 만드는 재단이 아닌, 그래서 한일 합작의 그러한 기금으로 만든다라고 하는 건데 이거는 기금의 발표라고 하는 것도 다른 장소에서 발표가 됐고 그러니까 이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그런 거거든요. 그동안에 있어 왔던 쟁점이 아닌 걸로 새로 들어온 거죠. 그런데 제가 느끼는 바로는 굉장히 한일 관계가 안 좋았는데 더구나 인적 왕래가 단절된 상태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적 왕래가 단절된 것도 직접적으로 한일 관계 악화와는 관계가 없어요, 사실은요. 코로나 때문에 취해진 조치였고 그 배경에 한일 관계 악화가 있었다 하더라도 코로나 상황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있어 왔었고 그게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서 이미 인적 교류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인적 왕래가 차단된 상황에서도, 대면의 여러 가지 교류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비대면의 교류는 굉장히 활발하게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리고 오히려 관계가 악화돼 있었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새로운 노력을 하면서 새로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었단 말이죠. 그리고 이제 정상화가 되면서 그동안에 사실은 못 써 왔던 돈이나 이런 것들이 활용이 돼가지고 지금 폭발적으로 그런 것들이 사용이 되어서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이러한 민간의 교류나 이런 것들은 오히려 가만히 놔두면 거기에서 더 새로운 그런 모습을 갖춰서 진행될 수 있었던 건데 거기에 일정한 오리엔테이션 또는 디렉션,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디렉션이라고 하는 게 거기에 들어가는 게 과연 이게 정말로 민간 협력을 활성화하는 민간 간의 그러한 화해 협력이나 이런 분위기를 활성화하는 그런 의미를 갖는 건가라고 하는 게 저는 굉장히 의심스러워요. 그리고 거기에 일본의 돈이 들어온다라고 하는 게 이 기금을 운영하는 데 일정한 어떤 제약 조건이나 이런 것들로 갈 가능성도 있어서 저는 오히려 앞으로도 이거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고 있는 편입니다.

▷ 최영일 : 교수님이 걱정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성과를 제가 쭉 나열했는데요. 성과라고 말씀드렸고 또 대통령실도 그렇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듣고 보니까 해법은 우리가 선물로 들고 간 게 확실하고 말이죠. 구상권 상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기자회견에서 아주 강하게 우리 대통령이 표현을 하시고 그다음에 보면 지소미아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일본이 오히려 발급받은 것을 우리가 풀어준 셈이 된 거고 수출 규제는 일본도 이 시점에는 풀어야 되겠다 하던 것을 풀 수 있는 빌미를 우리가 준 셈이 돼버린 거고. 사실 소부장 문제는 많이 국산화하고 수입도 다변화했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었잖아요. 그러고 보면 우리가 얻은 게 거의 없어 보이는 상황이고 윤석열 대통령 이제 뭐 일본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 한국, 한국 사람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 일본. 이건 이미 지금 코로나 끝나고 굉장히 많이 휴일이면 일본 여행들 떠나지 않습니까. 정부 간의 노력과는 별도의 것인데. 얻어온 게 없어 보인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 이것만 집중해 보겠습니다. 총론으로 말씀 주셨지만. 교수님, 개인적으로 지난 6일 정부가 제3자 변제안 박진 외교부 장관이 브리핑했을 때 말이죠. 이거는 외교 참사가 아니라 그냥 참사다 이렇게 비판하신 바가 있어요.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성명에서도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짓밟은 결정이다 이렇게 지적했는데 이 대목 어제 정상회담의 핵심으로 등장했습니다. 좀 어떻게 보셨습니까?

▶ 남기정 : 그 모습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정한 꼴이 돼서.

▷ 최영일 : 그러게요.

