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이인규 회고록 출간 논란

입력 2023.03.17 (19:16) 수정 2023.03.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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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의 '수사 회고록' 출간을 놓고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가 사실이라며 당시 수사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는데, 법정에서 판단을 거치지 않은 혐의 사실을 기정사실화하는 게 부적절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이화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09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불렸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이끌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소환 조사 직후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났는데, 이 전 부장은 당시 수사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회고록을 오는 24일 출간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이 회고록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640만 달러와 피아제 시계 한 쌍은 모두 뇌물이며, "유죄를 받아낼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소환조사 당일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말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변호인으로서 무능했고,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을 접촉해 수사 내용을 파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의견서 한 장 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책 출간 경위에 대해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억측과 허위사실이 퍼졌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공소시효가 끝나는 때에 맞춰 책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사법부의 판단을 받지도 못한 혐의 사실을, 검사가 주관적 시각으로 기정사실화해도 되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노무현재단 측은 "정치검사의 2차 가해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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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이인규 회고록 출간 논란
    • 입력 2023-03-17 19:16:52
    • 수정2023-03-17 20: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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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의 '수사 회고록' 출간을 놓고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가 사실이라며 당시 수사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는데, 법정에서 판단을 거치지 않은 혐의 사실을 기정사실화하는 게 부적절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이화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09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불렸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이끌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소환 조사 직후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났는데, 이 전 부장은 당시 수사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회고록을 오는 24일 출간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이 회고록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640만 달러와 피아제 시계 한 쌍은 모두 뇌물이며, "유죄를 받아낼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소환조사 당일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말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변호인으로서 무능했고,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을 접촉해 수사 내용을 파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의견서 한 장 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책 출간 경위에 대해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억측과 허위사실이 퍼졌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공소시효가 끝나는 때에 맞춰 책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사법부의 판단을 받지도 못한 혐의 사실을, 검사가 주관적 시각으로 기정사실화해도 되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노무현재단 측은 "정치검사의 2차 가해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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