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화력 추락사 ‘현장검증’…중부발전 보령본부장 등 3명 입건

입력 2023.03.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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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한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1부두 하역기.지난달 9일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한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1부두 하역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밤 중 홀로 일하다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 지난달 9일,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졌습니다.

이날, 석탄을 나르는 대형 하역기에서 떨어진 낙탄 청소를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52살 이 모 씨가 철제 작업 발판과 함께 15m 아래로 추락했고,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당시 철제 발판이 떨어져 나간 하역기 모습.사고 당시 철제 발판이 떨어져 나간 하역기 모습.

사고가 난 지 한 달이 흐른 지난 17일, 보령해경과 대전고용노동청 등 수사기관은 사고가 난 보령화력 1부두에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7일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 강제수사가 진행된 겁니다.

사고가 난 1부두 하역기는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현장감식은 작업 발판인 ‘철제 그레이팅’이 왜 떨어져 나갔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낙탄이 끼어 휘어진 철제 작업발판.낙탄이 끼어 휘어진 철제 작업발판.

또, 사고가 난 하역기 인근에서 떨어져 나간 작업 발판과 발판을 고정하는 ‘철제 클램프’ 3개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하역기에서 떨어져 나간 1m 길이의 철제 작업 발판.하역기에서 떨어져 나간 1m 길이의 철제 작업 발판.

해경 관계자는 “노동자에 대한 죽음의 원인, 그리고 발전소와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기초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고 책임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철제 작업 발판 고정장치인 ‘클램프’.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철제 작업 발판 고정장치인 ‘클램프’.

당국은 보령화력 추락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본부장과 하청업체인 ㈜한진 등 관계자 3명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항목인 ‘3대 사고유형 8대 위험요인’을 특별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3대 사고유형 중 하나인 ‘추락’ 사망사고였고, 8대 위험요인 중 하나인 ‘작업 발판’에서 발생했습니다.

산업현장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지켜져야 할 안전장비가 떨어져 나갔고, 이 때문에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겁니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원청인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와 하청인 한진 측의 안전관리 소홀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법리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철제 작업발판 추락 사고 교육자료 (출처 : 안전보건공단 자료집)철제 작업발판 추락 사고 교육자료 (출처 : 안전보건공단 자료집)

중부발전 측은 사고가 난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전관리 예산과 인력을 확대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추락 사고 이후 앞으로 동일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별도로 세워서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발전소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씨.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발전소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씨.

노동계는 발전소 하청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김용균의 죽음 뒤로도 또 다른 김용균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말입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노조 간사는 “발전소 하청노동자였던 고 김용균 씨가 사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또 발전소 하청노동자가 숨졌다”라며 “여전히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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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령화력 추락사 ‘현장검증’…중부발전 보령본부장 등 3명 입건
    • 입력 2023-03-21 17:58:47
    취재K
지난달 9일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한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1부두 하역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밤 중 홀로 일하다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 지난달 9일,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졌습니다.

이날, 석탄을 나르는 대형 하역기에서 떨어진 낙탄 청소를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52살 이 모 씨가 철제 작업 발판과 함께 15m 아래로 추락했고,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당시 철제 발판이 떨어져 나간 하역기 모습.
사고가 난 지 한 달이 흐른 지난 17일, 보령해경과 대전고용노동청 등 수사기관은 사고가 난 보령화력 1부두에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7일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 강제수사가 진행된 겁니다.

사고가 난 1부두 하역기는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현장감식은 작업 발판인 ‘철제 그레이팅’이 왜 떨어져 나갔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낙탄이 끼어 휘어진 철제 작업발판.
또, 사고가 난 하역기 인근에서 떨어져 나간 작업 발판과 발판을 고정하는 ‘철제 클램프’ 3개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하역기에서 떨어져 나간 1m 길이의 철제 작업 발판.
해경 관계자는 “노동자에 대한 죽음의 원인, 그리고 발전소와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기초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고 책임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철제 작업 발판 고정장치인 ‘클램프’.
당국은 보령화력 추락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본부장과 하청업체인 ㈜한진 등 관계자 3명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항목인 ‘3대 사고유형 8대 위험요인’을 특별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3대 사고유형 중 하나인 ‘추락’ 사망사고였고, 8대 위험요인 중 하나인 ‘작업 발판’에서 발생했습니다.

산업현장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지켜져야 할 안전장비가 떨어져 나갔고, 이 때문에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겁니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원청인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와 하청인 한진 측의 안전관리 소홀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법리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철제 작업발판 추락 사고 교육자료 (출처 : 안전보건공단 자료집)
중부발전 측은 사고가 난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전관리 예산과 인력을 확대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추락 사고 이후 앞으로 동일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별도로 세워서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발전소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씨.
노동계는 발전소 하청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김용균의 죽음 뒤로도 또 다른 김용균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말입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노조 간사는 “발전소 하청노동자였던 고 김용균 씨가 사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또 발전소 하청노동자가 숨졌다”라며 “여전히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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