▶ 남기정 : 정말 이 부분도 굉장히 씁쓸한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이부분은 특히나 나중에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는 데서도 나왔는데 대법원 판결이 1965년도에 우리 정부의 해석에 어울리지 않는 그러한 판단이었다 이러한 취지로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그거는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대법원 판결을 처음부터 끝까지 글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읽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 대법원 판결은 1965년도에 우리 정부의 해석에 맞춰서 나온 거였어요. 정부의 해석을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서 거기에 따른 그러한 입장으로 나온 거였습니다. 두 가지 입장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1965년도에 그 조약에 따라서 그 조약에 대해서 우리 정부의 해석에 입각한 거였습니다.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1910년에 이르는 한국과 일본. 이때 한국은 대한제국인데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협정과 조약이 모두 무효가 되었다라고 하는 그 해석인데 이미 무효가 되었다라고 하는 이 해석에 대해서 우리는 원천무효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라고 하는 입장을 애초부터 가지고 있었던 그런 상황입니다. 한 번도 우리는 이 입장을 져본 적이 없어요.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제가 부연설명을 하겠습니다. 이 식민지 지배 불법이라고 하는 법리라고 하는 거는 사실은 이승만 정부 때 세워진 그러한 법리였고요. 초대 법제처장을 맡았던 유진오 박사께서 당대의 모든 법률 전문가들을 모아서 의견을 받아가지고 만든 거였고 심지어는 일본에까지 출장을 와서 일본에 있는 여러 의견들을 듣고 일본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검토한 가운데서 나온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좌우나 이런 입장을 떠나서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의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을 우리 정부가 부정할 리가 없기 때문에 그 입장에서 나온 거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은 바로 그러한 입장이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이라고 하는 걸 전제로 했을 때 이 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것은 보상이나 청구권이 아니라 배상이다, 위자료다라고 하는 입장에서 나왔었습니다.

▷ 최영일 : 맞습니다.

▶ 남기정 : 그런데 이 입장은 1965년도 협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고요. 그동안에 우리 정부의 해석에도 맞는 거였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청구권 협정에 따라서 해결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얘기되어 있던 것처럼 재산과 경제에 관한 그러한 권리들이, 재산권이죠. 재산권 민사적인 그러한 권리가 정치적인 타결로 해결되었을 뿐이다라고 하는 입장에서 나온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법적인 그러한 책임과는 별도의 문제고 더구나 식민 지배 불법성이라고 하는 거는 관계가 없다라고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양자 간에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다라고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법리적인 해석과 입장을 고스란히 반영한 게 대법원 판결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그 대법원 판결에 입각한다고 한다면 일본 기업이 더구나 이거는 민사적인 그러한 얘기였는데요. 일본 기업이 거기에 책임을 지는 모습은 확인돼야 된다고 하는 게 기본 입장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은 2012년도에 나왔던 것이었고 그걸 확정한 것은 2018년도 10월이었는데 이때의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냐 하면 양승태 사법농단이라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서 그것의 구속 수사라고 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이었을 때 사법농단의 수사권을 가지고 책임지고 있었던 상황에서 나왔던 것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법원 판결을 환영해야 되고 수용해야 되고 그것을 이행해야 되는 그러한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입장에 있는 분께서 이렇게 얘기하는 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라고 저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점에서 이 문제를 앞으로 우리가 가져와 가지고 어떻게 그동안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법리적인 판단 속에 위치시킬까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숙제로 지금 남았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어제 발표된 내용 때문에 일이 좀 복잡해졌다, 꼬였다 이런 취지의 설명이신데 역사적 법리적 그동안의 개념들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이해가 쉽게 됐습니다. 대법원의 판결 자체가 65년 청구권협정과 배치되는 것 아니다. 거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역대 우리 정부의 변함없었던 해석에 근거해서 추가된 내용이다 얘기해 주셨어요. 물컵의 반을 우리가 대승적으로 먼저 채웠다. 일본이 성의 있게 반을 채우지 않겠는가. 박진 외교부 장관의 표현이고 또 국민들의 일부 기대이기도 했습니다. 일본도 뭘 좀 하겠지? 하려나? 근데 교수님 보시기에는 이게 몇 방울 찼습니까?

▶ 남기정 : 어저께 추가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나왔는데요. 구체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그러니까 어저께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뭔가 채워졌다라고 하는 거를 얘기하기는 곤란했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얘기는 즉답을 피했던 상황이죠. 다만 이제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 자체가 성과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나머지 물컵의 반을 채우려고 하는 그러한 생각이 지금 확인되었다라고 하는 정도겠죠. 앞으로 이루어질 셔틀 외교에서 이런 것들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는 기대감이 표명되었으니까 그건 앞으로 좀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셔틀 외교를 통해서 어떠한 내용으로 채워질지 그건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아직은 물은 반 컵입니다. 앞으로 채워질 것인가. 정말 잔이라도 깨지지 않아야 될 텐데 말이죠.

▶ 남기정 : 글쎄요.

▷ 최영일 : 새로운 길, 어제 쳔명된 것이 새로운 출발, 첫 발을 떼었다 이런 표현들이 계속 나왔으니까 교수님 말씀처럼 예를 들면 첫술에 배부르랴 앞으로 뭔가 채워져 나갈 것인가 하는 기대를 가지고 보신다면 좀 바람직하게는 어떻게 흘러가야 된다고 조언을 주시고 싶으세요?

