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날에도 ‘자재 운송’…비행계획서 없어

입력 2023.03.18 (06:42) 수정 2023.03.18 (07: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15일, 강원도 영월에서 민간헬기가 추락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헬기는 추락하기 하루 전날에도 자재 운반에 투입됐었다는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이날은 아예 비행계획서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고 헬기는 지난 15일, 송전탑 공사에 쓸 자재를 옮기다 추락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전 날에도 같은 작업에 투입됐었다는 진술이 나옵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14, 15, 16은 (계약한 게) 맞고요. 14일에도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12시부터 2시까지요? 14일 날이요?) 네네, 사고 전날."]

비행계획서를 입수해 확인해봤습니다.

10일엔 '순찰관리', 11일엔 '산불진화' 목적으로 비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13일과 사고 당일인 15일도 '순찰관리' 계획을 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했다는 14일엔 제출된 비행계획서가 아예 없습니다.

운항정지까지 가능한 중대 위반 사항입니다.

[박태규/서울지방항공청 항공안전과장 : "거짓으로 하고, 허가 없이 했다면 최대한 6개월 정도의 운항정지도 가능한데, 그것은 저희가 세부사항을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사고 헬기가 급박하게 투입된 건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조영진/한서대학교 헬리콥터조종학과 교수 : "다 준비가 돼야 안전하게 임무를 할 수 있거든요. 산불을 끄든 화물을 하든 이런 임무들이 헬리콥터 임무 중에 다 상급 난이도거든요."]

사고조사위원회는 추락 헬기에서 탑재용 일지를 확보해, 비행과 정비기록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행계획과 실제 비행이 달랐던 것으로 속속 파악되면서 사고 원인 규명은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고 전날에도 ‘자재 운송’…비행계획서 없어
    • 입력 2023-03-18 06:42:25
    • 수정2023-03-18 07:55:52
    뉴스광장 1부
[앵커]

지난 15일, 강원도 영월에서 민간헬기가 추락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헬기는 추락하기 하루 전날에도 자재 운반에 투입됐었다는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이날은 아예 비행계획서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고 헬기는 지난 15일, 송전탑 공사에 쓸 자재를 옮기다 추락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전 날에도 같은 작업에 투입됐었다는 진술이 나옵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14, 15, 16은 (계약한 게) 맞고요. 14일에도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12시부터 2시까지요? 14일 날이요?) 네네, 사고 전날."]

비행계획서를 입수해 확인해봤습니다.

10일엔 '순찰관리', 11일엔 '산불진화' 목적으로 비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13일과 사고 당일인 15일도 '순찰관리' 계획을 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했다는 14일엔 제출된 비행계획서가 아예 없습니다.

운항정지까지 가능한 중대 위반 사항입니다.

[박태규/서울지방항공청 항공안전과장 : "거짓으로 하고, 허가 없이 했다면 최대한 6개월 정도의 운항정지도 가능한데, 그것은 저희가 세부사항을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사고 헬기가 급박하게 투입된 건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조영진/한서대학교 헬리콥터조종학과 교수 : "다 준비가 돼야 안전하게 임무를 할 수 있거든요. 산불을 끄든 화물을 하든 이런 임무들이 헬리콥터 임무 중에 다 상급 난이도거든요."]

사고조사위원회는 추락 헬기에서 탑재용 일지를 확보해, 비행과 정비기록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행계획과 실제 비행이 달랐던 것으로 속속 파악되면서 사고 원인 규명은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