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K] 임대인에겐 “월세” 임차인에겐 “반전세”…모두 속인 이중계약

입력 2023.03.19 (21:13) 수정 2023.03.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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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개 사기'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을 모두 속이고 중간에서 돈을 가로챈 건데요.

해당 중개사에 지금까지 무려 마흔 세대가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뉴스 제보,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50세대 규모의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 갑작스런 공지가 붙었습니다.

임대인 계약서와 임차인 계약서 상의 '금액'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란 내용이었습니다.

[A 씨/20대 임차인/사기 피해자 : "동생이랑 아버지가 보셔 가지고, 벽에 붙은 거 뭐야? 너는 해당사항 없지? 라고 했는데..."]

부랴부랴 '임대인 측' 계약서를 받아서 대조해 봤습니다.

지난해 7월, 분명히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29만 원에 임차 계약을 체결했는데, 집주인이 가진 계약서엔, 보증금이 500만 원, 월세는 50만 원으로 적혀 있었었습니다.

알고 보니, 중간에서 공인중개사가 양쪽을 속이고 이중 계약서를 쓴 뒤, 보증금 차액 2500만 원을 가로챈 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월세도 중개사가 본인 계좌로 받아서 집주인에게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A 씨/임대차 사기 피해자 : "(계약 당시) 여자 실장님이 '요즘은 다 저희한테 일임하셔서 저희가 다 해요.' 자연스러워서 아예 의심조차도 못했던 것 같아요."]

14개월 전 이 오피스텔에 들어온 지 모 씨도 같은 공인중개사에게 당한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임대차 계약 사실 자체를 집주인에게 알리지 않고, 중간에서 보증금과 월세 등 2천여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지OO/임대차 사기 피해자 : "(집주인에겐) 저랑 계약하는 거를 말하지 않고 (돈만 가로챘죠). 만져본 적도 없는 돈인데 그거를 벌써 갚아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깐 막막하죠."]

문제의 중개사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연락처도 양측에 엉터리로 알려주면서 상호 간의 접촉을 차단했습니다.

[김OO/피해 오피스텔 임대인/음성변조 : "(임차인 연락처가) 없는 번호로 나와요. (임차인이) 사정이 있어가지고 전화를 지금 통화를 할 수 없다..."]

그래놓고 중개사는 이달 초 잠적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마흔 세대가 이중계약에 당했고, 중개사가 떼먹은 보증금 차액은 5억 원이 넘습니다.

[김예림/변호사 : "직접 임대인을 만나셔 가지고 계약하시는 게 좋겠죠. (그게 안된다면) 임대인이 위임장을 작성을 해서 주면서 어디까지 위임을 받았는지가 임차인이 원래는 확인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경찰은 해당 공인중개사를 사기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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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보K] 임대인에겐 “월세” 임차인에겐 “반전세”…모두 속인 이중계약
    • 입력 2023-03-19 21:13:05
    • 수정2023-03-19 21:46:42
    뉴스 9
[앵커]

최근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개 사기'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을 모두 속이고 중간에서 돈을 가로챈 건데요.

해당 중개사에 지금까지 무려 마흔 세대가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뉴스 제보,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50세대 규모의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 갑작스런 공지가 붙었습니다.

임대인 계약서와 임차인 계약서 상의 '금액'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란 내용이었습니다.

[A 씨/20대 임차인/사기 피해자 : "동생이랑 아버지가 보셔 가지고, 벽에 붙은 거 뭐야? 너는 해당사항 없지? 라고 했는데..."]

부랴부랴 '임대인 측' 계약서를 받아서 대조해 봤습니다.

지난해 7월, 분명히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29만 원에 임차 계약을 체결했는데, 집주인이 가진 계약서엔, 보증금이 500만 원, 월세는 50만 원으로 적혀 있었었습니다.

알고 보니, 중간에서 공인중개사가 양쪽을 속이고 이중 계약서를 쓴 뒤, 보증금 차액 2500만 원을 가로챈 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월세도 중개사가 본인 계좌로 받아서 집주인에게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A 씨/임대차 사기 피해자 : "(계약 당시) 여자 실장님이 '요즘은 다 저희한테 일임하셔서 저희가 다 해요.' 자연스러워서 아예 의심조차도 못했던 것 같아요."]

14개월 전 이 오피스텔에 들어온 지 모 씨도 같은 공인중개사에게 당한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임대차 계약 사실 자체를 집주인에게 알리지 않고, 중간에서 보증금과 월세 등 2천여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지OO/임대차 사기 피해자 : "(집주인에겐) 저랑 계약하는 거를 말하지 않고 (돈만 가로챘죠). 만져본 적도 없는 돈인데 그거를 벌써 갚아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깐 막막하죠."]

문제의 중개사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연락처도 양측에 엉터리로 알려주면서 상호 간의 접촉을 차단했습니다.

[김OO/피해 오피스텔 임대인/음성변조 : "(임차인 연락처가) 없는 번호로 나와요. (임차인이) 사정이 있어가지고 전화를 지금 통화를 할 수 없다..."]

그래놓고 중개사는 이달 초 잠적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마흔 세대가 이중계약에 당했고, 중개사가 떼먹은 보증금 차액은 5억 원이 넘습니다.

[김예림/변호사 : "직접 임대인을 만나셔 가지고 계약하시는 게 좋겠죠. (그게 안된다면) 임대인이 위임장을 작성을 해서 주면서 어디까지 위임을 받았는지가 임차인이 원래는 확인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경찰은 해당 공인중개사를 사기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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