▶ 남기정 : 지금 여러 가지 안보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포함해 가지고 불가피성이라고 하는 것을 얘기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 정부도 강조하고 있는 김대중 오부치 공동 선언이라고 하는 거를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도 다시 한번 잘 읽어보고 그 취지에 맞는, 그 기본정신에 맞는 한일 관계 발전이라고 하는 거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라고 하는 거를 좀 깊이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여러 가지 해법들이 있다고 생각이 되어져요. 그런데 이 정부도 그렇고 일본 정부에서도 그렇고 사실은 이 공동 성명의 여러 가지 내용 중에서 딱 한 가지만을 취해서 마치 그것이 전부인 양 얘기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래 지향이라고 하는 딱 거기에 꽂혀 있는데 사실은 그 미래 지향이 나오기 위해서 한 가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를 직시한다라고 하는 얘기가 분명히 있는 거고요. 그다음에 이 미래 지향 또는 우리가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있는 자유 민주주의 또는 시장 경쟁 이런 공유의 가치가 얘기되어질 때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국민이 이룬 민주화의 성과라고 하는 거를 충분히 높이 평가한다라는 얘기가 있고 또 한국에서는 일본이 그동안에 전후 일본이 평화 헌법 하에서 전수 방위와 비핵3원칙을 지켜가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했던 그러한 것들을 높이 평가한다 이러한 얘기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더해서 또는 그전에 전단계로써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라고 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있는 기본 가치다라고 하는 것이 거기에 표명이 돼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 뒤에 여러 가지 평화를 위한 노력 그다음에 동아시아에서의 기본적인 자유 시장 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그러한 노력들 이런 것들에 대한 파트너십이 그 뒤에 나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러한 평화의 노력과 열린 그러한 경제 체제를 갖다가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들이라고 하는 게 그 뒤에 구체적인 얘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봐서 이런 기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한국과 일본이 무엇을 할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어느 시점에인가 양국 정상이 시간을 많이 가지고 김대중 오부치 선언부터라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미래 지향만이 아니라 과거사에 대한 지혜로운 정리의 해법들을 고민했던 흔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만 어제 또 일본 관방상의 일본의 인터뷰를 보면요. 독도라든가 민감한 얘기들이 오갔던 정황들이 있어서 앞으로 이것도 좀 문제가 되면 또 교수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남기정 : 구 관방장관이죠.

▷ 최영일 : 오늘 정말 중요한 얘기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남기정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남기정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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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일의 시사본부] 남기정 “尹, 통 크게 주고 통 크게 받는다더니…확인된 것 없이 양보만”
    • 입력 2023-03-17 16:44:17
    최영일의 시사본부
- 한일 정상회담 한줄평…패배감, 씁쓸함, 참담함, 노여움
- 중요한 부분 확인도 못 한 채 양보만…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尹, 통 크게 주고 통 크게 받겠다? 그런 부분 확인되지 않아
- 지소미아라는 카드, 의미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일본에 넘어가
-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좌우 입장 떠나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의 문제
- 양국 정상, 김대중 오부치 선언 다시 읽고 깊이 생각해야
- 미래 지향 위해서 과거 ‘직시’ 분명히 필요
- 민주주의와 평화 실현 위해 양국이 할 일 깊이 고민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영일의 시사본부
■ 방송 시간 : 2023년 3월 17일 (금) 12:20-13:58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 출연 : 남기정 교수 (서울대 일본연구소)



▷ 최영일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2011년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 회담 이후에 11년 만이죠. 한일 정상회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인지 앞으로의 한일 관계는 또 어떻게 전망될지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남기정 교수님을 모시고 자세한 말씀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남기정 : 안녕하세요.

▷ 최영일 : 감사합니다. 바쁜 시간에 스튜디오에도 나와 주시고. 회담이 어제 이루어졌고요.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뉴스가 쏟아집니다. 전문가시니까 한번 짧게 총평을 해주신다면 어떠셨습니까?

▶ 남기정 : 글쎄요. 많은 국민들이 다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은데요. 패배감, 씁쓸함, 참담함, 노여움 이런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 최영일 : 별로 얻지 못했다.

▶ 남기정 : 많은 걸 내주고 그리고 굉장히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확인도 못 한 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양보만 하고 왔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어제 기시다 총리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한일 관계에 봄이 왔다고 그렇게 묘사했는데 글쎄요. 제 심정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 최영일 : 춘래이불사춘 이런 느낌이네요,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 남기정 : 이미 비판과 걱정들이 많이 있었던 상황에서 건너간 것이었는데 그런 비판이나 걱정을 잠재울 만한 그런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외교라고 하는 게 기본적으로 주고받기라고 하는 거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른바 그랜드 바겐 이러면서 통 크게 주고 통 크게 받겠다 이랬는데 과연 그런 행적이 보이는가라고 하는 점에서 적어도 이번 방일까지는 그런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3월 6일 날 우리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이라고 하는 거를 발표했을 때도 그때도 이미 반쪽짜리다 그런 비판이 있었는데 물에 지금 찬 게 반 컵이고 나머지 반 컵은 일본 쪽에서 채울 순서다 이렇게 얘기가 있었죠. 그리고 가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께서 요미우리신문하고 기자 인터뷰가 있었다고 했고 그게 일부 전해졌는데 거기서도 이제는 일본이 행동할 때다 이런 요구도 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그러한 일본의 행동이라고 하는 게 담긴 거였을까 이런 의구심이 듭니다.

▷ 최영일 : 정상회담 본격적인 내용 들어가기 전에 먼저 공항 도착할 때부터 의전부터 시작해서 한번 보죠, 저녁 만찬까지. 동선도 있었어요. 공항에 도착했고 총리 관저에서 의장대의 환영을 받았고 그리고 85분간의 정상회담 이후에 저녁 만찬까지 전체적인 일정, 분위기. 어떤 느낌이셨어요?

▶ 남기정 : 이번이 국빈 방문은 아니었으니까요. 양자회담으로써 최선의 스케줄을 짜서 소박한 예우를 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소박한 수준이 될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크게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모습이라든지 환영받는 모습이라든지 이런 걸 연출하기 어려운 그런 내용이었으니까요. 그 정도 선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예우를 갖추려고 일본에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렇게 판단이 되고요. 일본 쪽에서 이렇게 크게 환대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힘들었던 거는 아마 우리 쪽에서도 걱정이 있었지만 일본 쪽에서도 상당히 걱정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언질이 있었지만 불가역적인 그러한 확인을 해야 된다라든지 이런 굉장히 보수 우익 쪽에서 나오는 그런 목소리 같은 게 있어서 기시다 총리가 유약하게 보이는 모습을 보이기 쉽지 않았다 이런 게 좀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정도 선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정도로 예우를 갖춘 그러한 연출은 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최영일 : 신중하지만 갑자기 잡힌 실무 방문 치고는 예우하기 위한 노력은 평가 하셨습니다. 보통은 정상이 방문하면 관저 혹은 공관 이런 데서 일행들 다 초대해서 건배도 하고 만찬도 하고 이런 모습은 많이 봤는데 조금 특이했던 게 긴자 거리로 나갔잖아요. 그래서 정상 내외가 부부 동반으로 첫 번째 식사는 스키야키, 우리 식으로는 소고기전골 정도. 두 번째는 또 오므라이스집에 이때는 정상 2명만 가서. 여러 가지 메뉴 일정에는 식사, 메뉴 이게 우리가 보도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근데 저희 같은 일반인은 잘 모르는데 교수님 전문가시니까 보시기에 이러한 어제 저녁 만찬 일정, 접대 이런 데 숨어 있는 의미가 있겠습니까?

▶ 남기정 : 일단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대대적인 환영 만찬을 만들기 좀 어려웠을 거다. 그렇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분위기로 외빈들을 맞이하는 그런 일본의 그동안의 관행으로 봐서는 소박하지만 굉장히 일본적이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러한 식사 내용으로 이른바 스키야키라고 하는 게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제가 보기에는 이 오므라이스 쪽에 좀 더 하이라이트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전담이라 그럴까. 이게 나오기 전 얘기가 있는 것 같은데요. 작년 11월 달에 아소 다로 부총리가 왔을 때 한국에서 윤 대통령 만나가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렸을 적에 일본에 와가지고 오므라이스를 맛있게 먹었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러면서 오므라이스보다 훨씬 맛있는 게 요즘에 많다 이런 농담을 주고받았다라고 하는 얘기가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렸을 때 일본 경험이라고 하는 걸 꺼내와서 일본 국민들에게 조금 더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던 그런 연출이 오므라이스에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렇고 두 번 만찬을 한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지 않습니까?

▷ 최영일 : 그렇죠, 그렇죠.

▶ 남기정 : 오므라이스만 하기에는 좀 너무 약하고요. 오므라이스는 붙이고 싶었고 그래서 두 번으로 나눠서 하게 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영일 : 그래서 두 번 만찬 이상하다 했더니 대통령실은 친교다. 어떻게 만찬을 두 번 하겠느냐 그랬어요. 긴자의 노포입니다. 스키야키집도 1920년대에 만들어졌더라고요. 그리고 오므라이스집은 128년 됐으니까 19세기부터 있었고. 이 노포에서 양국 정상이 우리 소주와 또 일본의 고구마소주로 화합주를 나눠 마셨다 이런 기사가 나왔는데 기시다 총리가 "한일 우호의 맛이다." 이렇게 평가했다고 해요. 교수님, 이 대목은 어떻게 읽고 계세요?

▶ 남기정 : 그렇게 뭐랄까요.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 되고요. 그렇게 크게 문제 삼을 건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다만 좀 이렇게 이걸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구심이나 걱정이나 이런 것들이 있다고 하는 걸 생각을 하면 여기에서도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소주를 가져가서 마신 건 괜찮았지만 거기에 같이 나온 게 일본식 소주라고 하는 건데 일본식 소주로 가장 유명한 건 사츠마소주라든지 이런 것들이거든요. 큐슈 지방에서 나오는 거고요. 그러니까 이게 한일 관계에서는 굉장히 미묘한 뉘앙스를 갖는 건데 굳이 그랬어야 될까라고 하는 약간의 아쉬움 같은 건 남습니다.

▷ 최영일 : 우호적인 분위기 연출은 괜찮았으나 고구마소주 대목이 알고 보면 걸린다 얘기하셨어요. 정상회담 내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게 본론이죠, 사실.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일본 기업이 혹시나 참여 의사를 밝히려나? 뭔가 상응하는 조치가 나오려나 했는데 없었습니다. 대신에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복원한다. 이른바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소부장 관련해서 수출 규제를 해지한다. 우리는 WTO 제소를 취하하고요. 또 한일 군사정보협정 지소미아를 완전히 정상화한다. 선언 이런 표현까지 나왔고요. 한일 청년들을 위한 재단, 미래파트너십재단을 설치한다. 여기에는 우리 전경련과 일본의 게이단렌이 출연한다 이런 합의 정도예요. 성과라고 우리가 쭉 나열할 수 있는 건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 남기정 : 그러게요. 조금 따져볼 부분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일본 기업의 참여라고 하는 것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하는 부분인데요. 가기 전에 저희들이 그나마 조금 기대했던 건 기시다 수상의 육성으로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과거사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고 하는 게 있어야 되겠고 그와 세트로 돼가지고 일본의 기업이, 이른바 가해 기업이 어떠한 식으로든지 대법원 판결에 상응하는 정도의 어떤 행위가 있어야 되겠다라고 하는 것들을 다 기대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일본 쪽에서 나오는 얘기들은 일단은 사과 표명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 일본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라고 하는 정도에 머무른 그런 사과 표명이 될 것 같다는 얘기였고 일본 가해 기업이 적어도 재단에, 기금이 아니라 재단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한다고 한다면 한국 쪽에서 구상권을 포기하는 게 이게 전제가 되어야 한다라고 하는 얘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게 굉장히 미묘한 문제고 굉장히 한국으로서는 쉽게 갈 수 없는 지점이었는데 나중에 또 얘기가 되겠지만 윤석열 대통령께서 나중에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과감하게 이 문제를 얘기했단 말이죠.

▷ 최영일 : 맞습니다.

▶ 남기정 : 일복 쪽에서도 그렇고 용기를 냈다 이렇게까지도 표현되는 그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그전 단계로서 요미우리 인터뷰에도 나왔었고요. 그러니까 그렇게 됐다라고 한다면 적어도 일본 기업의 모종의 기여라고 하는 것이 확인이 됐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외교고 그게 주고받는 것이었을 텐데 그렇다고 한다면 바겐이라고 하는 식으로 그랜드 바겐이라고 포장을 하더라도 그 정도라면이라고 하는 정도가 됐을 텐데 그게 전혀 없었단 말이죠. 그리고 그게 전혀 없는 대신에 새로 그거는 전혀 별개의 건으로 한일청년파트너십기금인가요, 미래청년파트너십기금인가요? 그걸 만들어서 거기에 그것도 기업의 이름은 나오지 않고요. 전경련 게이단렌 뒤에 숨는 게 되겠는데요. 게이단렌에 내는 회비나 이런 걸로 처리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 걸로 살짝 들어가는 것으로, 그것도 일부러 찾아야지 들어가는 정도로 이게 처리가 됐다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과연 정말로 그러면 그동안에 있었던 많은 어려움이라고 하는 거를 정말로 제대로 처리한 걸로 평가할 수 있는가라고 하는 점도 굉장히 평가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수출 규제 조치라고 하는 것은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이게 결과적으로는 대법원 판결이라고 하는 것이 나온 거에 대한 보복으로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우리가 그것을 철회하라고 하는 식으로 압박을 하면서 WTO에 제소를 했단 말이죠. 그런데 WTO에 제소한 이후에 구도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가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요즘에 유행하는 이른바 경제, 안보라고 하는 거를 선험적으로 한번 일본이 해봤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경제, 안보의 역사를 갖다가 다 뭉뚱그려가지고 일본이 먼저 이런 식으로 공격을 해왔던 건데 나름대로 잘 견디고 있었고 그리고 일본도 일본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세게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어요. 저는 그래서 오랫동안 이런 거를 저강도라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이게 일본이 시장 경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 그래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이걸 호소하고 있었고 국제사회에서도 그러한 인식이 만들어져 있었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거는 일본에서 먼저 이거를 치우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몰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서 치워준 거죠. 이 순서도 이게 WTO 제소를 중단한다고 우리가 했었고 일본 쪽에서 철회한다면 중단에서 취하로 갈 수 있다라고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이 있었어요, 그동안에. 그런데 이게 이번에 동시에 철회와 취하가 같이 나왔습니다.

▷ 최영일 : 맞아요.

▶ 남기정 : 그런데 일본 쪽에서는, 일본 쪽에서 나오는 보도는 한국 쪽에서 취하하고 조치를 해제했다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더 알아봐야 되겠지만.

▷ 최영일 : 그렇죠.

▶ 남기정 : 그것도, 그 순서도 좀 이상해요. 게다가 지소미아 복원 문제도 사실은 지소미아도 정부의 불균형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일본 쪽에서 굉장히 요구를 해왔던 겁니다. 정보의 질이나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우리가, 우량의 정보를 갖다 일본에 제공하고 일본이 그걸 받는 입장에서 그렇기 때문에 이게 카드로서 의미가 있었던 것이고요. 그래서 일본 쪽에서 굉장히 한국 쪽에 그러한 새로운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해왔던 것이고 한편으로는 한미일 안보협력이라고 하는 거와 굉장히 중요한 고리였었고요. 그러한 것이었는데 그러한 카드의 의미를 전혀 살리지도 못한 채 이것도 일본의 요구를 다 들어준 형태로 다 넘어갔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굉장히 아쉬운 측면이 있고요, 외교로써는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재단을 만든다라고 하는 건데 우리 쪽에서 만드는 재단이 아닌, 그래서 한일 합작의 그러한 기금으로 만든다라고 하는 건데 이거는 기금의 발표라고 하는 것도 다른 장소에서 발표가 됐고 그러니까 이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그런 거거든요. 그동안에 있어 왔던 쟁점이 아닌 걸로 새로 들어온 거죠. 그런데 제가 느끼는 바로는 굉장히 한일 관계가 안 좋았는데 더구나 인적 왕래가 단절된 상태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적 왕래가 단절된 것도 직접적으로 한일 관계 악화와는 관계가 없어요, 사실은요. 코로나 때문에 취해진 조치였고 그 배경에 한일 관계 악화가 있었다 하더라도 코로나 상황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있어 왔었고 그게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서 이미 인적 교류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인적 왕래가 차단된 상황에서도, 대면의 여러 가지 교류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비대면의 교류는 굉장히 활발하게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리고 오히려 관계가 악화돼 있었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새로운 노력을 하면서 새로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었단 말이죠. 그리고 이제 정상화가 되면서 그동안에 사실은 못 써 왔던 돈이나 이런 것들이 활용이 돼가지고 지금 폭발적으로 그런 것들이 사용이 되어서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이러한 민간의 교류나 이런 것들은 오히려 가만히 놔두면 거기에서 더 새로운 그런 모습을 갖춰서 진행될 수 있었던 건데 거기에 일정한 오리엔테이션 또는 디렉션,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디렉션이라고 하는 게 거기에 들어가는 게 과연 이게 정말로 민간 협력을 활성화하는 민간 간의 그러한 화해 협력이나 이런 분위기를 활성화하는 그런 의미를 갖는 건가라고 하는 게 저는 굉장히 의심스러워요. 그리고 거기에 일본의 돈이 들어온다라고 하는 게 이 기금을 운영하는 데 일정한 어떤 제약 조건이나 이런 것들로 갈 가능성도 있어서 저는 오히려 앞으로도 이거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고 있는 편입니다.

▷ 최영일 : 교수님이 걱정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성과를 제가 쭉 나열했는데요. 성과라고 말씀드렸고 또 대통령실도 그렇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듣고 보니까 해법은 우리가 선물로 들고 간 게 확실하고 말이죠. 구상권 상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기자회견에서 아주 강하게 우리 대통령이 표현을 하시고 그다음에 보면 지소미아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일본이 오히려 발급받은 것을 우리가 풀어준 셈이 된 거고 수출 규제는 일본도 이 시점에는 풀어야 되겠다 하던 것을 풀 수 있는 빌미를 우리가 준 셈이 돼버린 거고. 사실 소부장 문제는 많이 국산화하고 수입도 다변화했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었잖아요. 그러고 보면 우리가 얻은 게 거의 없어 보이는 상황이고 윤석열 대통령 이제 뭐 일본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 한국, 한국 사람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 일본. 이건 이미 지금 코로나 끝나고 굉장히 많이 휴일이면 일본 여행들 떠나지 않습니까. 정부 간의 노력과는 별도의 것인데. 얻어온 게 없어 보인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 이것만 집중해 보겠습니다. 총론으로 말씀 주셨지만. 교수님, 개인적으로 지난 6일 정부가 제3자 변제안 박진 외교부 장관이 브리핑했을 때 말이죠. 이거는 외교 참사가 아니라 그냥 참사다 이렇게 비판하신 바가 있어요.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성명에서도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짓밟은 결정이다 이렇게 지적했는데 이 대목 어제 정상회담의 핵심으로 등장했습니다. 좀 어떻게 보셨습니까?

▶ 남기정 : 그 모습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정한 꼴이 돼서.

▷ 최영일 : 그러게요.

▶ 남기정 : 정말 이 부분도 굉장히 씁쓸한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이부분은 특히나 나중에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는 데서도 나왔는데 대법원 판결이 1965년도에 우리 정부의 해석에 어울리지 않는 그러한 판단이었다 이러한 취지로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그거는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대법원 판결을 처음부터 끝까지 글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읽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 대법원 판결은 1965년도에 우리 정부의 해석에 맞춰서 나온 거였어요. 정부의 해석을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서 거기에 따른 그러한 입장으로 나온 거였습니다. 두 가지 입장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1965년도에 그 조약에 따라서 그 조약에 대해서 우리 정부의 해석에 입각한 거였습니다.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1910년에 이르는 한국과 일본. 이때 한국은 대한제국인데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협정과 조약이 모두 무효가 되었다라고 하는 그 해석인데 이미 무효가 되었다라고 하는 이 해석에 대해서 우리는 원천무효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라고 하는 입장을 애초부터 가지고 있었던 그런 상황입니다. 한 번도 우리는 이 입장을 져본 적이 없어요.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제가 부연설명을 하겠습니다. 이 식민지 지배 불법이라고 하는 법리라고 하는 거는 사실은 이승만 정부 때 세워진 그러한 법리였고요. 초대 법제처장을 맡았던 유진오 박사께서 당대의 모든 법률 전문가들을 모아서 의견을 받아가지고 만든 거였고 심지어는 일본에까지 출장을 와서 일본에 있는 여러 의견들을 듣고 일본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검토한 가운데서 나온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좌우나 이런 입장을 떠나서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의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을 우리 정부가 부정할 리가 없기 때문에 그 입장에서 나온 거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은 바로 그러한 입장이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이라고 하는 걸 전제로 했을 때 이 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것은 보상이나 청구권이 아니라 배상이다, 위자료다라고 하는 입장에서 나왔었습니다.

▷ 최영일 : 맞습니다.

▶ 남기정 : 그런데 이 입장은 1965년도 협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고요. 그동안에 우리 정부의 해석에도 맞는 거였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청구권 협정에 따라서 해결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얘기되어 있던 것처럼 재산과 경제에 관한 그러한 권리들이, 재산권이죠. 재산권 민사적인 그러한 권리가 정치적인 타결로 해결되었을 뿐이다라고 하는 입장에서 나온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법적인 그러한 책임과는 별도의 문제고 더구나 식민 지배 불법성이라고 하는 거는 관계가 없다라고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양자 간에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다라고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법리적인 해석과 입장을 고스란히 반영한 게 대법원 판결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그 대법원 판결에 입각한다고 한다면 일본 기업이 더구나 이거는 민사적인 그러한 얘기였는데요. 일본 기업이 거기에 책임을 지는 모습은 확인돼야 된다고 하는 게 기본 입장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은 2012년도에 나왔던 것이었고 그걸 확정한 것은 2018년도 10월이었는데 이때의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냐 하면 양승태 사법농단이라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서 그것의 구속 수사라고 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이었을 때 사법농단의 수사권을 가지고 책임지고 있었던 상황에서 나왔던 것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법원 판결을 환영해야 되고 수용해야 되고 그것을 이행해야 되는 그러한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입장에 있는 분께서 이렇게 얘기하는 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라고 저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점에서 이 문제를 앞으로 우리가 가져와 가지고 어떻게 그동안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법리적인 판단 속에 위치시킬까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숙제로 지금 남았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어제 발표된 내용 때문에 일이 좀 복잡해졌다, 꼬였다 이런 취지의 설명이신데 역사적 법리적 그동안의 개념들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이해가 쉽게 됐습니다. 대법원의 판결 자체가 65년 청구권협정과 배치되는 것 아니다. 거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역대 우리 정부의 변함없었던 해석에 근거해서 추가된 내용이다 얘기해 주셨어요. 물컵의 반을 우리가 대승적으로 먼저 채웠다. 일본이 성의 있게 반을 채우지 않겠는가. 박진 외교부 장관의 표현이고 또 국민들의 일부 기대이기도 했습니다. 일본도 뭘 좀 하겠지? 하려나? 근데 교수님 보시기에는 이게 몇 방울 찼습니까?

▶ 남기정 : 어저께 추가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나왔는데요. 구체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그러니까 어저께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뭔가 채워졌다라고 하는 거를 얘기하기는 곤란했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얘기는 즉답을 피했던 상황이죠. 다만 이제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 자체가 성과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나머지 물컵의 반을 채우려고 하는 그러한 생각이 지금 확인되었다라고 하는 정도겠죠. 앞으로 이루어질 셔틀 외교에서 이런 것들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는 기대감이 표명되었으니까 그건 앞으로 좀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셔틀 외교를 통해서 어떠한 내용으로 채워질지 그건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아직은 물은 반 컵입니다. 앞으로 채워질 것인가. 정말 잔이라도 깨지지 않아야 될 텐데 말이죠.

▶ 남기정 : 글쎄요.

▷ 최영일 : 새로운 길, 어제 쳔명된 것이 새로운 출발, 첫 발을 떼었다 이런 표현들이 계속 나왔으니까 교수님 말씀처럼 예를 들면 첫술에 배부르랴 앞으로 뭔가 채워져 나갈 것인가 하는 기대를 가지고 보신다면 좀 바람직하게는 어떻게 흘러가야 된다고 조언을 주시고 싶으세요?

▶ 남기정 : 지금 여러 가지 안보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포함해 가지고 불가피성이라고 하는 것을 얘기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 정부도 강조하고 있는 김대중 오부치 공동 선언이라고 하는 거를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도 다시 한번 잘 읽어보고 그 취지에 맞는, 그 기본정신에 맞는 한일 관계 발전이라고 하는 거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라고 하는 거를 좀 깊이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여러 가지 해법들이 있다고 생각이 되어져요. 그런데 이 정부도 그렇고 일본 정부에서도 그렇고 사실은 이 공동 성명의 여러 가지 내용 중에서 딱 한 가지만을 취해서 마치 그것이 전부인 양 얘기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래 지향이라고 하는 딱 거기에 꽂혀 있는데 사실은 그 미래 지향이 나오기 위해서 한 가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를 직시한다라고 하는 얘기가 분명히 있는 거고요. 그다음에 이 미래 지향 또는 우리가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있는 자유 민주주의 또는 시장 경쟁 이런 공유의 가치가 얘기되어질 때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국민이 이룬 민주화의 성과라고 하는 거를 충분히 높이 평가한다라는 얘기가 있고 또 한국에서는 일본이 그동안에 전후 일본이 평화 헌법 하에서 전수 방위와 비핵3원칙을 지켜가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했던 그러한 것들을 높이 평가한다 이러한 얘기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더해서 또는 그전에 전단계로써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라고 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있는 기본 가치다라고 하는 것이 거기에 표명이 돼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 뒤에 여러 가지 평화를 위한 노력 그다음에 동아시아에서의 기본적인 자유 시장 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그러한 노력들 이런 것들에 대한 파트너십이 그 뒤에 나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러한 평화의 노력과 열린 그러한 경제 체제를 갖다가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들이라고 하는 게 그 뒤에 구체적인 얘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봐서 이런 기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한국과 일본이 무엇을 할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 그래요. 어느 시점에인가 양국 정상이 시간을 많이 가지고 김대중 오부치 선언부터라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미래 지향만이 아니라 과거사에 대한 지혜로운 정리의 해법들을 고민했던 흔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만 어제 또 일본 관방상의 일본의 인터뷰를 보면요. 독도라든가 민감한 얘기들이 오갔던 정황들이 있어서 앞으로 이것도 좀 문제가 되면 또 교수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남기정 : 구 관방장관이죠.

▷ 최영일 : 오늘 정말 중요한 얘기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남기정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남기정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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